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라이어스 2
다라이어스 2 (Darius Ii Japan) · 1991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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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모양의 전함
다라이어스 시리즈를 처음 본 사람이 가장 먼저 놀라는 것은 보스입니다. 스테이지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기계 병기가 아니라 상어, 가오리, 게, 해마 같은 바다 생물을 금속으로 빚어 놓은 거대한 무언가입니다. 은빛 비늘이 번들거리는 몸통이 화면을 반쯤 채우고 들어올 때의 위압감은 다른 슈팅 게임에서 보기 어렵습니다.
이 기묘한 발상 하나로 다라이어스는 1980년대 슈팅 게임 사이에서 확실한 자기 자리를 잡았습니다. 후속작인 다라이어스 2 역시 그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아, 스테이지마다 다른 해양 생물 병기가 등장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다라이어스 2(Darius II)는 옆으로 흐르는 화면에서 전투기를 조종해 적을 격추하는 횡스크롤 슈팅입니다. 조작은 이동과 발사, 그리고 폭탄이 전부이고, 적이 떨어뜨리는 아이템을 먹으면 주무기와 폭탄, 방어막이 단계적으로 강해집니다.
이 시리즈의 핵심은 스테이지가 일직선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 스테이지를 끝낼 때마다 갈림길이 나타나 위쪽 경로와 아래쪽 경로 중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선택이 쌓이면서 전체 진행은 나뭇가지처럼 갈라지고, 어느 길을 탔느냐에 따라 만나는 스테이지도 보스도 엔딩도 달라집니다. 한 번 클리어했다고 다 본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 다시 하게 만드는 힘이 강합니다.
무기를 키우는 흐름
주무기는 처음에 힘없는 단발이지만, 붉은 아이템을 모으면 여러 갈래로 퍼지는 레이저로 바뀝니다. 녹색 아이템은 아래로 떨어지는 폭탄을 강화하고, 파란 아이템은 기체를 감싸는 방어막을 만들어 줍니다. 이 세 계열을 어떻게 섞어 키우느냐가 그 판의 성패를 가릅니다.
초보자가 가장 크게 손해 보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한 번 죽으면 강화가 상당 부분 날아가고, 약해진 상태로 다음 적을 상대해야 하니 또 죽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처음 몇 스테이지에서 아이템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챙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안전한 초반에 방어막을 두껍게 쌓아 두면 뒤에서 한두 번 실수해도 버틸 수 있습니다.
보스를 상대하는 법
다라이어스의 보스전은 몸통이 커서 피할 공간이 좁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보스는 화면 오른쪽을 크게 차지하고, 입이나 꼬리에서 탄을 뿜습니다. 무작정 앞으로 붙어 화력을 쏟아붓기보다는, 안전한 각도를 하나 찾아서 그 자리를 지키는 편이 낫습니다. 많은 보스가 특정 높이에서는 공격이 닿지 않는 사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 하나 기억할 것은 폭탄입니다. 아래로 떨어지는 폭탄은 정면 화력보다 눈에 덜 띄지만, 몸통이 큰 보스에게는 꾸준히 누적 피해를 줍니다. 주무기만 강화하고 폭탄을 방치하면 보스전이 길어지고, 길어질수록 피격 확률이 올라갑니다.
갈림길을 고르는 재미
어느 길로 갈지 정하는 순간은 이 게임에서 가장 즐거운 부분입니다. 위쪽은 대체로 무난하고 아래쪽은 험한 식으로 갈리는데, 험한 길일수록 점수가 잘 나오고 보상도 큽니다. 자기 실력에 맞춰 경로를 설계하는 감각이 생기면, 같은 게임을 여러 번 하는 이유가 저절로 생깁니다.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무리하지 말고 순한 경로를 골라 끝까지 가 보는 것을 권합니다. 전체 지도를 한 번 훑고 나면 어느 지점에서 어떤 보스가 나오는지 감이 잡히고, 그때부터 험한 경로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위치
다라이어스 2는 오락실에서 여러 화면을 이어 붙인 초대형 기기로 처음 선보인 작품입니다. 넓은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 보스라는 연출은 그 형태에서 나온 것이고, 좁은 가정용 화면으로 옮기면서 구성을 다시 짜야 했습니다. 메가드라이브판은 그 조정을 거친 결과물로, 원판의 갈림길 구조와 보스들을 살리면서 한 화면에 맞게 다듬었습니다.
같은 시기 횡스크롤 슈팅으로는 그라디우스나 R타입이 더 유명하지만, 다라이어스는 방향이 다릅니다. 그라디우스가 무기 선택의 전략을 앞세우고 R타입이 정밀한 배치 암기를 요구한다면, 다라이어스는 경로 선택과 압도적인 보스 연출로 승부합니다.
난이도는 만만치 않지만, 초반 몇 스테이지만 넘겨도 이 게임이 무엇을 보여 주려는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배경음악이 유난히 인상적인 시리즈이기도 해서, 소리를 켜고 하는 편을 권합니다.
무엇보다 스테이지 끝에서 거대한 물고기 병기가 화면을 밀고 들어오는 그 장면은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 한 장면 때문에 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