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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핑 마피

호핑 마피 (Hopping Mappy) · 1986 · Nam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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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코의 마피는 도둑고양이들 사이에서 물건을 되찾는 생쥐 경찰 이야기입니다. 그 게임의 핵심은 트램펄린이었습니다. 층과 층 사이를 튕겨 오르내리면서 위험을 피하는 그 감각이 인기를 끌었는데, 몇 년 뒤 나온 후속작은 아예 트램펄린을 없애 버렸습니다. 대신 주인공이 계속 통통 튀게 만들었습니다. 서 있질 못하는 주인공이라는 발상이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호핑 마피(Hopping Mappy)는 남코가 1986년에 내놓은 아케이드 액션 게임으로, 1983년 마피의 후속작입니다. 주인공 생쥐 경찰은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위아래로 튀어 오르고, 플레이어는 그 리듬 위에서 좌우 이동과 점프 높이를 조절하며 화면 안의 물건을 모읍니다. 고양이들에게 닿지 않고 목표를 다 챙기면 다음 판으로 넘어갑니다.

호핑 마피 플랫폼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6)

튀는 주인공을 다룬다는 것

보통 액션 게임에서 점프는 내가 누를 때 일어납니다. 이 게임에서는 점프가 기본 상태이고, 내가 조절하는 것은 언제 뛸지가 아니라 얼마나 높이 뛸지와 어디로 갈지입니다. 이 차이가 조작 감각을 완전히 바꿔 놓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답답합니다. 위험한 것이 다가올 때 그 자리에 멈춰 서서 기다릴 수가 없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몸은 계속 떠오르고 내려오기를 반복하므로, 회피는 멈춤이 아니라 다음 착지 지점을 어디로 잡느냐의 문제가 됩니다. 이걸 받아들이고 나면 게임이 갑자기 읽히기 시작합니다.

핵심 요령은 한 박자 앞을 보는 것입니다. 지금 내가 어디 있느냐가 아니라 다음에 어디에 떨어질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지금 서 있는 자리를 피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내려앉을 때 그 자리에 고양이가 있을지를 계산하는 것입니다.

호핑 마피 플랫폼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86)

한 판의 흐름

한 판은 화면 하나로 이루어집니다. 여러 층으로 나뉜 무대 위에 모아야 할 물건들이 흩어져 있고, 고양이들이 돌아다닙니다. 물건을 전부 챙기면 그 판이 끝나고 다음 무대로 넘어갑니다. 시간 제한도 있어서 한자리에서 우물쭈물할 여유는 없습니다.

전작 마피의 문과 트램펄린이 사라진 자리를 튀어 오르는 이동이 채웠습니다. 전작에서는 문을 여닫아 고양이를 밀쳐 내는 반격 수단이 있었지만, 이 게임은 회피 쪽에 훨씬 무게가 실려 있습니다. 그래서 성격이 상당히 다르고, 전작을 좋아하던 사람이 이 게임을 낯설어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처음 하면 막히는 곳

가장 흔한 실수는 물건을 눈에 보이는 순서대로 줍는 것입니다. 튀는 이동은 방향을 급하게 바꾸기 어려우므로,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시간만 쓰고 고양이가 몰려듭니다. 판이 시작되면 잠깐 화면 전체를 훑고 한 방향으로 쓸어 담는 동선을 정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층을 오르내릴 때가 제일 위험합니다. 높이를 바꾸는 동안은 좌우 조절 폭이 좁아지고, 착지 순간에 고양이와 겹치면 그대로 당합니다. 층을 옮길 때는 목적지 쪽 층이 비어 있는지 먼저 확인하고 움직이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구석도 함정입니다. 화면 끝으로 몰리면 튀는 특성상 빠져나오는 데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고양이가 길을 막습니다. 되도록 화면 가운데 부근을 지나다니면서 좌우 어느 쪽으로든 도망갈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남코의 후속작 만들기

1980년대 중반 남코는 팩맨, 갤러가, 마피 같은 자기네 히트작에 새로운 규칙 하나를 얹어 후속작을 내는 방식을 자주 썼습니다. 원작의 껍데기를 유지하되 조작의 핵심을 바꿔 버리는 식입니다. 이 게임은 그중에서도 변화의 폭이 큰 편에 속합니다.

그런 시도는 성공률이 반반이었습니다. 원작을 좋아하던 사람에게는 손맛이 달라져서 낯설고, 새로 들어온 사람에게는 진입 장벽이 됩니다. 이 게임도 전작만큼의 인기는 얻지 못했고, 그 결과 마피 시리즈는 이 뒤로 아케이드에서 크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국내에서 마피라는 이름은 오락실보다 동네 문방구 앞 기계나 이후의 가정용 이식판으로 알려진 쪽이 큽니다. 후속작인 이 게임은 그보다 훨씬 덜 깔렸고, 봤다는 사람도 드뭅니다.

지금 해 보면 오히려 이 어색한 조작이 개성으로 다가옵니다. 마음대로 멈출 수 없다는 제약 하나로 익숙한 장르가 전혀 다른 게임이 되는 걸 보여 주는 사례라, 짧게 몇 판만 해 봐도 무엇을 노렸는지가 분명히 전해집니다. 설치 없이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전작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면 재미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