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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닉 핀볼 파티 (GBA)

소닉 핀볼 파티 (Sonic Pinball Party U Venom) · 2003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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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가가 자기 역사를 핀볼 대로 깔았다

핀볼 게임은 보통 테마 하나로 대를 만듭니다. 그런데 이 작품은 세가가 가진 간판들을 각각 한 대씩 대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소닉만이 아니라 세가의 다른 유명 시리즈들이 각자의 색과 장치로 꾸며진 판이 되어 있어서, 대를 바꿀 때마다 전혀 다른 게임을 하는 기분이 듭니다.

소닉과 핀볼의 궁합은 사실 오래된 조합입니다. 소닉은 몸을 둥글게 말아 구르는 캐릭터라 공 역할이 자연스럽고, 시리즈 본편의 스테이지에도 경사로를 타고 튕겨 나가는 구간이 늘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그 인연을 아예 전면에 내세운 작품입니다.

소닉 핀볼 파티 (GBA) 기타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3)

어떤 게임인가

소닉 핀볼 파티(Sonic Pinball Party)는 화면 아래쪽의 플리퍼 두 개를 조작해 공을 튕겨 올리는 핀볼 게임입니다. 왼쪽 버튼과 오른쪽 버튼이 각각 왼쪽과 오른쪽 플리퍼를 맡고, 공이 아래로 떨어지려 할 때 제때 튕겨 올려 다시 판 위로 보내는 것이 기본입니다. 공을 전부 잃으면 그 판이 끝납니다.

판 위에는 부딪히면 점수가 오르는 장치와 공을 어딘가로 보내 주는 통로, 특정 조건을 채우면 열리는 구역이 배치되어 있습니다. 그냥 아무렇게나 튕기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몇 번 맞히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를 알아 가면서 점수를 설계하는 것이 이 장르의 재미입니다.

처음 앉으면 막히는 곳

핀볼을 처음 하는 사람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플리퍼를 미리 올려 두는 것입니다. 공이 오는 것을 보고 겁이 나서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공은 이미 올라와 있는 플리퍼에 맞고 힘없이 튕기거나 그대로 옆으로 흘러 빠집니다. 공이 플리퍼 위에 거의 닿는 순간에 눌러야 제대로 날아갑니다.

두 번째는 강하게만 치려는 습관입니다. 핀볼에서는 공을 세게 날리는 것보다 원하는 통로로 보내는 것이 훨씬 값집니다. 판을 몇 번 돌면서 어느 각도로 치면 어느 통로로 들어가는지 감을 잡으면, 점수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마지막으로 공을 잃는 자리를 기억해 두면 좋습니다. 판마다 공이 잘 빠지는 위험한 경로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 경로로 공이 흘러가기 시작하면 미리 대비할 수 있고, 아예 그 방향으로 공을 보내지 않는 것이 상책입니다.

대를 바꿔 가며 하는 재미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판이 여러 개라는 점입니다. 하나에 익숙해졌다 싶으면 다른 판을 열어 보게 되고, 거기에는 또 다른 장치와 다른 규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세가의 여러 시리즈에서 따온 요소들이 판 위에 장치로 들어가 있어서, 그 원작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본떴는지 알아보는 재미도 따라옵니다.

판마다 난이도도 다릅니다. 통로가 넓고 공이 잘 살아 돌아오는 판이 있는가 하면, 조금만 각이 틀어져도 바로 빠져 버리는 판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편한 판에서 감을 잡고, 손에 익은 다음 까다로운 쪽으로 넘어가는 순서를 권합니다.

휴대기에서 핀볼을 한다는 것

핀볼은 원래 커다란 기계 앞에 서서 하는 놀이입니다. 그것을 손바닥만 한 화면으로 옮기면 판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생기는데, 이 게임은 화면을 따라 움직이게 해서 공이 있는 쪽을 보여 주는 방식으로 풀었습니다. 익숙해지기까지 잠시 걸리지만 곧 적응됩니다.

작은 화면에서도 공이 지금 어디쯤 있고 얼마나 빠른지가 분명히 보이도록 그려져 있습니다. 공이 위쪽 장치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점수를 쌓는 동안에는 손을 쉬면서 구경하게 되고, 아래로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제야 손가락이 바빠집니다. 이 완급이 핀볼 특유의 긴장감을 만듭니다.

한 판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점이 핀볼의 성격이라, 짧게 하려다 길어지는 경우도 많고 반대로 금방 끝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불확실함이 다음 판을 부르는 힘이기도 합니다. 점수 기록을 조금씩 밀어 올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오래 붙잡게 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