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만다 2
사라만다 2 (Salamander 2 Ver Jaa) · 1996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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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만다라는 이름이 다시 오락실 간판에 걸린 것이 1996년입니다. 1986년의 원작 이후 10년, 그라디우스 계열이 이미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간 뒤에 나온 정통 후속작이라, 화면을 채우는 색과 효과부터가 전작들과 결이 달랐습니다. 두 대의 기체가 나란히 날아가며 화면을 태우는 그 장면은 한 번 보면 잊기 어렵습니다.
사라만다 2(Salamander 2)는 코나미가 만든 횡스크롤 슈팅으로, 그라디우스 세계관에서 갈라져 나온 사라만다 계열의 후속작입니다. 기본은 오른쪽으로 흐르는 스테이지를 뚫으며 파워업을 모아 기체를 키우고 보스를 잡는 구성이고, 두 명이 동시에 들어가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이 시리즈 초기부터 이어진 특징입니다.
사라만다 계열의 규칙
그라디우스 본가는 파워업 게이지를 채워 원하는 칸을 골라 쓰는 방식이지만, 사라만다 계열은 적이 흘리는 아이템을 먹으면 그 자리에서 바로 효과가 붙는 즉시형입니다. 스피드업을 먹으면 그 순간 빨라지고, 미사일을 먹으면 바로 미사일이 달립니다. 게이지를 채우려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 훨씬 즉물적이고 빠르게 강해집니다.
대신 원하지 않는 아이템도 그냥 붙어 버립니다. 특히 스피드업은 몇 개만 겹쳐 먹어도 기체가 손에서 미끄러질 만큼 빨라지는데, 좁은 지형 구간에서 이러면 벽에 그대로 박힙니다. 사라만다 계열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먼저 배워야 하는 것은 아이템을 안 먹고 흘려보내는 판단입니다.
옵션도 마찬가지로 아이템으로 붙습니다. 옵션은 내 기체의 궤적을 따라오는 분신이라, 앞으로 쭉 밀고 나가면 뒤로 늘어서고, 위아래로 흔들면 세로로 퍼집니다. 이 성질을 이용해 옵션을 원하는 방향에 세워 두는 것이 상급자와 초보자를 가르는 지점입니다.
안 죽는 것이 실력입니다
슈팅에서 죽음이 아픈 이유는 목숨 하나가 줄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쌓은 파워업이 통째로 날아가기 때문입니다. 사라만다 계열도 마찬가지여서, 화력이 꽉 찬 기체와 방금 부활한 맨몸 기체는 사실상 다른 게임을 합니다. 후반 스테이지에서 한 번 죽으면 그 구간을 맨몸으로 통과해야 하는데, 이게 대부분의 게임 오버 원인입니다.
그래서 요령은 단순합니다. 화력을 아끼려고 무리해서 아이템을 주우러 가지 말고, 위험한 위치의 아이템은 포기합니다. 화면 가장자리보다는 안쪽에 자리를 잡고, 적이 나오는 패턴을 외워 미리 자리를 비켜 두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또 한 가지, 지형이 있는 구간에서는 총알보다 벽이 무섭습니다. 벽에 스치면 그대로 파괴되므로, 좁은 통로에서는 화면 진행 속도에 몸을 맡기지 말고 기체 속도를 낮춘 상태로 조심조심 넘어가는 편이 낫습니다. 스피드업을 조절할 수 있느냐가 곧 생존율입니다.
두 명이 붙었을 때
이 계열이 사랑받은 이유 중 하나가 협력 플레이입니다. 혼자 할 때보다 화력이 두 배가 되니 보스가 눈에 띄게 빨리 녹고, 한쪽이 죽어도 다른 한쪽이 버티는 동안 부활한 기체가 아이템을 다시 주울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다만 둘이 하면 화면에 총알과 폭발이 두 배로 늘어나서, 오히려 내 기체를 잃어버리는 사고가 자주 납니다. 옆 사람의 옵션과 내 옵션이 섞이면 어느 게 내 것인지도 헷갈립니다. 초보 두 명보다 숙련자 한 명이 더 멀리 가는 일도 흔합니다.
실제로 오락실에서는 친구와 같이 앉아 화력으로 밀어붙이다가, 후반 보스 앞에서 둘 다 맨몸이 되어 나란히 터지는 장면이 자주 나왔습니다. 그게 억울해서 또 동전을 넣게 만드는 것이 이 계열 게임의 오래된 수법입니다.
1996년이라는 시점
사라만다 2가 나온 1996년은 아케이드 슈팅이 이미 주력 장르 자리에서 밀려나기 시작한 때입니다. 오락실의 중심은 대전 격투와 리듬·체감 게임으로 옮겨 가고 있었고, 슈팅은 좋아하는 사람들이 찾아가서 하는 장르가 되어 가던 무렵입니다. 그런 시기에 코나미가 예전 간판을 다시 꺼내 정성껏 만들었다는 점이 이 게임의 위치를 설명합니다.
그만큼 연출에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배경과 보스의 표현이 이전 세대보다 훨씬 화려하고, 효과음과 음악도 코나미 슈팅다운 밀도를 유지합니다. 그라디우스 계열 특유의 유기적인 보스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거리가 많습니다.
한국 오락실에서
국내 오락실에서 그라디우스와 사라만다 계열은 오래전부터 익숙한 이름이었지만, 사라만다 2는 상대적으로 늦게, 그리고 드물게 들어온 편입니다. 대전 격투 기판이 자리를 다 차지하던 시기라 슈팅 기판 한 대를 놓을 여유가 있는 오락실이 많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오락실에서 직접 만난 사람은 다른 코나미 슈팅에 비해 적은 편이고, 오히려 나중에 이름으로 먼저 알고 찾아본 경우가 많습니다. 사라만다라는 이름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그 시절 그 화면이 어디까지 갔는지 확인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