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잭
봄 잭 (Bomb Jack SET 1) · 1984 · Tehkan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반짝이는 폭탄부터 먹어야 합니다
화면에는 폭탄이 스물네 개 놓여 있고, 그중 딱 하나에만 도화선 불이 붙어 반짝입니다. 아무거나 주워도 상관은 없지만, 반짝이는 것을 골라 먹으면 다음 폭탄에 불이 옮겨붙으면서 점수 배율이 차곡차곡 올라갑니다. 스물세 개를 순서대로 이어 먹었을 때 마지막 한 개에서 터지는 점수가 이 게임의 목표이자 중독의 근원입니다. 그래서 다들 눈앞의 폭탄을 지나쳐 화면 반대편으로 날아갑니다.
봄잭(Bomb Jack)은 화면이 넘어가지 않는 한 판 안에서 폭탄을 모두 회수하면 다음 판으로 넘어가는 점프 액션입니다. 주인공은 걷고 뛰는 것 외에 공중에서 자세를 조절할 수 있어서, 사실상 화면 전체를 자유롭게 날아다닙니다.
떠 있는 시간을 손가락으로 조절합니다
점프 버튼을 짧게 누르면 조금 뛰고 길게 누르면 높이 뜹니다. 여기까지는 흔하지만, 이 게임은 공중에서 버튼을 다시 누르면 떠 있던 몸이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반대로 떨어지는 도중에 누르면 다시 살짝 떠오르며 활공하듯 이동합니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하면 화면 어디든 원하는 지점에 정확히 내려앉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의 실력은 경로를 얼마나 매끄럽게 그리느냐로 갈립니다. 반짝이는 폭탄 하나만 보고 최단 거리로 날아갔다가 적 무리 한가운데 떨어지면 그대로 끝입니다. 다음 폭탄이 어디에 불이 붙을지 예측하고, 적의 움직임을 피할 수 있는 곡선을 그리며 이동해야 합니다.
스핑크스와 아크로폴리스와 고성
배경은 실제 명소를 본뜬 그림들이 순환합니다. 사막의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기둥이 늘어선 신전, 첨탑이 솟은 유럽의 성, 그리고 야경이 깔린 도시가 차례로 나옵니다. 배경만 바뀌고 발판 배치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그림이 다시 나와도 폭탄이 놓인 위치가 달라 새 판처럼 느껴집니다.
적은 화면 위에서 하나씩 내려옵니다. 처음에는 새가 나오고, 이어서 붕대를 감은 미라와 둥근 구슬이 등장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수가 불어나 화면이 빽빽해지고, 발판 사이의 좁은 틈이 죄다 막혀 버립니다. 폭탄을 빨리 정리하지 못하면 결국 갈 곳이 없어집니다.
P와 E와 B
가끔 화면에 알파벳이 적힌 공이 떨어집니다. P가 적힌 것을 먹으면 잠깐 동안 적들이 전부 동전으로 변해서, 그 사이에 쓸어 담으면 큰 점수가 됩니다. 위험한 상황을 한 번에 정리하는 안전장치이기도 해서, 언제 먹을지 타이밍을 재는 것이 중요합니다.
E가 적힌 것은 잔기를 하나 늘려 주고, B가 적힌 것은 다음 판의 보너스 배율을 올려 줍니다. 특별한 조건을 채우면 나오는 것도 있어서, 고득점을 노리는 사람은 폭탄 회수 순서만이 아니라 이 공들이 떨어지는 시점까지 계산에 넣습니다.
오락실 붙박이가 된 이유
규칙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아서, 처음 보는 사람도 바로 붙어 앉을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국내 오락실에도 널리 보급되어 봄잭이라는 이름으로 오래 남았고, 판이 넘어갈수록 빨라지는 속도 덕분에 실력자와 초보자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습니다.
인기에 힘입어 가정용 기기로 나온 후속작과 두 명이 함께 하는 속편도 등장했습니다. 만든 회사는 이후 이름을 바꿔 오랫동안 활동했지만, 이 게임의 공중 조작 감각만큼은 다른 어느 작품에서도 그대로 재현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