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탕
탕탕 (Tang Tang Ver 0526 26052000) · 2000 · ESD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2000년에 나온 오락실 게임인데, 하는 방식은 1986년 테크모의 솔로몬의 열쇠 그대로입니다. 지팡이를 휘둘러 블록을 만들고 부수며 화면을 기어오르는 그 방식 말입니다. 십사 년이나 지난 방식을 그대로 가져와 색을 새로 입힌 셈인데, 신기하게도 촌스럽지 않습니다. 그 방식 자체가 유행을 타지 않는 종류였기 때문입니다.
탕탕(Tang Tang)은 마법 지팡이로 블록을 만들고 없애면서 화면 안의 크리스털을 모으는 액션 퍼즐 게임입니다. 정해진 개수의 크리스털을 모으면 다음 판으로 가는 텔레포터가 나타나고, 그 위에 올라타면 판이 끝납니다. 네 명의 우주 병사 중 하나를 골라 시작하고, 둘이 함께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아케이드 제작사 ESD가 만들었습니다.
블록을 만들고 부수는 규칙
핵심 조작은 지팡이입니다. 앞쪽 바닥에 블록을 새로 세울 수 있고, 이미 있는 블록을 지울 수도 있습니다. 이 두 가지만으로 없던 길을 만들고 막힌 벽을 뚫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액션 게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매 화면이 하나의 퍼즐입니다. 어느 자리에 블록을 세워야 저 높이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어느 블록을 지워야 아이템 있는 곳으로 떨어질 수 있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머리 위 블록은 반복해서 점프로 들이받아 부술 수도 있습니다. 지팡이가 닿지 않는 각도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이라 알아 두면 요긴합니다.
적은 불덩이를 쏘아 없앱니다. 아래 방향과 점프 버튼을 함께 누르면 나가는데, 남은 개수가 화면에 표시되므로 무한정 쓸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적을 전부 처리하려 하기보다는 블록으로 가둬 두거나 길을 막아 접근을 차단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입니다.
판 구성과 보스
행성 단위로 구역이 나뉘어 있고, 각 구역 끝에는 보스가 기다립니다. 보스전에서는 불덩이와 시간 제한이 풀려서 마음껏 쏠 수 있습니다. 일반 판의 답답한 자원 관리에서 잠깐 풀려나 시원하게 두들기는 구간이라, 리듬 조절 장치 역할을 합니다.
일반 판은 겉보기에 서른 개 남짓이지만, 같은 지형에 적 배치를 달리한 변형이 붙어 실제 플레이 분량은 그보다 훨씬 깁니다. 같은 화면을 다시 만났는데 적이 다른 곳에 서 있어서 예전 해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수는 블록을 아무 데나 세우는 것입니다. 잘못 세운 블록이 정작 가야 할 길을 막아 버리고, 그걸 다시 지우느라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세우기 전에 그 블록 위로 올라갈 수 있는지, 올라간 다음에 어디로 갈 것인지까지 한 수 앞을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크리스털을 놓치고 지나치는 것입니다. 필요한 개수를 채우지 못하면 텔레포터가 나타나지 않으니, 화면 어딘가에 아직 못 먹은 것이 있다는 뜻입니다. 벽 안쪽이나 블록 아래 파묻힌 자리를 살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시간입니다. 이 계열 게임은 대체로 판마다 제한 시간이 있고, 시간이 다 되면 상황이 급격히 나빠집니다. 막혔을 때 같은 자리를 계속 시도하기보다 다른 접근을 빨리 찾는 것이 낫습니다.
ESD와 2000년의 한국 오락실
ESD는 1998년에 세워진 한국 아케이드 제작사입니다. 짧은 기간에 여러 기판을 내놓았고, 대체로 크게 새롭지는 않지만 만듦새가 단정한 게임들이었습니다. 탕탕도 그렇습니다. 솔로몬의 열쇠라는 뚜렷한 원형이 있고, 그 위에 밝은 색감과 귀여운 캐릭터를 얹어 접근성을 높였습니다.
2000년의 한국 오락실은 이미 격투와 리듬 게임, 그리고 대형 체감 기기 쪽으로 무게가 옮겨 간 뒤였습니다. 이런 아기자기한 2D 액션 퍼즐이 큰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려운 시기였고, 실제로 탕탕은 동네 오락실이나 문방구 앞 기판에서 마주치던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몇 판만 해 보면 왜 이 방식이 오래 살아남았는지 금방 알게 됩니다. 규칙이 두 가지뿐인데 화면마다 답이 다르고, 답을 찾았을 때의 개운함이 확실합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켤 수 있으니 한 판씩 풀어 보기에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