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백서
유유백서 스피릿 디텍티브 (Yu Yu Hakusho Spirit Detective U mode7) · Ata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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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주인공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유유백서는 주인공이 첫 장면에서 죽으면서 시작하는 만화입니다. 동네에서 싸움이나 하고 다니던 불량 소년이 아이를 구하려다 차에 치여 죽고, 저승에서 조건을 걸어 다시 살아 돌아온 뒤 영계 탐정이라는 일을 맡게 됩니다. 요괴 사건을 맡아 해결하는 것이 그 일이고, 이야기는 점차 싸움 쪽으로 무게가 옮겨 갑니다.
이 게임은 그 초반부, 그러니까 주인공이 영계 탐정 일을 시작하고 사건을 하나씩 맡는 구간을 다룹니다. 원작을 읽으신 분이라면 낯익은 장면들이 순서대로 지나가고, 모르고 잡으신 분도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세계관이 정리되도록 짜여 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유유백서(Yu Yu Hakusho: Spirit Detective)는 같은 이름의 만화를 소재로 한 게임보이 어드밴스용 액션 RPG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마을과 건물을 돌아다니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사건 단서를 찾고, 적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싸우는 구조입니다.
전투는 턴을 기다리는 방식이 아니라 직접 움직이면서 치고받는 쪽입니다. 방향키로 거리를 잡고 버튼으로 공격하며, 원작의 기술을 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술은 쓸 때마다 기력을 소모하기 때문에 아무 때나 남발할 수는 없고, 기본 공격으로 버티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꺼내는 운용이 필요합니다.
싸움 밖에서는 돌아다니며 대화하고 물건을 찾는 시간이 상당합니다. 다음에 어디로 가야 할지가 대화 속에 들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사람들의 말을 대충 넘기면 길을 잃기 쉽습니다.
싸울 때 알아 두면 좋은 것
이 게임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 건 거리입니다. 적에게 딱 붙어서 계속 때리면 빨리 끝날 것 같지만, 그 자리에 서 있는 동안 이쪽도 계속 맞습니다. 한두 대 넣고 물러섰다가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끊어 주는 편이 체력이 훨씬 덜 깎입니다.
기력 관리도 습관을 들이셔야 합니다. 강한 기술은 보기에 시원하지만 기력을 크게 먹기 때문에, 잡졸을 상대로 쓰다 보면 정작 어려운 상대 앞에서 빈손이 됩니다. 여러 적이 한꺼번에 몰려 있을 때나, 눈에 띄게 단단한 상대를 만났을 때를 위해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회복 수단을 넉넉히 챙겨 두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야기 진행 중에는 마음대로 돌아가 쉴 수 없는 구간이 있어서, 체력이 반쯤 깎인 상태로 다음 싸움에 들어가는 일이 생깁니다. 갈 수 있을 때 미리 보충해 두는 습관이 이 게임에서는 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원작을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
만화 원작 게임은 대체로 원작을 아는 사람 쪽에 맞춰져 있습니다. 등장인물이 설명 없이 나오고, 관계가 이미 정해진 채로 대화가 시작됩니다. 이 작품도 그런 편이라, 원작을 읽으신 분은 누가 언제 나오는지를 기다리는 재미가 있습니다.
반대로 모르고 잡으시면 초반에는 인물 이름이 낯설 수 있습니다. 다만 이야기 자체가 사건 하나를 맡아 해결하는 단순한 구조로 이어지기 때문에, 앞의 설정을 몰라도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헷갈리지 않습니다. 몇 사건을 지나고 나면 인물 관계도 자연히 정리됩니다.
휴대용 액션 RPG라는 자리
게임보이 어드밴스에는 만화와 애니메이션을 소재로 한 게임이 정말 많이 나왔습니다. 그중 상당수는 대전 격투로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처럼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따라가는 형태를 고른 것은 조금 다른 선택입니다. 싸움 장면만 뽑아 쓰는 대신 사건을 맡고 해결하는 과정을 담으려 한 결과로 보입니다.
덕분에 한 판의 호흡이 격투 게임보다 깁니다. 짧게 켰다 끄기보다는 이야기 한 토막을 밀고 나가는 식으로 붙잡게 됩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좋아하셨던 분이라면 그 시간이 아깝지 않고, 원작을 모르시더라도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의 소박한 액션 RPG로 즐길 만합니다.
국내에서는 유유백서라는 만화 자체가 널리 읽혔기 때문에, 이 게임의 제목보다 원작을 먼저 아시는 분이 훨씬 많습니다. 그 기억을 안고 켜 보면 익숙한 장면들이 작은 화면에 다시 들어와 있는 것을 확인하는 재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