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실버
캡틴 실버 (Captain Silver World) · 1987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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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과 보물 지도
오락실 액션 게임의 배경은 대개 미래 도시나 무술 도장이었는데, 이 게임은 해적입니다. 항구 마을에서 시작해 배를 타고 섬을 오가며, 검을 휘둘러 적을 베고 보물을 모읍니다. 배경에 돛대가 흔들리고 파도가 치는 그림이 다른 게임들 사이에서 확실히 눈에 띄었습니다.
캡틴 실버(Captain Silver)는 데이터 이스트가 만든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이 검 한 자루를 들고 옆으로 흐르는 스테이지를 돌파하며, 적을 물리치고 아이템을 모아 최종 목적지로 향합니다.
검을 키워 가는 재미
이 게임의 특징은 무기가 성장한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짧은 단검으로 시작해서 사거리가 답답한데, 아이템을 모으면 검이 길어지고 위력이 올라갑니다. 완전히 성장하면 화면 상당 부분을 훑는 수준이 되어, 초반과 후반의 체감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맞으면 다시 약해집니다. 힘들게 키워 놓은 검이 한 방에 짧아지는 순간의 허탈함이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강해진 뒤에는 오히려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게 됩니다.
적을 쓰러뜨리면 동전이 떨어지는데, 이걸 모아서 상점에서 쓸 수 있습니다. 어디에 쓸지 고민하는 요소가 붙으면서 단순한 진행형 액션에서 한 겹 더 나아갑니다.
스테이지 구성
항구와 마을, 동굴, 배 위, 그리고 섬의 내부로 이어집니다. 지형이 구간마다 뚜렷하게 달라져서 같은 조작을 하는데도 요구되는 움직임이 바뀝니다. 발판을 밟고 오르는 구간이 있는가 하면, 좁은 통로에서 적과 부딪치며 밀고 나가야 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적으로는 해적 부하들과 짐승, 그리고 각종 함정이 나옵니다. 특히 좁은 곳에서 여럿이 몰려나오면 검을 휘두를 틈이 없어 곤란해집니다. 뒤로 물러나 한 명씩 처리하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데이터 이스트의 색깔
데이터 이스트는 이 시기 개성이 뚜렷한 액션 게임을 여럿 냈습니다. 조작이 살짝 무겁고, 난도가 만만치 않으며, 배경 설정이 독특한 것이 공통점입니다. 이 게임도 그 색깔을 그대로 지녔습니다. 한 번에 쭉 밀고 나가기보다는 여러 번 죽으면서 지형을 외워 가는 유형입니다.
음악도 인상적입니다. 항해와 모험 분위기를 살린 곡들이 스테이지마다 깔려서,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어느 구간인지 알 수 있을 정도입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 감각은 요즘 기준으로 뻣뻣하고, 한 대 맞았을 때의 손해가 큽니다. 하지만 검을 키워 가며 점점 강해지는 흐름과, 해적이라는 배경이 주는 정취는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도 들어와 있던 게임이지만 크게 유행하지는 않아서, 알아보는 사람과 처음 보는 사람이 확실히 갈립니다. 이 시기 데이터 이스트 액션 게임의 감각을 확인해 보고 싶다면 좋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