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사야큐
쿠사야큐 (Kusayakyuu) · 1985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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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가 아니라 동네 야구
이 게임의 제목인 쿠사야큐는 일본말로 동네 야구를 뜻합니다. 풀밭 야구라는 뜻인데, 제대로 된 구장이 아니라 공터나 강변에서 아마추어들이 모여서 하는 야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1985년이면 야구 게임이 대개 프로 팀과 프로 선수를 내세우던 때입니다. 그 사이에서 굳이 동네 야구를 제목에 내건 것은, 화려한 승부가 아니라 친근한 분위기를 노렸다는 뜻입니다. 오락실에서 심각한 경쟁보다 가볍게 한 판 하고 가는 손님을 겨냥한 구성인 셈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쿠사야큐(Kusayakyuu)는 야구를 소재로 한 오락실 게임입니다. 공격할 때는 타자가 되어 날아오는 공을 맞히고, 수비할 때는 투수가 되어 공을 던지고 필드를 지킵니다. 야구 게임의 기본 구조를 그대로 따릅니다.
조작은 레버와 버튼 두 개입니다. 타석에서는 레버로 타이밍과 방향을 잡고 버튼으로 휘두르며, 마운드에서는 구질과 코스를 정해 던집니다. 수비에서는 공이 날아간 방향으로 야수를 움직여 잡고 송구합니다.
혼자 컴퓨터와 붙을 수도 있고 두 명이 번갈아 할 수도 있습니다. 오락실 야구 게임의 표준 구성입니다.
오락실 야구 게임의 요령
이 시절 야구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공이 날아오는 속도와 화면상의 거리를 눈으로 재서 휘두르는 순간을 잡아야 하는데, 이건 몇 번 헛스윙해 보면서 몸으로 익히는 수밖에 없습니다.
투수 쪽 요령은 같은 공을 반복하지 않는 것입니다. 컴퓨터든 사람이든 같은 코스가 이어지면 금방 적응합니다. 빠른 공과 느린 공, 안쪽과 바깥쪽을 번갈아 섞는 것만으로도 상대의 타이밍이 흐트러집니다.
수비에서는 공이 뜨는 방향을 빨리 판단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이 시절 게임은 야수를 직접 움직여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방향을 잘못 잡으면 그대로 안타가 됩니다. 타구가 뜨는 각도를 보고 바로 반응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주루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자동으로 진루하는 부분과 직접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나뉘어 있어서, 무리하게 다음 베이스를 노리다 아웃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전하게 멈추는 판단이 결국 점수로 이어집니다.
시간과의 싸움
오락실 스포츠 게임에는 대체로 시간이나 회차 제한이 걸려 있습니다. 정해진 만큼 안에 컴퓨터를 이겨야 계속할 수 있고, 지면 그대로 끝납니다.
그래서 야구 게임인데도 진행이 급합니다. 실제 야구처럼 차분하게 기다리며 볼넷을 노리는 전략은 통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방망이를 내야 합니다. 이 조급함이 오락실 스포츠 게임 특유의 리듬을 만듭니다.
반대로 수비에서는 빨리 이닝을 끝내는 것이 이득입니다. 삼진을 노리기보다 맞혀 잡는 편이 시간을 아낄 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이토와 1980년대 중반
타이토는 오락실 업계에서 오래된 회사이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로 이름을 알린 뒤 온갖 장르의 게임을 만들었습니다. 액션이나 슈팅 같은 대표작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 뒤로 일본 내수 시장을 겨냥한 스포츠 게임과 소품 같은 작품도 꾸준히 냈습니다.
이 게임은 그 후자에 속합니다. 일본 안에서만 나왔고, 가정용으로 옮겨진 적도 없으며, 나중에 여러 게임을 모아 낸 모음집에도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이름조차 낯선 작품이 되었습니다.
기판도 이 게임을 위해 따로 구성된 것을 씁니다. 다른 작품과 공유하지 않는 구성이라, 만들 당시에는 나름의 계획이 있었을 텐데 후속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국내 오락실과 야구 게임
국내 오락실에서 야구 게임은 꾸준히 인기 있는 종목이었습니다. 다만 널리 놓였던 것은 이후에 나온 더 화려한 작품들이고, 이렇게 일본 내수용으로만 나온 초기작은 들어올 기회가 거의 없었습니다.
야구 게임이 국내에서 사랑받은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규칙을 모두가 알고 있으니 설명이 필요 없고, 친구와 붙어 승부를 가리기에 좋았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 역시 그런 용도에는 충분히 맞는 구성이라, 지금 열어 보아도 두 사람이 붙으면 금방 분위기가 살아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