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즈 라이트이어 스타 커맨드
버즈 라이트이어 스타 커맨드 (Buzz Lightyear of Star Command) · 2000 · Activi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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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이 스토리의 장난감이 진짜 우주로 나갔을 때
토이 스토리에서 버즈 라이트이어는 자기가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우주 순찰대원이었습니다. 그 설정을 뒤집어, 애초에 버즈가 진짜 우주 대원인 세계를 그린 애니메이션이 따로 만들어졌고, 이 게임은 그 작품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여기서 버즈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은하를 지키는 대원입니다.
덕분에 게임의 결이 토이 스토리 게임들과 다릅니다. 방 안이나 집 근처가 아니라 외계 행성과 우주 기지를 무대로 하고, 상대는 장난감이 아니라 임무를 방해하는 로봇 병력입니다. 팔에 달린 레이저를 쏘고, 등의 날개로 공중을 건너는 동작들이 설정 그대로 작동합니다.
어떤 게임인가
버즈 라이트이어 스타 커맨드(Buzz Lightyear of Star Command)는 3D 액션 플랫포머입니다. 버즈를 조작해 스테이지를 돌아다니며 발판을 건너고, 적을 레이저로 쓰러뜨리고, 목표 지점에 도달하거나 정해진 임무를 완수하면 다음 구역으로 넘어갑니다.
기본 조작은 이동과 점프, 사격입니다. 점프한 뒤 다시 버튼을 누르면 잠깐 활공해 거리를 벌 수 있는데, 이 동작이 이 게임 이동의 핵심입니다. 발판 사이가 그냥 뛰어서는 닿지 않게 배치된 곳이 많아, 활공 타이밍을 익히지 않으면 진행 자체가 막힙니다.
액션 파트 사이사이에 다른 형식이 끼어듭니다. 우주선을 타고 앞으로 날아가며 쏘는 구간이나, 정해진 시간 안에 통과해야 하는 구간이 나와 단조로움을 덜어 줍니다. 여러 행성을 오가는 구성이라 스테이지마다 배경과 분위기가 확 바뀝니다.
3D 플랫포머의 익숙한 함정
이 게임에서 가장 자주 죽는 이유는 적이 아니라 거리 감각입니다. 3D 화면에서 발판까지의 거리를 눈으로 재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고, 특히 카메라가 뒤에 붙어 있으면 앞뒤 간격이 압축돼 보입니다. 뛸 만하다고 판단해 점프했는데 한참 못 미쳐 떨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럴 때는 발판 가장자리까지 걸어가 아래를 확인하고, 활공을 처음부터 쓸 생각으로 뛰는 편이 안전합니다. 활공은 점프한 직후가 아니라 정점을 지날 무렵에 넣어야 거리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이 감각만 잡으면 진행 속도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카메라도 신경 써야 합니다. 좁은 통로나 벽에 붙었을 때 시야가 가려지는 구간이 있어, 적이 보이지 않는 상태로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이런 곳에서는 무리해서 전진하지 말고 카메라를 돌려 주변을 한 번 훑고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아이를 겨냥한 난이도
전반적인 난이도는 높지 않습니다. 원작이 아동용 애니메이션인 만큼 게임도 어린 이용자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습니다. 적의 공격이 그리 매섭지 않고, 회복 수단도 곳곳에 놓여 있으며, 죽어도 크게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점프 구간에서는 성인이 해도 답답할 수 있습니다. 적을 상대하는 부분은 쉬운데 이동이 까다로운, 당시 3D 플랫포머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던 문제가 여기에도 있습니다. 이 시기의 게임 카메라와 조작 체계가 아직 정착되기 전이었다는 사정을 감안하고 보는 편이 좋습니다.
수집 요소가 있어서, 스테이지를 그냥 통과하는 것과 구석구석 훑는 것의 소요 시간이 크게 차이 납니다. 서두르지 않고 갈라진 길을 하나씩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볼 것이 많습니다.
같은 시기 캐릭터 게임들 사이에서
2000년 무렵은 애니메이션과 영화 라이선스를 붙인 3D 플랫포머가 대량으로 나오던 시기입니다. 대부분 짧은 개발 기간에 만들어져 완성도 편차가 컸고, 원작의 이름값에 기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작품은 그중에서 무난한 축에 듭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조작이 크게 어긋나지 않고, 우주선 구간처럼 변화를 주는 시도도 들어 있습니다. 무엇보다 원작 애니메이션의 캐릭터와 설정을 성실하게 담아, 그 작품을 좋아하던 아이들에게는 화면에서 자기가 아는 세계를 만나는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국내에서의 기억
한국에서 플레이스테이션은 정식 유통이 이루어진 뒤 상당히 널리 퍼져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대여점 진열대에서 만나기 쉬운 부류였고, 토이 스토리로 익숙한 버즈의 얼굴 덕에 어린 이용자들이 손을 뻗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원작 애니메이션 자체가 국내에서 토이 스토리만큼 알려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대부분은 "버즈가 나오는 게임" 정도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래도 레이저를 쏘고 날개로 활공하는 조작은 그 캐릭터에게 기대하던 바로 그것이었고, 그 점만으로도 켤 이유가 됐습니다. 지금 해 보면 옛 3D 게임의 거친 부분이 보이지만, 부담 없이 한 스테이지씩 넘겨 보기에는 여전히 괜찮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