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팩맨

팩맨 스페셜 컬러 에디션 (Pac Man Special Colour Edition Europe) · Namco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노란 동그라미가 아직도 도망 다닌다

게임 역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모양을 하나 고르라면 입 벌린 노란 동그라미가 빠지지 않습니다. 1980년에 처음 나온 뒤로 이 캐릭터는 오락실을 넘어 티셔츠와 과자 봉지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게임기가 나올 때마다 어김없이 그 기기로 다시 등장했습니다. 게임보이 컬러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이 게임의 미덕은 무엇을 새로 배우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켜자마자 미로가 나오고, 노란 동그라미를 움직여 점을 먹으면 됩니다. 유령이 쫓아오면 도망가고, 큰 점을 먹으면 잠시 유령을 쫓을 수 있습니다. 이 규칙은 사십 년이 지나도 설명 한 줄이면 끝납니다.

팩맨 퍼즐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어떤 게임인가

팩맨 스페셜 컬러 에디션(Pac-Man: Special Colour Edition)은 게임보이 컬러로 나온 팩맨 모음집입니다. 원조 팩맨을 중심으로, 이후에 나온 팩맨 계열 작품을 함께 담아 하나의 카트리지에서 골라 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컬러 화면을 쓰는 기기에 맞춰 미로와 유령의 색이 제대로 표현되는 것도 이 판본의 특징입니다.

기본 규칙은 원조 그대로입니다. 미로 안의 점을 전부 먹으면 그 판이 끝나고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네 마리의 유령이 미로를 돌아다니며 쫓아오고, 닿으면 목숨이 하나 줄어듭니다. 미로 네 귀퉁이에 있는 큰 점을 먹으면 잠시 형세가 뒤집혀 이쪽이 유령을 잡을 수 있게 됩니다.

조작은 방향 버튼이 전부입니다. 버튼을 누를 필요도 없습니다. 이보다 단순한 조작 체계를 가진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단순한 규칙 위의 깊이

팩맨이 오래 살아남은 이유는 규칙이 단순해서가 아니라, 단순한 규칙 위에 생각할 거리가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그냥 도망 다니며 점을 먹지만, 조금 하다 보면 유령이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유령마다 쫓아오는 방식이 다르고, 그래서 어느 쪽으로 도망가야 할지가 상황마다 달라집니다.

큰 점을 언제 먹느냐도 실력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위험할 때 급하게 먹어 버리면 효과를 제대로 못 살립니다. 유령들이 근처에 모여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먹으면 한 번에 여러 마리를 잡을 수 있고, 그만큼 점수도 크게 올라갑니다. 이 기다림을 견디는 것이 초보와 숙련자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또 하나는 길목을 관리하는 감각입니다. 미로에는 막다른 곳과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섞여 있는데, 도망치는 데 정신이 팔려 막다른 쪽으로 들어가면 그대로 끝입니다. 항상 빠져나갈 길을 하나 남겨 두고 움직이는 습관이 생존 시간을 크게 늘려 줍니다.

휴대용 기기와 잘 맞는 게임

팩맨은 휴대용 기기에 잘 맞는 게임입니다. 한 판이 짧고, 아무 때나 끊어도 아쉽지 않으며, 화면에 담아야 할 정보가 적습니다. 미로 하나가 통째로 한 화면에 들어가므로 작은 화면 때문에 불리해지는 부분도 거의 없습니다.

모음집 형태라는 점도 이 카트리지의 장점입니다. 원조만 계속하면 아무리 좋은 게임이라도 질리기 마련인데, 미로 구성이나 규칙이 조금씩 다른 후속작들을 오가며 하면 훨씬 오래 갑니다. 같은 조작 체계를 쓰므로 갈아타는 데 적응할 것도 없습니다.

국내에서의 팩맨

국내 오락실에서 팩맨은 1980년대에 널리 깔린 기계 중 하나였습니다. 정식 기판 말고도 여러 형태로 돌아다녔고, 문방구 앞 작은 기계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노란 동그라미가 점을 먹는다는 그림이 나이와 상관없이 통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게임을 켜 보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화면은 컬러로 바뀌었고 기기는 손바닥 안에 들어오지만, 하는 일은 사십 년 전과 똑같습니다. 점을 먹고, 유령을 피하고, 큰 점을 먹고 반격합니다. 좋은 규칙 하나가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이만큼 잘 보여 주는 게임도 드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