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트 1000 마일스 랠리
그레이트 1000 마일스 랠리 (1000 miglia: Great 1000 Miles Rally 940718) · 1994 · Kane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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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 밀리아를 오락실로 옮겨 놓은 코스
이 게임의 바탕은 이탈리아에서 실제로 열리던 공도 내구 레이스 밀레 밀리아입니다. 브레시아를 출발해 로마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오는 1000마일짜리 대회였고, 그레이트 1000 마일스 랠리는 그 왕복 노선을 구간별로 잘라 이어 붙였습니다.
밀레 밀리아는 1920년대 후반에 시작해 1950년대 후반까지 이어진 대회입니다. 도로를 완전히 통제하지 않고 달렸던 경주라, 게임에서도 코스 위에 일반 차량이 섞여 굴러다닙니다. 화면 안에 나와 있는 것이 경쟁 상대만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시점은 위에서 비스듬히 내려다보는 쿼터뷰입니다. 화면에 보이는 도로가 짧아서 코너가 갑자기 튀어나오는데, 대신 다음 코너의 방향과 꺾이는 정도를 미리 알려 주는 표시가 깜빡입니다. 이 표시를 읽는 습관이 붙기 전까지는 거의 모든 커브에서 바깥으로 밀려 나갑니다.
핸들을 끊어 치는 조작
조작은 핸들과 버튼 두 개가 전부입니다. 스티어링이 꺾은 각도에 비례해 부드럽게 들어가지 않아서, 코너에서 핸들을 크게 한 번 감으면 차가 그대로 코스 밖으로 나갑니다. 좌우로 짧게 툭툭 끊어 치면서 뒤를 흘려 보내는 쪽이 훨씬 빠릅니다.
코너 표시가 뜨면 이미 감속을 시작했어야 합니다. 표시가 나타나는 시점이 코너 바로 앞이라, 표시를 보고 나서 액셀을 떼면 늦습니다. 몇 번 달려 보고 어느 구간에서 미리 속도를 죽여야 하는지 기억해 두는 것이 결국 기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도로에 섞인 일반 차량은 뒤에서 그대로 들이받으면 속도가 바닥까지 떨어지고, 다시 붙이는 데 몇 초가 그냥 사라집니다. 타이어 비명과 충돌음, 차종마다 따로 들어간 배기음이 속도감을 대신합니다.
차를 고르는 순간 출발지도 정해집니다
고를 수 있는 차는 열 대이고 전부 실존했던 클래식카입니다. 페라리 250 GTO와 290 MM, 250 TR, 재규어 D 타입, 메르세데스 벤츠 300 SLR과 SSKL, 알파 로메오가 이름과 생김새 그대로 들어가 있습니다.
차 선택은 취향 문제로 끝나지 않습니다. 어떤 차를 잡느냐에 따라 레이스를 시작하는 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차를 바꾸면 처음 만나는 도로도 통째로 바뀝니다. 손에 익은 차 한 대를 정해 두면 자연스럽게 코스도 같이 외우게 됩니다.
지금은 실물을 구경하기도 어려운 차들입니다. 250 GTO 같은 차를 마음대로 벽에 긁어 가며 몰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차 목록을 한 바퀴 돌아 보게 됩니다.
12개 구간과 점점 빨라지는 시계
전체는 12개 구간이고, 구간마다 60초가 걸려 있습니다. 시간 안에 다음 구간에 닿지 못하면 거기서 끝납니다. 게다가 이 시계는 통과한 구간이 늘어날수록 더 빠르게 깎여서, 초반에 벌어 둔 여유가 후반에는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쪽 구간을 얼마나 깔끔하게 붙이느냐가 전부입니다. 한 번 크게 박아 시간을 날리면 뒤에서 만회할 방법이 사실상 없습니다. 벽을 긁더라도 차를 세우지 않고 계속 굴려 보내는 쪽이 낫습니다.
2인 동시 플레이를 지원해 옆자리와 같은 구간을 나란히 달릴 수 있습니다. 뒤에 나온 후속작은 차와 코스를 늘렸지만, 끊어 치는 핸들 감각과 코너 예고 표시를 읽는 리듬은 그레이트 1000 마일스 랠리 쪽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