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폴리 메가드라이브판
모노폴리 (Monopoly USA) · 1992 · Parker Broth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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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 두 개로 갈리는 운명
보드 위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어떤 사람은 목 좋은 자리를 싹 쓸어 담고, 어떤 사람은 남의 땅만 밟다가 빈털터리가 됩니다. 이 게임의 잔인함은 그 차이가 대부분 주사위에서 시작된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진짜 승부는 그 운을 어떻게 굴리느냐에서 갈립니다.
한국에서는 부루마불이라는 이름의 보드게임으로 이 방식이 널리 알려졌습니다. 땅을 사고 건물을 세우고 통행료를 받는 그 구조의 원형이 바로 이 게임입니다.
보드게임을 화면 안으로
모노폴리(Monopoly)는 보드를 돌며 부동산을 사들이고, 그 위에 집과 호텔을 지어 다른 참가자에게서 임대료를 걷는 보드게임입니다. 상대를 모두 파산시키면 승리합니다.
이 이식판의 장점은 명확합니다. 지폐를 셀 필요도, 계산이 맞는지 다툴 필요도 없습니다. 임대료는 자동으로 정산되고, 저당을 잡거나 건물을 짓는 절차도 화면에서 몇 번 누르면 끝납니다. 혼자서도 컴퓨터 상대와 언제든 판을 벌일 수 있다는 점이 실물 보드와 가장 크게 다른 점입니다.
독점이라는 이름값
이 게임의 이름은 '독점'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단어가 규칙의 전부를 설명합니다. 같은 색깔 구역의 땅을 전부 모아야만 건물을 지을 수 있고, 건물이 없는 땅의 임대료는 사실상 무시할 만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게임의 중반은 거래의 시간이 됩니다. 색을 완성하려면 남이 가진 땅 한 장이 반드시 필요해지고, 그 한 장의 값이 원래 가격의 몇 배로 뛰어오릅니다. 무엇을 내주고 무엇을 받을지 협상하는 이 구간이 모노폴리의 진짜 심장입니다.
감옥과 확률의 자리
보드에는 감옥이 있습니다. 초반에는 갇히는 것이 손해입니다. 땅을 살 기회를 잃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후반, 보드 곳곳에 상대의 호텔이 들어선 상황에서는 감옥이 가장 안전한 자리가 됩니다. 움직이지 않으면 임대료를 낼 일도 없기 때문입니다.
찬스와 공동 기금 칸도 판을 뒤집는 요소입니다. 갑자기 목돈이 들어오기도 하고, 보유한 건물 수만큼 수리비를 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물을 많이 지어 둔 사람일수록 이 칸이 무섭습니다.
이기는 사람들의 습관
첫째, 현금을 완전히 비우지 않는 것입니다. 땅을 사들이는 데 다 써 버리면 다음 턴에 상대 호텔을 밟는 순간 저당을 잡아야 하고, 그때부터 무너집니다.
둘째, 거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아무도 색을 완성하지 못한 채 게임이 늘어지면 결국 주사위 운으로 끝납니다. 손해 보는 듯한 거래라도 내가 완성할 색이 상대보다 유리한 위치라면 받아들일 가치가 있습니다.
셋째, 감옥에서 나오는 시점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보석금을 내고 서둘러 나올지, 주사위를 굴려 버틸지는 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작은 판단이 쌓여 승부가 갈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