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
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 (Layton Kyouju to Akuma no Hako Japan) · 2007 · Level-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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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마지막 편지
"엘리시안 박스를 손에 넣었네. 열면 죽는다는 그 상자 말일세." 스승 슈레이더 박사가 보낸 편지를 받고 레이튼 교수가 그의 집에 도착했을 때, 박사는 이미 숨을 거둔 뒤였고 상자는 사라져 있었습니다. 방에 남은 단서는 몰렌토리 익스프레스라는 야간열차의 티켓 한 장뿐입니다.
시리즈에서 가장 음산한 도입입니다. 열면 죽는 상자라는 소문, 그 소문을 믿는 사람과 비웃는 사람, 그리고 그 사이에서 흔들리는 승객들.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짐작하기 어렵게 만들어 놓은 첫 삼십 분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레이튼 교수와 악마의 상자(Layton Kyouju to Akuma no Hako)는 레벨파이브가 만든 퍼즐 어드벤처이자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입니다. 고고학자 레이튼 교수와 조수 루크가 사건을 쫓는 동안, 마주치는 사람마다 문제를 내고 그것을 푸는 것이 곧 진행입니다.
조작은 전부 터치입니다. 마을 풍경을 눌러 조사하고, 이동할 곳을 고르고, 문제가 나오면 아래 화면에 답을 씁니다. 문제 유형은 성냥개비 옮기기, 무게 저울, 미로, 도형 자르기, 수 세기, 함정이 숨은 말장난까지 폭이 넓습니다. 정답을 맞히면 픽카라트가 쌓이고, 틀리면 받을 수 있는 점수가 깎이기 때문에 성급하게 찍기보다 종이에 그려 가며 푸는 편이 좋습니다.
열차에서 마을로
무대는 열차 안에서 시작해 종착역 너머의 마을들로 넓어집니다. 전편이 한 마을에 머물렀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장소가 여러 번 바뀌고, 그때마다 분위기가 확 달라집니다. 활기찬 시장통이 있는가 하면 안개에 잠긴 조용한 마을도 있습니다.
각 장소에는 그곳 사람들만의 사정이 있고, 그 사정이 상자를 둘러싼 큰 줄기와 맞물립니다. 곁길처럼 보이던 대화가 후반에 가서 의미를 갖는 짜임새라, 사람들 말을 흘려듣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힌트와 수집
막히면 힌트 코인을 써서 단계별 힌트를 열 수 있습니다. 코인은 배경을 여기저기 눌러 보면 숨어 있는 것을 주울 수 있어서, 새 장소에 도착하면 화면을 훑는 것이 습관이 됩니다.
본편 문제 말고도 모아서 완성하는 곁가지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조건을 채울 때마다 보상 문제가 열리고, 놓친 문제들은 나중에 한곳에 모여 다시 풀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다 본 뒤 남은 문제를 채우러 돌아오는 사람이 많습니다.
남는 것
수채화풍 배경과 애니메이션 컷, 아코디언이 이끄는 음악이 만드는 분위기는 이 시리즈 특유의 것입니다. 문제 하나하나는 짧지만 그 사이사이에 놓인 장면들이 촘촘해서, 퍼즐집이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를 읽은 느낌이 남습니다.
마지막에 상자의 정체가 밝혀지는 대목은 시리즈 전체에서도 자주 언급됩니다. 전편을 하지 않았어도 충분히 따라갈 수 있지만, 순서대로 보면 인물들 사이의 감정이 훨씬 진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