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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고

이마고 (Imago Cocktail SET) · 1984 · 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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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고는 오락실이라는 공간 자체가 아직 새것이던 시절의 게임입니다. 화면은 세로로 길고, 색은 몇 가지 되지 않으며, 규칙을 설명하는 데 한 문장이면 충분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단순함 때문에 동전을 넣고 앉으면 30초 안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그다음부터는 손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이마고(Imago)는 1980년대 초반에 나온 세로 화면 슈팅입니다. 아래쪽의 자기 기체를 좌우로 움직이며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쏘아 맞히는, 이 시기 슈팅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소박하지만, 당시 오락실 기계 한 대가 담을 수 있는 것이 딱 이만큼이었습니다.

이마고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4)

이 시절 슈팅이 어떻게 굴러갔는가

1980년대 초의 세로 슈팅은 대체로 같은 뼈대를 공유합니다. 플레이어는 화면 아래에 있고 좌우로만, 혹은 아주 제한된 범위로만 움직입니다. 적은 위에서 정해진 대형을 이루며 내려오고, 화면의 적을 모두 없애면 다음 무리가 나옵니다.

목숨은 서너 개로 시작하고, 적의 탄이나 몸통에 닿으면 하나가 사라집니다. 이어하기 개념이 지금처럼 당연하지 않던 시기라, 목숨이 다하면 그대로 게임 오버 화면이 뜨고 점수만 남습니다. 그래서 이 시절 게임의 목표는 끝까지 깨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오래 버티며 점수를 쌓느냐였습니다.

난이도는 스테이지가 넘어갈수록 적의 속도와 탄의 빈도를 올리는 방식으로 조절됩니다. 새 요소가 추가되기보다 같은 규칙이 점점 빨라지는 구조인데, 이것이 이 시기 게임 특유의 압박감을 만듭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잡아야 할 감각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것은 자기 탄이 화면에 몇 발까지 나가는가입니다. 이 시절 슈팅은 대개 동시에 화면에 존재할 수 있는 자기 탄의 수가 제한되어 있습니다. 마구 연타하면 탄이 화면 위쪽에 다 나가 있어서 정작 눈앞의 적에게 쏠 탄이 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무작정 연타하기보다 맞을 만한 위치에 들어왔을 때 쏘는 습관이 훨씬 유리합니다. 빗나간 탄이 화면 끝까지 올라갔다 사라지는 시간만큼 손해이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화면 끝을 피하는 것입니다. 좌우 끝에 붙어 있으면 도망갈 방향이 한쪽뿐이라, 적탄이 그쪽으로 오면 그대로 맞습니다. 가급적 화면 중앙 부근에 머무르면서 좌우 양쪽을 다 열어 두는 자세가 안전합니다.

세로 화면이라는 조건

이 게임은 화면이 세로로 서 있습니다. 요즘은 보기 힘든 형태지만, 당시 슈팅 게임은 세로 모니터를 쓰는 경우가 아주 흔했습니다. 위아래로 길게 볼 수 있으면 적이 다가오는 것을 더 일찍 볼 수 있고, 그만큼 반응할 시간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세로 화면은 오락실 운영 입장에서도 의미가 있었습니다. 기계 한 대의 폭은 그대로 두면서 화면만 돌리면 되니 자리 배치에 부담이 없었습니다. 이 시기 오락실이 좁은 공간에 기계를 빽빽하게 넣던 방식과도 잘 맞았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시절 기계가 두 사람이 마주 보고 앉는 테이블 형태로도 나왔다는 것입니다. 화면이 테이블 상판에 눕혀져 있고, 차례가 바뀌면 화면이 반대편을 향해 뒤집혀 표시되는 방식입니다. 지금 보면 낯설지만 당시에는 흔한 형태였습니다.

그 시절 하드웨어 사정

1980년대 초 아케이드 기판은 지금 기준으로는 극도로 제약이 심했습니다. 화면에 동시에 띄울 수 있는 색이 몇 안 되고, 움직일 수 있는 그림 조각의 수도 정해져 있었습니다. 소리는 몇 개의 단순한 파형을 조합해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시기 게임은 화려함이 아니라 규칙의 명료함으로 승부합니다. 적이 어떤 궤적으로 오는지, 내 탄이 어디까지 나가는지, 몇 대 맞으면 죽는지가 모두 한눈에 보이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지금 다시 해 봐도 규칙을 이해하는 데 설명이 필요 없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제작사 역시 이 시기에 잠깐 활동하다 사라진 소규모 회사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기판 하나를 만들어 오락실에 넣고, 반응이 없으면 다음 작품 없이 조용히 정리되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런 작품들이 지금은 이름만 남아 목록에 올라 있습니다.

한국 오락실의 그 시절

한국에서 이 시기는 오락실이 막 동네마다 생겨나던 무렵입니다. 문방구 앞이나 시장 골목에 기계 몇 대가 놓이고, 학교가 끝나면 아이들이 그 앞에 모여드는 풍경이 시작된 때입니다.

당시에는 게임 제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화면에 영어 제목이 떠 있어도 읽지 못했고, 대신 화면에 보이는 것을 그대로 부르는 별명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같은 게임이 동네마다 다른 이름으로 불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이마고처럼 널리 깔리지 못한 작품은 별명조차 남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시기 게임에는 드문 일이고, 그 점에서 한 번쯤 앉아 볼 값어치가 있습니다. 몇 분이면 이 시절 오락실의 감각이 어떤 것이었는지 충분히 전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