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과 제리 테일즈 (GBA)
톰과 제리 테일즈 (Tom and Jerry Tales E Rising 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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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 그대로 게임이 된 경우
톰과 제리는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만화입니다. 고양이가 쥐를 쫓고, 쥐가 온갖 물건을 이용해 고양이를 골탕 먹이고, 결국 고양이가 당하는 구조가 수십 년째 반복됩니다. 이 구조는 게임으로 옮기기에 이상적입니다. 쫓는 쪽과 쫓기는 쪽이 명확하고, 집 안의 온갖 물건이 그대로 장애물이자 도구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톰과 제리를 소재로 한 게임은 기종을 가리지 않고 여러 번 만들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같은 이름의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바탕으로 휴대용 기기에 맞춰 나온 판본입니다.
달리고 뛰어 넘는 게임
톰과 제리 테일즈(Tom and Jerry Tales)는 옆에서 본 화면을 따라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작은 쥐를 조작해 발판을 뛰어 넘고, 떨어지는 함정을 피하고, 방해하는 상대를 따돌리며 구간의 끝까지 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작은 이 장르의 기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좌우로 움직이고, 버튼으로 뛰고, 상황에 따라 물건을 쓰거나 매달리거나 기어가는 동작이 붙습니다. 처음 잡아도 손이 먼저 알아듣는 수준이라, 어린 나이대를 겨냥한 만화 원작 게임답게 진입 문턱을 낮게 잡았습니다.
스테이지는 만화에 나오는 공간을 옮겨 놓은 형태입니다. 집 안의 부엌과 거실처럼 익숙한 배경이 발판과 함정으로 재구성됩니다. 식탁 위, 선반, 찬장 사이가 모두 지형이 되는 식이라, 작은 쥐의 시점에서 보는 집이라는 설정이 그대로 게임 구조가 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주의할 점
횡스크롤 액션에서 가장 많이 죽는 이유는 대개 성급함입니다. 화면 오른쪽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무작정 달리면, 뛰자마자 구덩이나 적이 나타납니다. 모르는 구간에서는 한 번 멈춰 화면이 어디까지 보이는지 확인하고 움직이는 습관이 목숨을 아껴 줍니다.
두 번째는 점프 거리 감각입니다. 이 장르는 게임마다 뛰는 높이와 거리가 미묘하게 다릅니다. 초반 안전한 구간에서 몇 번 뛰어 보며 내 캐릭터가 어디까지 닿는지 재 보는 것이, 나중에 실수 하나로 떨어지는 일을 크게 줄여 줍니다.
세 번째는 쫓기는 구간입니다. 톰과 제리를 소재로 한 게임에는 쫓기면서 달려야 하는 대목이 흔히 들어갑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멈추는 순간 잡히므로, 앞의 두 조언과 반대로 미리 길을 외운 뒤 한 번에 달리는 방식이 필요합니다. 몇 번 죽으면서 경로를 익히는 것을 전제로 만든 구간입니다.
만화 원작 게임이라는 것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게임은 늘 두 방향으로 갈립니다. 하나는 원작의 팬을 위해 분위기와 캐릭터를 충실히 옮기는 쪽이고, 다른 하나는 이름만 빌리고 게임은 따로 만드는 쪽입니다. 잘 만들어진 쪽은 대체로 전자였습니다. 원작의 관계 구조를 그대로 규칙으로 바꿔 놓았을 때 가장 자연스러웠기 때문입니다.
톰과 제리는 이 점에서 유리한 소재입니다. 원작에서 이미 쥐가 도망치고 고양이가 쫓는 관계가 확립되어 있으니, 그것을 그대로 액션 게임의 목표와 위협으로 옮기면 됩니다. 설명 없이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게임이 되는 셈입니다.
휴대용 기기의 액션 게임들
2000년대 휴대용 기기에는 이런 유명 캐릭터를 앞세운 액션 게임이 대단히 많이 나왔습니다. 한 판이 짧고, 언제든 껐다 켤 수 있고, 오래 붙잡고 있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휴대기기에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이런 게임들이 정식 유통보다 친구 사이에 카트리지를 돌려 가며 알려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톰과 제리라는 이름만 보고 집어 들어도 실패할 일이 적은 부류였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그렇게 처음 해 봤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화면부터 원작 만화의 색감이 그대로 살아 있어, 게임보다 만화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