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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널 파이트

파이널 파이트 (Final Fight World SET 1) · 1989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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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웃통을 벗고 거리로 나섭니다

메트로 시티의 시장 마이크 해거는 프로레슬러 출신입니다. 딸 제시카가 매드기어 일당에게 끌려갔다는 연락을 받은 그가 한 일은 경찰을 부르는 것도,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넥타이를 풀고 셔츠를 벗어 던진 뒤, 딸의 남자친구와 그 친구를 데리고 직접 뒷골목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게임을 켜자마자 흐르는 이 도입부 하나로 작품의 성격이 전부 설명됩니다.

파이널 파이트(Final Fight)는 화면 오른쪽으로 걸어가며 몰려드는 적을 맨손으로 정리하는 벨트스크롤 액션입니다. 스틱으로 상하좌우를 움직이고 공격과 점프 두 버튼만 쓰지만, 적에게 바짝 붙으면 자동으로 붙잡혀서 무릎으로 찍거나 반대 방향으로 던져 넘길 수 있습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어 한쪽이 잡고 한쪽이 때리는 협동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구조입니다.

파이널 파이트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9)

세 사람, 세 가지 손맛

해거는 느리지만 한 대가 무겁고, 잡기 기술이 압도적입니다. 백드롭과 파일드라이버로 적을 바닥에 내리꽂고, 스틱을 돌린 뒤 나오는 스피닝 라리아트로 둘러싸인 상황을 한 번에 정리합니다. 대신 이 필살기는 체력을 조금씩 깎아 먹기 때문에 남발할 수 없습니다.

코디는 세 명 중 가장 무난한 성능에 공격 속도가 빠르고, 무엇보다 바닥에 떨어진 칼을 주우면 그것을 휘둘러 벨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입니다. 가이는 이동과 공격 속도가 가장 빠르고 벽을 차고 튀어 오르는 점프가 있어 도망치듯 치고 빠지는 운영에 강합니다. 다만 칼을 쥐면 그대로 던져 버리고, 한 대의 위력은 셋 중 가장 가볍습니다.

파이널 파이트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9)

슬럼가에서 옥상까지

여정은 슬럼가 골목에서 시작해 지하철, 웨스트사이드의 술집 거리, 공장 지대, 항구를 지나 매드기어 두목이 있는 고층 빌딩 최상층에서 끝납니다. 구역이 바뀔 때마다 등장하는 적의 조합이 달라져서, 초반에는 잡졸을 잡는 방법을 익히게 하고 후반에는 화염병과 총, 채찍을 든 적이 섞여 나오며 안전지대를 지웁니다.

각 구역 끝에는 개성이 뚜렷한 보스가 버티고 있습니다. 일본도를 든 갑옷 차림의 소돔, 지휘봉과 수류탄을 쓰는 군인 롤렌토, 배지를 단 부패 경관 에디 E, 그리고 휠체어에 앉은 채 총을 쏘는 최종 보스 벨거까지, 하나같이 정면 승부보다는 패턴을 읽고 파고드는 요령이 필요합니다. 중간에는 자동차를 부수거나 유리를 깨는 보너스 스테이지가 끼어들어 잠시 숨을 돌리게 해 줍니다.

파이널 파이트 벨트스크롤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89)

드럼통을 부수면 통닭이 나옵니다

이 게임의 상징은 길가의 드럼통과 상자입니다. 때려서 부수면 통닭이나 고기, 껌, 보석 같은 것이 나오는데 체력이 아슬아슬할 때 어느 통을 남겨 둘지 계산하는 것이 곧 실력입니다. 회복 아이템을 미리 다 먹어 버리고 보스 앞에 서면 답이 없어집니다.

무기도 중요합니다. 쇠파이프는 사거리가 길고 판정이 좋아 잡졸을 줄 세워 정리하기에 좋고, 칼은 위력이 높지만 휘두르는 자세가 짧습니다. 무기는 맞으면 손에서 떨어지므로, 위험한 구간 직전에 주워 두는 것이 요령입니다. 잡기 상태에서 던지는 동안에는 무적이라, 적에게 둘러싸였을 때 한 명을 잡아 다른 쪽으로 던지면 몸을 빼면서 동시에 여러 명을 눕힐 수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로 흘러간 사람들

이 작품은 원래 스트리트 파이터의 후속작으로 기획되던 물건이었습니다. 방향이 바뀌면서 별개의 게임이 되었지만 그 인연은 끝까지 남아서, 훗날 소돔과 롤렌토, 가이와 코디, 그리고 거구의 잡졸 안드레와 포이즌이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정식 캐릭터로 합류합니다. 특히 코디는 죄수복 차림으로 돌아와 시리즈의 주요 인물이 되었습니다.

가정용으로 옮겨질 때 성능 문제로 가이가 빠지고 2인 플레이가 사라진 판본이 먼저 퍼져서, 오락실에서 셋을 모두 골라 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기억이 갈리기도 합니다. 이후 파이널 파이트 2와 3가 나왔지만, 장르의 문법을 세운 작품으로 지금도 첫 편이 먼저 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