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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M2

테트리스 디 앱솔루트 더 그랜드 마스터 2 (Tetris the Absolute the Grand Master 2) · 2000 · Ari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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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이 보이지 않는 속도

이 게임을 처음 구경하면 화면이 고장 난 줄 압니다. 블록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게 아니라, 나타나는 순간 이미 바닥에 붙어 있습니다. 낙하 속도가 한 프레임에 스무 칸을 넘어가면 사람 눈에는 낙하 과정이 아예 지워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상태에서도 초당 몇 개씩 블록을 쌓아 넘기는 사람이 실제로 있었고, 오락실 구석의 이 기계 앞에는 늘 구경꾼이 붙어 있었습니다.

더 무서운 건 그 속도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입니다. 최고 난이도에서는 여기에 더해 쌓인 블록이 서서히 지워져 보이지 않게 되는 구간까지 옵니다. 자기가 무엇을 어떻게 쌓았는지 머릿속으로만 기억한 채 계속 넣어야 합니다.

TGM2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2000)

어떤 게임인가

TGM2(Tetris the Absolute the Grand Master 2)는 일곱 가지 모양의 블록을 좌우로 옮기고 회전시켜 가로줄을 채우는, 우리가 아는 그 테트리스입니다. 다만 목표가 다릅니다. 오래 버티거나 점수를 많이 내는 게 아니라, 정해진 줄 수를 얼마나 빨리 지우면서 등급을 올리느냐가 전부입니다.

화면 옆에는 등급이 표시됩니다. 9급에서 시작해 1급까지 올라가고, 그다음부터 S1, S2 하는 식으로 단이 이어집니다. 끝에 있는 것이 게임 이름이 된 그랜드 마스터입니다. 이 등급은 그냥 줄만 지운다고 주는 게 아니라, 정해진 구간을 정해진 시간 안에 통과해야만 인정됩니다.

TGM2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2000)

레벨과 낙하 속도

블록이 하나 나올 때마다 레벨이 1씩, 줄을 지우면 지운 줄 수만큼 더 올라갑니다. 레벨이 오르면 낙하 속도가 빨라지는데, 100 단위마다 벽이 있어서 줄을 지우지 않으면 그 앞에서 멈춥니다. 계속 나아가려면 반드시 줄을 지워야 하는 구조입니다.

속도가 최대치에 도달한 뒤에도 게임은 계속 어려워집니다. 이번에는 블록이 바닥에 닿은 뒤 굳기까지의 여유 시간과, 다음 블록이 나오기까지의 간격이 줄어듭니다. 나중에는 블록이 바닥에 닿자마자 거의 즉시 굳기 때문에, 나타나기 전에 어디로 보낼지 이미 정해 두고 손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블록이 굳기 직전에 좌우로 밀어 넣거나 회전시켜 자리를 바꾸는 조작이 이 게임의 기본기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내려보내는 게 아니라, 바닥에 붙은 블록을 옆으로 미끄러뜨려 원하는 구멍에 꽂아 넣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마스터와 데스

기본 모드가 마스터, 그리고 처음부터 최고 속도로 시작하는 별도 모드가 있습니다. 후자는 첫 블록부터 낙하 과정이 보이지 않고, 구간마다 제한 시간이 붙어 있어서 조금만 머뭇거려도 그대로 끝납니다.

전작에서는 마지막까지 가면 그랜드 마스터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 작품은 여기에 조건을 더 걸어 두었습니다. 중간중간의 관문을 모두 시간 안에 통과하고 마지막까지 실수 없이 가야만 최고 등급이 나옵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서 그랜드 마스터를 받은 사람의 이름이 오랫동안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전과 뒷이야기

이 작품에는 둘이 나란히 앉아 겨루는 대전 모드가 들어 있습니다. 줄을 여러 개 한 번에 지우면 상대 화면 아래로 지저분한 줄이 밀려 올라가는 방식이라, 속도만 빠른 사람보다 4줄 지우기를 안정적으로 붙이는 사람이 유리합니다.

제작사인 아리카는 원래 격투 게임을 만들던 팀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에는 대전 게임 특유의 프레임 감각이 배어 있고, 입력을 받아들이는 타이밍이 아주 촘촘하게 짜여 있습니다. 나중에 나온 개정판에서는 등급 체계와 연출이 한 번 더 손질되어, 지금도 이 시리즈를 파고드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 작품이 기준점으로 이야기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