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 (슈퍼패미컴)
스폰 (Spawn Europe) · 1995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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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에서 먼저 본 캐릭터
1990년대에 미국 만화를 좋아하던 사람들에게 스폰은 특별한 이름이었습니다. 초록빛으로 빛나는 눈, 얼굴을 덮은 가면, 그리고 살아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새빨간 망토. 죽어서 지옥에 갔다가 계약을 맺고 돌아온 주인공이라는 설정도 당시로서는 꽤 강렬했습니다.
이 게임은 그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래서 화면이 유난히 어둡습니다. 배경은 밤의 뒷골목과 폐허, 등장하는 적은 갱단과 괴물입니다. 밝고 경쾌한 게임이 많던 슈퍼패미컴에서 이 정도로 침침한 색조를 쓴 작품은 흔치 않았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스폰(Spawn)은 주인공을 조종해 옆으로 나아가며 적을 때려눕히는 액션 게임입니다. 주먹과 발차기로 근접전을 벌이고, 망토를 이용한 특수 동작으로 공격 범위를 넓힙니다. 스테이지 끝에는 그 구역을 지키는 강한 적이 있습니다.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려는 노력이 화면 곳곳에 보입니다. 주인공이 서 있기만 해도 망토가 바람에 흔들리고, 특수 공격을 쓰면 망토가 크게 펼쳐집니다. 캐릭터가 큼직하게 그려져 있어 동작 하나하나가 잘 보이는 것도 장점입니다.
힘을 아껴 써야 한다
이 게임에서 신경 써야 하는 건 체력 말고 하나 더 있습니다. 주인공이 지닌 힘에는 한도가 있고, 강한 특수 공격을 쓸 때마다 그게 줄어듭니다. 다 쓰면 평범한 주먹질밖에 남지 않습니다.
그래서 화려한 기술을 아무 데서나 쓰면 안 됩니다. 잔챙이는 기본 공격으로 처리하고, 특수 공격은 여러 명이 몰려올 때나 보스전에 아껴 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곳곳에 힘을 채워 주는 아이템이 놓여 있으니, 그 위치를 기억해 두고 필요할 때 되돌아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붙었다 빠지는 싸움
적의 공격 판정이 넉넉한 편이라 무작정 앞으로 밀고 들어가면 얻어맞습니다. 한 대 때리고 뒤로 물러나 상대의 반격을 흘린 뒤 다시 들어가는 식으로 끊어 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점프 공격도 잘 통합니다. 뛰어들며 내리치면 상대의 지상 공격을 넘겨 짚을 수 있어서, 처음 보는 적을 상대할 때 특히 유용합니다. 다만 착지 순간에는 무방비가 되니, 뒤에 다른 적이 붙어 있는지를 항상 확인하고 뛰어야 합니다.
원작을 아는 만큼 보이는 것들
진행하다 보면 원작 만화를 읽은 사람만 알아볼 만한 요소가 종종 나옵니다. 주인공을 쫓는 광대 모습의 존재나, 뒷골목을 배경으로 한 장면 구성이 그렇습니다. 만화를 몰라도 게임은 문제없이 즐길 수 있지만, 알고 보면 반가운 대목이 늘어납니다.
스폰은 여러 기종으로 게임화되었고, 기종마다 장르와 내용이 제각각이었습니다. 이 슈퍼패미컴판은 그중에서도 원작의 어두운 색감과 망토 연출을 잘 살린 축에 듭니다.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 단번에 끝을 보기는 어렵지만, 캐릭터를 좋아했다면 한 번쯤 잡아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