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더 대시 (패미컴)
볼더 대시 (Boulder Dash Europe) · 1990 · Data Ea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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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가 떨어지는 순간의 계산
화면 가득한 흙을 파고 들어가면 그 위에 얹혀 있던 바위가 툭 하고 떨어집니다. 내 머리 위로 떨어지면 그대로 끝입니다. 이 단순한 규칙 하나에서 이 게임의 모든 재미가 나옵니다.
바위는 아래에 받쳐 주는 것이 없으면 떨어지고, 다른 바위 위에 비스듬히 얹혀 있으면 옆으로 미끄러집니다. 그러니까 흙을 어느 방향에서 파느냐에 따라 지형 전체가 다르게 무너집니다. 한 칸 잘못 파면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파기 전에 위쪽을 먼저 올려다보는 습관이 생깁니다.
어떤 게임인가
볼더 대시 (패미컴)(Boulder Dash)는 광부 록포드를 조종해 동굴 안의 다이아몬드를 정해진 개수만큼 모으는 퍼즐 게임입니다. 목표 개수를 채우면 출구가 열리고, 제한 시간 안에 그곳에 도달하면 스테이지가 끝납니다.
원래 1984년에 컴퓨터용으로 나와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고, 이후 여러 기종으로 퍼졌습니다. 패미컴판도 그 계보에 속하며, 원작의 규칙을 거의 그대로 옮겨 왔습니다.
규칙은 적고 조합은 많다
이 게임의 구성 요소는 몇 가지 되지 않습니다. 파낼 수 있는 흙, 떨어지는 바위, 모아야 할 다이아몬드, 뚫을 수 없는 벽, 그리고 돌아다니는 적입니다.
그런데 이것들이 서로 반응합니다. 나비 모양의 적을 바위로 눌러 터뜨리면 그 자리에 다이아몬드가 여러 개 생깁니다. 반대로 반딧불이 계열의 적에게 닿으면 록포드가 죽습니다. 두 종류의 적을 같은 자리에서 만나게 만들면 큰 폭발이 일어나 주변 지형이 통째로 사라집니다.
그래서 후반 스테이지에서는 다이아몬드를 그냥 주워 모으는 것으로는 목표 개수를 채울 수 없고, 적을 유인해서 일부러 터뜨려야 합니다. 적이 어느 방향으로 도는지, 벽을 따라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읽고 그 경로에 바위를 배치하는 것이 이 게임의 고급 기술입니다.
되돌릴 수 없다는 압박
다른 퍼즐 게임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실시간으로 흘러간다는 것입니다. 생각하는 동안에도 적은 계속 움직이고 시간은 줄어듭니다.
게다가 바위는 한 번 떨어지면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다이아몬드 위에 바위가 떨어져 길이 막히면 그 스테이지는 실패가 확정됩니다. 죽지 않았는데도 끝났다는 것을 스스로 알아차리고 다시 시작하게 되는, 조금 특이한 종류의 좌절입니다.
덕분에 신중해지고, 신중해질수록 시간에 쫓깁니다. 이 두 압박 사이의 균형이 이 게임을 오래 붙들게 만드는 장치입니다.
오래 남은 이유
볼더 대시는 이후 수많은 아류작을 낳았습니다. 흙을 파고 보석을 모으고 바위가 떨어지는 구조를 가진 게임을 어딘가에서 본 적이 있다면, 그 뿌리는 대체로 여기입니다.
지금 해 봐도 규칙을 익히는 데 일 분이면 충분하고, 그다음부터는 순전히 머리 싸움입니다. 화면이 화려하지 않은 대신 한 스테이지가 짧아서, 실패해도 곧바로 다시 들어가게 됩니다. 좋은 퍼즐 게임이 갖춰야 할 조건을 오래전에 이미 다 갖추고 있었던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