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노아
클로노아: 문 앞의 팬터마임 (Klonoa Door to Phantomile) · 1997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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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붙잡아 던지고, 그 반동으로 뜁니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공격 버튼을 눌러도 적을 때리지 않습니다. 대신 바람의 탄환을 쏘아 적을 부풀려 붙잡습니다. 그러고 나면 두 가지를 할 수 있습니다. 앞으로 던져 다른 적이나 장치를 맞히거나, 아래로 던지면서 그 반동으로 한 번 더 높이 뛰어오르는 겁니다.
이 단순한 두 가지 동작이 게임 전체를 지탱합니다. 저 높은 발판에 오르려면 어느 적을 어디까지 데려가서 던질지 계산해야 하고, 앞쪽의 스위치를 누르려면 어떤 각도로 던질지 생각해야 합니다. 액션 게임이면서 매 순간 작은 퍼즐을 푸는 감각이 이 작품의 정체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클로노아(Klonoa: Door to Phantomile)는 남코가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내놓은 액션 게임입니다. 꿈으로 이루어진 세계 팬터마일에 사는 소년 클로노아가, 하늘에서 떨어진 비행선과 함께 나타난 위협에 맞서는 이야기입니다.
화면은 3D로 그려지지만 이동은 기본적으로 좌우 한 줄을 따라갑니다. 다만 그 길이 곧게 뻗어 있지 않고 휘어지고 꺾여서, 화면 안쪽과 바깥쪽이 함께 보입니다. 안쪽 길의 적을 바깥으로 던지거나 그 반대로 하는 식으로 깊이를 활용하는 설계가 이 게임의 개성입니다.
2.5D라는 표현
플레이스테이션 초기에는 모든 게임이 3D로 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흐름 속에서 3D 그래픽의 장점만 취하고 조작은 2D의 명쾌함을 지키는 길을 택했습니다.
덕분에 조작이 헷갈리지 않습니다. 카메라를 돌릴 필요도 없고 거리를 잘못 재서 헛발질할 일도 없습니다. 대신 배경은 입체적으로 움직여서, 길이 크게 휘어질 때 풍경 전체가 회전하는 연출이 나옵니다. 지금 봐도 화면이 예쁘다는 이야기를 듣는 이유입니다.
이 방식은 이후 여러 게임이 참고했고, 클로노아는 2.5D 액션의 대표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여섯 개의 비전
스테이지는 비전이라 불리는 구역으로 나뉘고, 각 비전은 전혀 다른 풍경을 갖습니다. 바람이 부는 언덕 마을, 물이 흐르는 유적, 놀이공원처럼 꾸며진 구역, 그리고 어둡고 서늘한 후반부까지 색이 뚜렷하게 갈립니다.
각 비전 안에는 여섯 명의 주민이 갇혀 있어서, 이들을 전부 구출하는 것이 숨은 목표입니다. 잘 보이는 곳에 있지 않아 던지기 활용을 제대로 익혀야 닿는 위치에 놓인 경우가 많습니다.
비전 끝에는 보스가 기다립니다. 보스전도 결국 무엇을 붙잡아 어디로 던지느냐의 문제라서, 패턴을 읽고 던질 대상을 확보하는 과정이 곧 공략이 됩니다.
마지막에 남는 것
이 게임은 겉보기에 아기자기한 캐릭터 게임입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가상의 언어로 캐릭터들이 조잘대고, 색감은 밝고, 음악은 사랑스럽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장면은 그 인상과 사뭇 다릅니다. 꿈의 세계라는 설정이 결말에서 어떤 의미로 되돌아오는지, 그리고 클로노아가 무엇을 받아들여야 하는지가 드러나는 대목은 이 게임을 해 본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밝은 화면 뒤에 서글픔을 숨겨 둔 구성 덕분에,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작품으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