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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탄 사가 2 PC엔진판

라스탄 사가 2 (Rastan Saga Ii Japan) · 1990 · Ta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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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한 자루로 나아가는 전사

1980년대 후반 오락실에는 근육질 전사가 검을 휘두르며 나아가는 액션 게임들이 한 무리 있었습니다. 총이 아니라 검, 우주가 아니라 괴물과 마법의 땅. 이 시리즈는 그런 분위기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였습니다.

검을 휘두르는 동작이 크고 묵직해서, 한 번 휘두르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언제 휘두를지 정하는 게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연타로 밀어붙이는 게임이 아니라 한 번의 휘두름을 어디에 쓸지 재는 게임입니다.

라스탄 사가 2 PC엔진판 플랫폼 게임 화면 1 - PC엔진 (1990)

어떤 게임인가

라스탄 사가 2(Rastan Saga II)는 검을 든 전사가 괴물이 들끓는 땅을 지나 나아가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오락실 기판으로 나온 작품을 PC엔진으로 옮긴 판본입니다.

한 판의 흐름은 명확합니다. 오른쪽으로 나아가며 달려드는 적을 베고, 구덩이와 함정을 점프로 넘고, 스테이지 끝에서 거대한 보스와 맞섭니다. 앞선 작품이 밧줄을 타고 오르내리는 구성이 많았다면, 이쪽은 좀 더 곧게 이어지는 진행에 가깝습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공격이 전부입니다. 서서 베기와 앉아서 베기, 점프하며 베기가 각각 다른 판정을 갖고 있어서, 적의 키와 위치에 맞춰 골라 써야 합니다.

라스탄 사가 2 PC엔진판 플랫폼 게임 화면 2 - PC엔진 (1990)

무기와 아이템

적을 쓰러뜨리면 아이템이 나옵니다. 다른 무기로 바꿔 주는 것, 잠깐 능력을 올려 주는 것, 체력을 채워 주는 것이 있습니다. 무기마다 사거리와 휘두르는 속도가 확실히 달라서, 어떤 무기를 들고 있느냐로 대응 방법이 바뀝니다.

긴 무기는 멀리서 안전하게 벨 수 있어 좋지만 휘두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짧고 빠른 무기는 붙어야 하는 대신 연달아 벨 수 있습니다. 보스전을 앞두고 어떤 무기로 들어갈지 고민하게 되는 게 이 게임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초반부터 적이 제법 사납게 들어옵니다. 화면 끝에서 나타나 곧바로 달려드는 적이 많아서, 앞으로 걸어가면서 화면 오른쪽 끝을 계속 살펴야 합니다. 무작정 달리면 등장하는 적과 그대로 부딪힙니다.

날아다니는 적이 특히 성가십니다. 위아래로 흔들리며 다가와서 서 있는 자리에서는 검이 안 닿고, 점프해서 베려다 다른 것에 맞습니다. 이런 적은 지나가기를 기다렸다가 뒤에서 처리하거나, 아예 앉아서 통과시키는 게 낫습니다.

구덩이 위를 뛰어 넘는 구간에서는 적이 밀치는 판정이 무섭습니다. 공중에서 맞으면 궤적이 흐트러져 그대로 떨어집니다. 뛰기 전에 앞쪽 적을 먼저 정리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보스전

보스는 대부분 화면을 크게 차지하고 정해진 순서로 공격합니다. 처음 만나면 대응할 방법이 안 보이지만, 몇 번 보고 나면 공격과 공격 사이에 검을 넣을 수 있는 짧은 틈이 보입니다.

욕심을 내서 한 번 더 베려다 맞는 게 가장 흔한 실패입니다. 한 대 넣고 물러서기를 반복하면 시간은 걸려도 확실히 이깁니다. 체력이 얼마 안 남았다면 아예 거리를 두고 기다리다 확실한 순간에만 들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시리즈와 그 시절

앞선 작품이 오락실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은 뒤에 나온 속편입니다. 그림은 확실히 화려해졌고 캐릭터도 커졌지만, 진행 방식이 단순해져서 앞 작품의 탐색하는 맛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같은 시기 검을 든 전사를 다룬 액션 게임들이 여럿 나왔고, 그중에서 이 시리즈는 배경의 분위기와 캐릭터 그림으로 자기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어두운 하늘과 폐허, 기괴한 괴물들이 이어지는 화면은 밝고 귀여운 게임들 사이에서 확실히 구분됐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도 이런 검 액션은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총 쏘는 게임과 때리는 게임 사이에서, 검을 크게 휘둘러 적을 반으로 가르는 그 손맛을 찾아 앉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음악도 이 시리즈의 인상을 만드는 데 한몫했습니다. 웅장하면서도 조금 쓸쓸한 곡이 스테이지마다 깔려서, 혼자 걸어 나가는 전사의 그림과 잘 어울렸습니다. 화면을 보지 않고 소리만 들어도 이 게임인 줄 아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