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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키콩 오락실판

동키콩 (Donkey Kong Us SET 1 With Hard Kit) · 1981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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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오가 배관공이 아니던 시절

화면 맨 위에 커다란 고릴라가 여자를 붙잡고 서 있고, 아래에서 빨간 모자를 쓴 작은 남자가 올라갑니다. 이 남자의 당시 이름은 마리오가 아니라 점프맨이었습니다. 직업도 배관공이 아니라 목수였고, 구하러 가는 상대도 피치 공주가 아니라 폴린이라는 여자친구였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캐릭터가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이름도 직업도 나중에 바뀌었지만, 뛰어서 장애물을 넘는다는 그 한 가지 동작만은 40년 넘게 그대로 남았습니다.

동키콩 오락실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81)

어떤 게임인가

동키콩(Donkey Kong)은 화면 위쪽의 고릴라가 던지는 물건을 피하며 철골 구조물을 기어올라 꼭대기에 닿는 게임입니다. 조작은 좌우 이동과 사다리 오르내리기, 그리고 점프뿐입니다.

당시 오락실은 총을 쏘거나 미로를 도는 게임이 주류였는데, 이 게임은 뛰어넘는다는 동작 하나로 승부를 봤습니다. 지금은 너무 당연해 보이는 그 발상이 이 게임에서 처음 상품으로 자리를 잡았고, 이후 플랫폼 장르 전체가 여기서 갈라져 나왔습니다.

네 개의 화면

스테이지는 네 종류가 돌아가며 나옵니다. 첫 화면은 비스듬히 어긋난 철골 위로 드럼통이 굴러 내려오는 곳입니다. 통은 굴러오다가 사다리로 내려오기도 해서, 사다리를 탈 때 위를 살펴야 합니다. 망치를 잡으면 잠깐 동안 통을 부술 수 있는데, 대신 망치를 든 동안에는 사다리를 못 탑니다.

두 번째는 시멘트 공장입니다. 컨베이어 벨트가 발밑을 밀어내고, 통이 벨트를 타고 흘러다니며, 위쪽 대야에서 불덩이가 튀어나옵니다. 세 번째는 엘리베이터 화면으로, 오르내리는 발판을 갈아타며 튀어 오르는 용수철을 피해야 합니다. 용수철이 화면 오른쪽 끝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지점이 특히 까다롭습니다.

네 번째는 리벳 화면입니다. 바닥에 박힌 리벳 여덟 개를 모두 밟아 빼면 발판이 무너지며 동키콩이 떨어집니다. 이 화면을 끝내면 폴린과 만나는 장면이 나오고, 다시 첫 화면부터 더 빠르게 반복됩니다.

점수를 노리는 사람들

동키콩은 점수 경쟁으로 유명해진 게임이기도 합니다. 위에 있는 보너스 시간이 계속 줄어들고 남은 만큼 점수가 되므로, 안전한 길로 돌아가면 점수가 깎입니다. 반대로 통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넘으면 추가 점수가 붙어서, 잘하는 사람일수록 위험한 쪽으로 몸을 붙입니다.

이 게임은 프로그램 구조상 도달할 수 없는 지점이 있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일정 화면 이상으로 넘어가면 보너스 시간이 비정상적으로 짧게 주어져 아무리 잘해도 통과가 불가능해집니다. 그 벽까지 가는 것이 최고 기록의 기준이 되면서, 세계 기록 경쟁이 다큐멘터리로까지 만들어질 만큼 화제가 됐습니다.

두 캐릭터의 출발점

이 게임은 마리오뿐 아니라 동키콩이라는 캐릭터도 낳았습니다. 여기서는 사람을 납치하는 악역인데, 나중에 시리즈가 이어지면서 주인공 자리로 옮겨 갑니다. 바로 다음 작품에서는 아예 갇힌 동키콩을 그 아들이 구하러 가는 구도로 뒤집혔습니다.

지금 해 보면 화면 네 개짜리 짧은 게임입니다. 그런데 통이 굴러오는 사이로 뛰어들어 사다리를 잡고 한 층 올라가는 그 긴장이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점프 한 번에 목숨이 걸리는 게임의 원형이 어떤 모양이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