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클레스
디즈니 헤라클레스 (Disney S Hercules) · 1997 · Virgin Intera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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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 시절 디즈니 판권 게임 중에는 유독 눈에 띄는 구간이 있습니다. 옆으로 걸어가며 싸우는 평범한 액션이 계속되다가, 갑자기 화면이 뒤로 물러나며 주인공이 앞을 향해 달려가는 구간으로 바뀝니다. 여기서는 적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앞에서 날아오는 것들을 좌우로 피하며 계속 달려야 합니다. 2D 액션 안에 갑자기 다른 장르가 끼어드는 이 구성이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부분입니다.
헤라클레스(Disney's Hercules)는 1997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바탕으로 만든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주인공 헤라클레스가 검을 들고 옆으로 이동하며 신화 속 괴물들을 상대합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검 휘두르기가 기본이고, 여기에 신들이 내려 주는 임시 능력이 얹힙니다. 미리 만들어 둔 3D 그래픽을 2D 화면에 얹은 방식이라, 같은 시기 도트로만 그린 액션들보다 캐릭터가 도톰하고 입체적으로 보입니다.
검과 신들의 선물
기본 무기는 검입니다. 버튼을 누르면 앞을 베고, 점프 중에도 휘두를 수 있습니다. 리치가 짧은 편이라 적에게 바짝 붙어야 하고, 그만큼 반격당하기 쉽습니다. 이 게임의 기본 리듬은 한 대 때리고 빠지기입니다. 연타로 밀어붙이려 하면 대개 손해를 봅니다.
여기에 신들의 선물이라 부르는 임시 강화가 붙습니다. 번개를 두른 검, 불덩이를 날리는 검, 충격파가 나가는 검 같은 것들인데, 모두 시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아껴 두려다 그냥 잃는 경우가 많으니, 얻었을 때 눈앞의 적을 정리하는 데 쓰는 편이 실속 있습니다. 특히 리치가 늘어나는 종류는 근접 공격의 약점을 잠깐 덮어 주므로, 적이 몰린 구간을 만나면 바로 써 버리는 것이 좋습니다.
열 개의 스테이지와 달리기 구간
전체는 열 개의 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고, 그중 세 개가 앞서 말한 달리기 구간입니다. 나머지는 옆으로 진행하며 적을 처리하고 발판을 넘는 일반적인 액션 스테이지입니다. 애니메이션에 나온 장면들을 순서대로 따라가는 구성이라,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다음에 무엇이 나올지 어렴풋이 짐작하며 진행하게 됩니다.
달리기 구간은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좌우 세 갈래 정도의 길 위에서 앞에서 다가오는 장애물을 피하는 것이 전부고, 싸움이 없습니다. 대신 속도가 빨라 눈으로 보고 반응하기에는 늦는 구간이 있어, 몇 번 죽으며 배치를 외우는 방식이 됩니다. 액션 실력과는 별개의 감각을 요구해서, 여기서 유독 오래 붙잡히는 사람이 있습니다.
난이도는 세 단계 중에 고를 수 있습니다. 낮은 단계에서는 맞을 수 있는 횟수와 잔기가 넉넉해 진행 자체는 무난하고, 높은 단계로 올리면 적 배치를 외우지 않고는 넘기 어려운 구간이 나옵니다. 처음이라면 가장 낮은 단계로 한 바퀴 돌아 스테이지 구성을 익힌 뒤 올리는 순서를 권합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지점
첫 번째 벽은 검의 짧은 리치입니다. 원거리 공격 없이 시작하기 때문에, 화면 밖에서 날아오는 것이나 위에서 떨어지는 적을 처리할 수단이 마땅치 않습니다. 무리하게 다가가기보다 적이 사거리 안에 들어오는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편이 안전합니다.
두 번째는 발판 구간의 착지입니다. 캐릭터가 제법 무겁게 움직여서 공중에서 방향을 크게 바꾸기 어렵습니다. 뛰기 전에 착지할 지점을 정해 두고 뛰어야 하고, 이동하면서 반사적으로 뛰면 자주 떨어집니다.
세 번째는 달리기 구간의 반복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배치가 몇 군데 있어서, 한 번에 통과하려 들면 답답합니다. 죽는 지점을 기억해 두고 그 자리만 미리 대비하는 식으로 접근하면 훨씬 빨리 넘어갑니다.
그 시절 판권 게임의 자리
1990년대 후반은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나올 때마다 게임이 따라 나오던 시기였습니다. 이 작품은 슈퍼패미컴과 메가드라이브 시절 손으로 그린 디즈니 액션들이 32비트 기기로 넘어오던 과도기에 놓입니다. 미리 만든 3D 그래픽으로 캐릭터를 뽑아내는 방식이 유행하던 때라, 겉모습은 확실히 이전 세대와 다릅니다. 다만 게임의 뼈대 자체는 여전히 2D 횡스크롤 액션이어서, 새 하드웨어의 힘을 그래픽에만 썼다는 평가도 함께 따라다녔습니다.
한국에서는 애니메이션 헤라클레스가 극장과 비디오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캐릭터를 아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게임 자체는 대여점이나 복사 시디를 통해 접하는 경우가 흔했고, 화려한 그림에 비해 난이도가 만만치 않아 앞부분만 여러 번 반복하다 만 기억을 가진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