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아메리카 앤드 어벤저스 게임기어판
캡틴 아메리카 앤드 어벤저스 (Captain America and the Avengers USA Europe) · 1993 · Data East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방패를 던지는 히어로
마블 히어로가 오락실 화면에서 뛰어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처럼 영화가 매년 나오기 훨씬 전, 데이터 이스트가 만든 이 게임에서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를 던져 적을 맞히고 되받아 잡았습니다. 방패가 날아가 여러 명을 스치고 돌아오는 그 궤적 하나만으로도 당시에는 충분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캡틴 아메리카 앤드 어벤저스(Captain America and the Avengers)는 어벤저스 멤버 중 하나를 골라 레드 스컬이 이끄는 악당 무리를 상대하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화면을 오른쪽으로 밀고 나아가며 잡졸을 정리하고, 구간 끝에서 이름 있는 악당과 맞붙는 구성입니다.
골라 쓰는 네 명
캡틴 아메리카는 방패를 던지고 회수하는 원거리 공격이 주무기라 안정적으로 싸울 수 있습니다. 아이언맨은 리펄서 빔을 쏘고 비행이 가능해 위아래 이동이 자유롭습니다. 호크아이는 활을 쏘고, 비전은 광선을 씁니다. 같은 스테이지라도 누구를 잡느냐에 따라 공략이 꽤 달라집니다.
적 진영에는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반가울 얼굴들이 등장합니다. 최종적으로 상대하게 되는 것은 레드 스컬이고, 그 앞에 여러 빌런이 구간 보스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원작 팬 서비스가 확실한 편이라, 게임 자체보다 누가 나오는지를 보러 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휴대용으로 줄여 담기
작은 화면과 낮은 사양에 맞추느라 원작 오락실판에서 상당 부분이 덜어졌습니다. 동시에 등장하는 적 수가 줄고, 스테이지 구성도 간결하게 다듬어졌습니다. 오락실판의 화려한 연출을 기대하면 아쉬울 수 있지만, 휴대용에서 히어로를 조작한다는 것 자체가 당시에는 드문 경험이었습니다.
조작은 단순합니다. 공격과 점프 두 가지를 중심으로 굴러가고, 특수 동작도 복잡한 커맨드 없이 나갑니다. 덕분에 처음 잡아도 몇 분이면 손에 익습니다.
히어로 게임의 초창기 풍경
지금 기준으로 보면 스테이지가 짧고 패턴도 단조롭습니다. 그래도 이 게임을 지금 다시 해 볼 만한 이유는, 마블 캐릭터가 아직 세계적인 흥행 보증수표가 아니던 시절에 게임 회사들이 이들을 어떻게 다뤘는지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캐릭터 성능을 나눠 놓고 고르게 한 방식이나, 원작 대사를 짧게 넣어 분위기를 살린 방식은 지금 나오는 히어로 게임과 뿌리가 같습니다.
방패를 던져 적 셋을 한 줄로 꿰는 순간의 감각은 사양과 무관하게 남아 있습니다. 가볍게 몇 판 돌려 보기에 부담이 없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