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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계촌 (GBA)

슈퍼 고스트 앤 고블린 (Super Ghouls N Ghosts U mode7) · 2002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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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 맞으면 끝나는 기사

이 게임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장면이 있습니다. 갑옷을 입은 기사가 한 대 맞으면 갑옷이 산산조각 나고 속옷 차림이 되어 달립니다. 그리고 한 대만 더 맞으면 뼈만 남기고 사라집니다. 이 잔인할 만큼 단순한 규칙이 이 시리즈를 어렵기로 유명한 게임의 대명사로 만들었습니다.

어렵다는 말로는 부족합니다. 처음 하면 첫 스테이지 절반도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런데 묘하게도 화가 나서 그만두게 되지는 않습니다. 죽는 이유가 늘 명확하기 때문입니다. 저기서 저렇게 뛰면 안 됐다는 것을 플레이어 스스로 알기에, 다시 한 번 하게 됩니다.

마계촌 (GBA) 플랫폼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어떤 게임인가

마계촌(Super Ghouls 'n Ghosts)은 기사가 되어 좀비와 악령이 들끓는 지대를 가로지르는 횡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무기를 던져 적을 물리치고, 발판을 뛰어넘고,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넘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조작은 이동과 점프, 그리고 무기 발사가 전부입니다. 그런데 그 단순한 조작에 이 시리즈의 악명이 걸려 있습니다. 한 번 뛰면 공중에서 방향을 바꿀 수 없다는 점입니다. 뛰는 순간 착지 지점이 결정되고, 그 사이에 적이 나타나도 손을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점프 한 번 한 번이 도박이 아니라 계산이어야 합니다. 다만 이 작품에서는 공중에서 한 번 더 뛰는 동작이 들어가, 이전 작품보다는 대처할 여지가 생겼습니다.

마계촌 (GBA) 플랫폼 게임 화면 2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2)

무기를 고르는 것이 실력입니다

진행하다 보면 여러 무기를 주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좋은 무기와 나쁜 무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무기와 맞지 않는 무기가 있을 뿐입니다. 직선으로 빠르게 나가는 것,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것, 사거리가 짧은 대신 위력이 있는 것 등 성질이 제각각입니다.

문제는 무기를 주우면 자동으로 바뀐다는 점입니다. 잘 쓰던 무기로 순조롭게 가다가 실수로 다른 무기를 밟아 곤란해지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그래서 숙련된 플레이어는 바닥에 떨어진 무기를 일부러 피해 다닙니다. 무엇을 줍느냐보다 무엇을 줍지 않느냐가 더 중요한 게임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넘어야 할 벽

첫 번째 벽은 점프입니다. 공중에서 방향을 못 바꾼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아도 손은 습관대로 움직입니다. 다른 액션 게임에서 하던 대로 뛰어 놓고 공중에서 방향키를 꺾다가 구덩이로 떨어지는 일이 계속 반복됩니다. 뛰기 전에 착지 지점을 먼저 정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첫 관문입니다.

두 번째 벽은 적의 등장 방식입니다. 이 게임의 적은 정해진 위치에서 정해진 타이밍에 나옵니다. 처음 보면 불합리하게 느껴지지만, 두 번째부터는 미리 알고 대응할 수 있습니다. 즉 이 게임은 반사신경보다 기억력의 게임에 가깝습니다. 죽었을 때 화를 내기보다 방금 무엇이 어디서 나왔는지를 외워 두는 쪽이 훨씬 빨리 늡니다.

세 번째 벽은 뒤로 밀리는 피격 판정입니다. 맞으면 뒤로 밀리는데, 좁은 발판 위에서 맞으면 그대로 떨어집니다. 그래서 위험한 구간에서는 벽을 등지고 싸우는 위치 선정이 중요합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자리

마계촌 시리즈는 오락실에서 시작해 가정용으로 이어지며 꾸준히 이름을 알렸습니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도 완성도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편으로, 이전 작보다 표현이 화려해지고 조작의 답답함도 일부 덜어 냈습니다. 그러면서도 시리즈 특유의 가혹함은 그대로 남겨 두었습니다.

국내에서도 마계촌이라는 이름은 널리 통했습니다. 어렵다는 평판이 먼저 퍼져서, 오락실에서 이 기판 앞에 오래 앉아 있는 사람은 그 자체로 구경거리가 되곤 했습니다. 잘하는 사람 뒤에 사람이 모여드는 게임이었습니다.

지금 해 보면

요즘 게임의 친절함에 익숙하다면 처음에는 당황스러울 수 있습니다. 안내도 없고, 실수를 봐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규칙이 일관되고 죽는 이유가 분명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정직한 게임입니다.

한 구간을 넘겼을 때의 성취감이 유난히 큽니다. 운이 아니라 정확히 자기가 익힌 만큼 나아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어려운 게임을 붙잡고 늘어지는 재미를 아는 분이라면 지금 해도 충분히 통하는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