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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1 World Grand Prix

F-1 World Grand Prix (F 1 World Grand Prix Europe En Fr de 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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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화면에 담은 포뮬러 원

포뮬러 원 경주는 텔레비전으로 볼 때도 정보가 많은 경기입니다. 순위와 랩 타임, 타이어 상태, 피트 작업까지 여러 가지가 동시에 돌아갑니다. 그걸 게임보이 컬러 화면에 담으려면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덜어낼지 정해야 합니다. 이 게임은 그 선택의 결과물입니다.

집에 있는 거치형 기기용 경주 게임처럼 화려한 화면을 기대하면 곤란합니다. 대신 이 작품은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한 경기씩 치를 수 있다는 점을 얻었습니다. 그 시절 휴대용 기기용 경주 게임이 대개 그랬듯, 규모를 줄이는 대신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는 쪽을 택했습니다.

F-1 World Grand Prix 레이싱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컬러

어떤 게임인가

F-1 World Grand Prix는 게임보이 컬러로 나온 포뮬러 원 경주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경주차를 몰고 주어진 서킷을 정해진 바퀴 수만큼 돌며, 다른 차들보다 앞서 들어오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한 경기만 하는 방식과, 여러 경기를 이어 달리며 점수를 쌓는 방식이 있습니다.

조작은 십자키로 좌우 방향을 잡고 버튼으로 가속과 감속을 합니다. 간단해 보이지만 이 장르는 조작 개수가 적은 것과 쉬운 것이 다릅니다. 코너마다 들어가는 속도와 나오는 시점이 랩 타임을 결정하기 때문에, 같은 버튼을 언제 누르고 언제 떼느냐가 실력의 전부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F-1 World Grand Prix 레이싱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컬러

브레이크를 쓸 줄 알아야 빨라진다

경주 게임을 처음 하는 사람은 거의 예외 없이 가속 버튼만 붙들고 있습니다. 그러면 직선에서는 빠른데 코너마다 밖으로 밀려나 시간을 다 까먹습니다. 이 장르에서 실력이 느는 첫 순간은 브레이크를 쓰기 시작할 때입니다.

기본 요령은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속도를 줄이고, 코너 안쪽을 향해 방향을 잡은 뒤, 코너를 빠져나가는 지점부터 다시 가속을 거는 것입니다. 코너 안에서 급하게 감속하면 차가 흔들리고, 나오면서 가속이 늦으면 다음 직선 내내 손해를 봅니다.

또 하나는 같은 서킷을 여러 번 도는 것입니다. 경주 게임은 코스를 외우는 게임입니다. 어느 코너가 얼마나 급한지, 어디가 추월이 가능한 구간인지를 몸이 기억하면 랩 타임이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처음 달리는 코스에서 잘 나오는 기록이란 없습니다.

추월할 때 조심할 것

앞차를 따라잡았다고 바로 옆으로 붙으면 대개 부딪힙니다. 부딪히면 속도가 죽고, 그러면 다시 따라잡는 데 몇 바퀴를 써야 합니다. 추월은 코너가 아니라 대개 직선에서, 그것도 앞차가 코너를 잘못 빠져나온 직후에 시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추월을 노릴 때는 조급함이 가장 큰 적입니다. 한 바퀴 뒤에 다시 기회가 온다고 생각하고 무리하지 않으면, 결과적으로 더 앞선 순위로 끝납니다. 순위를 한 계단 올리려다 벽에 박아 열 계단을 잃는 것이 이 장르의 가장 흔한 실패입니다.

휴대용 경주 게임이 가진 자리

게임보이 컬러는 화면이 작고 표현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된 기기입니다. 경주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인 앞으로 다가오는 코스 모양을 충분히 보여 주기가 어렵습니다. 이 시기 휴대용 경주 게임들은 그래서 화면 어딘가에 코스 전체 모양을 작게 띄워 주거나, 다음 코너가 어느 쪽인지 미리 알려 주는 장치를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표시를 놓치지 않고 보는 것이 이 장르를 잘하는 요령이기도 합니다.

실제 포뮬러 원을 소재로 삼은 게임은 소재 자체가 매력입니다. 텔레비전에서 보던 서킷을 직접 달려 본다는 감각이 있고, 순위를 올려 나가는 구조가 목표를 분명하게 해 줍니다. 원본 경기를 챙겨 보지 않더라도 코스를 외우고 기록을 줄이는 재미는 그대로 남습니다.

국내에서 포뮬러 원은 야구나 축구만큼 널리 보던 종목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은 경주 게임을 좋아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주로 돌았습니다. 지금 다시 해 보면 작은 화면 안에서 경주라는 종목을 어디까지 옮길 수 있는지 시험한 흔적이 남아 있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