원탁의 기사 (슈퍼패미컴)
나이츠 오브 더 라운드 (Knights of the Round Europe) · 1994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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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옷이 바뀌는 순간
이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이 공통으로 기억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경험치가 차서 레벨이 오르면 캐릭터의 갑옷 모양이 통째로 바뀝니다. 낡은 사슬 갑옷을 입고 시작한 아서가 어느새 번쩍이는 판금 갑옷을 두르고 서 있는 걸 보면 지금까지 싸운 보람이 눈으로 확인됩니다.
체력도 전부 회복되기 때문에, 레벨이 오르는 타이밍을 보스전 직전에 맞추려고 잡몹을 일부러 더 잡기도 합니다. 이 작은 장치 하나가 게임 전체의 리듬을 만듭니다.
어떤 게임인가
원탁의 기사(Knights of the Round)는 아서왕 전설을 무대로 삼은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화면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길을 막는 병사와 기사를 베고, 스테이지 끝에서 이름 있는 적장과 붙습니다. 최종 목표는 영국을 통일하고 성배를 찾는 것입니다.
가장 큰 특징은 막기입니다. 적의 공격에 맞춰 방향을 잡고 있으면 검으로 튕겨 냅니다. 무작정 휘두르는 게 아니라 받아 내고 되받아치는 리듬이 있어서, 다른 벨트스크롤과 손맛이 다릅니다.
세 명의 기사
아서는 균형형이라 처음 잡기에 좋습니다. 랜슬롯은 빠르고 연타가 잘 들어가지만 한 대의 무게가 가볍습니다. 퍼시발은 도끼를 들고 느리게 움직이는 대신 한 방이 묵직하고 체력이 두껍습니다.
셋 다 말을 탈 수 있는 구간이 있어서, 기마 상태로 돌진해 적을 밀어붙이는 통쾌한 장면이 나옵니다.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기억에 남는 적들
스테이지마다 성격이 분명한 보스가 나옵니다. 도끼를 던지는 거구, 화염을 쓰는 마법사, 창을 든 기병대장이 차례로 앞을 막고, 마지막에는 흑기사 가라이스가 기다립니다. 보스들이 단순히 세기만 한 게 아니라 대사와 연출이 붙어 있어 이야기가 이어지는 느낌이 듭니다.
배경도 공을 들였습니다. 불타는 마을, 눈 덮인 산길, 성벽 위 전투가 이어지며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슈퍼패미컴판의 맛
오락실판은 3인 동시 플레이였지만 이 이식판은 2인까지입니다. 대신 집에서 컨티뉴 걱정 없이 레벨을 충분히 올려 가며 진행할 수 있어, 오락실에서는 돈이 모자라 못 봤던 후반부를 끝까지 볼 수 있습니다.
막기 타이밍만 익히면 체감 난이도가 크게 내려갑니다. 처음에는 무작정 공격 버튼을 누르게 되지만, 몇 판 하고 나면 적이 팔을 드는 순간 손이 먼저 방어로 갑니다. 그 변화를 느끼는 게 이 게임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