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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얼 쿵푸 패미컴판

이얼 쿵푸 (Yie Ar Kung Fu Japan REV 1 2) · 1985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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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격투가 생기기 전의 대전격투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나오기 훨씬 전, 이미 사람과 사람이 마주 서서 발차기와 주먹을 주고받는 게임이 있었습니다. 이 작품이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축에 듭니다.

주인공 리는 한 명씩 나오는 고수들과 차례로 붙습니다. 상대마다 무기와 간격, 공격 방식이 전혀 다르고, 똑같이 싸워서는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각 상대마다 답이 따로 있다는 구조가 여기서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지금 기준으로는 단출하지만, 이후 대전격투 장르가 세운 문법의 상당 부분이 이 게임에 그 원형으로 들어 있습니다.

이얼 쿵푸 패미컴판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패미컴 (1985)

열여섯 가지 공격

이얼 쿵푸(Yie Ar Kung-Fu)는 무술가 리가 여러 고수와 일대일로 겨루는 격투 액션입니다. 체력 막대가 양쪽에 있고, 상대를 먼저 쓰러뜨리면 다음 상대로 넘어갑니다.

버튼은 두 개뿐인데 십자키 방향과 조합하면 열여섯 가지 동작이 나옵니다. 서서, 앉아서, 점프해서 각각 다른 높이의 주먹과 발차기가 나가고, 뒤로 뛰면서 차는 동작까지 있습니다.

이 폭넓은 동작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상대의 공격이 오는 높이를 보고 그 밖으로 몸을 빼면서 반격할 자세를 고르는 것이 싸움의 전부입니다. 같은 버튼을 계속 눌러서는 두 번째 상대도 넘기 어렵습니다.

이얼 쿵푸 패미컴판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패미컴 (1985)

개성이 뚜렷한 상대들

첫 상대인 부는 몸집이 크고 느리지만 한 대가 아픕니다. 이어지는 상대들은 각각 다른 무기를 듭니다. 쇠사슬을 휘두르는 상대, 부메랑을 던지는 상대, 표창을 뿌리는 상대가 차례로 나옵니다.

특히 유명한 것은 공중을 오래 떠다니며 위에서 내리찍는 상대와, 화면 끝에서 끝까지 튀어 다니는 상대입니다. 거리를 잡을 수가 없어서 처음 만나면 손도 못 대고 지게 됩니다.

각 상대에게는 통하는 공격이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어떤 상대는 앉아서 낮게 차는 공격만으로 정리되고, 어떤 상대는 점프 공격으로 눌러야 합니다. 이 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게임 그 자체입니다.

한 바퀴 돌면 다시

모든 상대를 물리치면 게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됩니다. 다만 상대가 더 빠르고 더 공격적으로 바뀝니다.

점수 경쟁이 목적이던 시대의 구성입니다. 어디까지 갔느냐가 아니라 몇 바퀴를 돌았고 점수가 얼마냐가 실력의 척도였습니다.

한 판 한 판이 짧기 때문에 부담 없이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도 특징입니다. 지고 나면 방금 뭘 잘못했는지가 바로 떠올라서 한 번 더 하게 됩니다.

오락실판과 패미컴판

원판은 1985년 오락실 기판입니다. 패미컴판은 같은 해에 나왔고, 등장하는 상대의 구성과 일부 동작 처리가 원판과 다릅니다.

패미컴판을 먼저 접한 사람과 오락실판을 먼저 접한 사람이 기억하는 상대 목록이 서로 어긋나는 일이 종종 있는데, 이런 차이 때문입니다.

음악도 짧고 반복적이지만 인상적입니다. 대전이 시작될 때 흐르는 짧은 곡은 이 게임을 해 본 사람이라면 바로 알아듣습니다. 단순한 화면과 두 개의 버튼만으로 이만큼의 긴장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 이 작품의 값어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