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퍼레이션 앵자이어티
스파이더맨과 베놈: 세퍼레이션 앵자이어티 (Spider Man Venom Separation Anxiety Europe) · 1995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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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동시에 화면에 섭니다
앞선 맥시멈 카니지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스파이더맨과 베놈 중 하나만 고를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야기상으로는 둘이 함께 싸우는데 화면에는 한 명만 나왔으니까요. 후속작인 이 작품은 그 아쉬움을 정면으로 해결했습니다. 두 사람이 동시에 화면에 나와 나란히 적을 때립니다.
혼자 할 때도 둘 중 하나를 고르고 나머지는 등장하지 않지만, 컨트롤러가 두 개 있으면 한 사람은 스파이더맨을, 다른 한 사람은 베놈을 맡습니다. 성격이 정반대인 두 캐릭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차이가 훨씬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어떤 게임인가
세퍼레이션 앵자이어티(Spider-Man and Venom: Separation Anxiety)는 앞으로 나아가며 밀려드는 적을 처리하는 벨트스크롤 액션 게임입니다. 좌우와 위아래로 이동하고, 화면의 적을 다 정리하면 다음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이야기는 베놈에게서 심비오트를 떼어 내려는 세력이 등장하면서 시작됩니다. 제목의 분리 불안이라는 말 그대로, 숙주와 심비오트의 관계가 이야기의 중심입니다. 스파이더맨은 그 사건에 휘말려 다시 한번 베놈과 같은 편에 서게 됩니다.
조작은 전작을 이어받았습니다. 공격, 점프, 잡기가 있고 특수 기술은 버튼 조합으로 나갑니다. 스파이더맨은 거미줄을 쏘아 적을 묶고 벽에 붙어 이동합니다. 베놈은 촉수를 휘둘러 넓은 범위를 쓸고, 적을 통째로 들어 올려 던집니다.
두 사람이 함께할 때
협력 플레이가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한 명이 적을 붙잡고 있으면 다른 한 명이 자유롭게 때릴 수 있고, 서로 던져서 멀리 있는 적에게 날려 보낼 수도 있습니다. 스파이더맨의 기동력과 베놈의 화력이 겹치면 혼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반대로 서로 방해가 되기도 합니다. 좁은 통로에서 둘이 엉키면 움직임이 막히고, 회복 아이템이 하나 떨어지면 누가 먹을지 눈치 싸움이 벌어집니다. 이런 실랑이까지가 이 장르를 여럿이 할 때의 재미입니다.
혼자 하실 때는 캐릭터를 고르는 기준이 명확합니다. 안정적으로 밀고 나가고 싶으면 베놈, 화려하게 움직이고 싶으면 스파이더맨입니다. 처음이라면 베놈 쪽이 훨씬 편합니다.
무대와 등장인물
무대는 도시의 여러 구역입니다. 항구와 창고 지대에서 시작해 지하 시설, 연구소, 하수도를 거칩니다. 배경 곳곳에 부술 수 있는 물건이 놓여 있고, 그 안에서 회복 아이템과 점수가 나옵니다.
적으로는 원작 만화에 나오는 심비오트 무리가 등장합니다. 라이엇, 팬텀, 아그니 같은 이름들인데,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싸웁니다. 어떤 상대는 멀리서 무언가를 쏘고, 어떤 상대는 순간적으로 거리를 좁혀 붙습니다. 이름을 몰라도 몇 번 상대해 보면 패턴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작처럼 다른 히어로를 불러내는 요소도 남아 있습니다. 특정 아이템을 모으면 지원 인물이 나타나 화면을 정리해 줍니다.
전작과 견주면
난이도는 전작보다 완만해졌습니다. 맥시멈 카니지가 지나치게 어렵다는 지적을 받았던 걸 반영한 듯, 적의 체력이 조금 줄고 회복 수단이 늘었습니다. 대신 스테이지 수는 비슷하고 구성은 조금 더 단순해졌다는 평도 있습니다.
그래도 이 작품을 고를 이유는 분명합니다. 둘이 같이할 수 있다는 점 하나 때문입니다. 벨트스크롤 액션은 원래 옆에 사람이 앉아 있을 때 몇 배로 재미있는 장르이고, 하필 그 둘이 스파이더맨과 베놈이라는 조합은 다른 데서 보기 어렵습니다.
혼자 하시더라도 짧게 잘라 즐기기 좋습니다. 한 구간이 길지 않아 부담이 적고, 타격의 반응도 준수합니다. 만화 원작 게임이라는 이유로 지나쳤던 분이라면 한 번쯤 켜 볼 만합니다.
음악과 화면 연출도 어두운 원작의 색을 잘 따라갑니다. 배경은 대체로 밤이거나 실내이고, 곡은 무겁게 깔려 밝은 히어로물보다는 괴물끼리 싸우는 이야기에 가까운 인상을 줍니다. 스파이더맨을 상냥한 이웃으로만 기억하는 분에게는 이런 색이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는데, 그 낯섦이 이 두 작품의 개성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