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 (Street Fighter the Movie v1 12) · 1995 · C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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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찍어서 만든 스트리트 파이터
대전 격투 게임의 캐릭터는 손으로 그리는 것이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한 동작을 만들려면 그림을 여러 장 그려 이어 붙여야 했고, 캐릭터의 개성은 그 그림의 선과 색에서 나왔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는 그 당연함을 벗어난 작품입니다. 실제 배우를 촬영해 그 모습을 그대로 캐릭터로 만들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그림이 아니라 사람의 사진입니다.
이 방식은 당시 유행이었습니다. 앞서 나온 어느 격투 게임이 실사 촬영으로 크게 성공하면서, 여러 회사가 비슷한 시도를 했습니다. 이 작품은 같은 이름의 영화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맞춰 나왔고, 영화에 나온 배우들의 모습을 게임 안으로 가져왔습니다. 익숙한 캐릭터가 사람의 얼굴을 하고 서 있는 화면은 그 자체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조작은 스트리트 파이터를 해 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방식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더 무비(Street Fighter: The Movie)는 레버와 여러 개의 버튼으로 약한 공격과 강한 공격을 나누어 쓰고, 레버를 돌리거나 반원을 그려 필살기를 냅니다. 화면 아래 게이지를 채워 더 강한 기술을 쓰는 구조도 들어 있습니다.
다만 이 작품은 캡콤이 직접 만든 다른 스트리트 파이터와는 감촉이 다릅니다. 실사 사진을 쓰다 보니 동작 하나하나가 이어지는 매끄러움이 덜하고, 움직임에서 오는 무게감도 그림으로 그린 쪽과 차이가 납니다. 그림이라면 과장해서 크게 그릴 수 있는 순간도 사진에서는 그렇게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리즈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낍니다.
반대로 이 낯섦이 이 게임을 찾게 만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같은 캐릭터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오는 것을 직접 확인하고 싶어서 한 판 해 보게 되는 것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붙잡을 것
기본기부터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앉아서 내는 발차기처럼 짧고 빠른 공격으로 상대를 건드려 보고, 그것이 맞으면 이어서 큰 기술을 넣는 흐름이 기본입니다. 실사 캐릭터라 동작이 크게 보이지만, 실제로 쓸모 있는 기술은 몇 가지로 정리됩니다. 그것부터 손에 익히면 나머지는 천천히 붙여도 됩니다.
필살기 입력은 시리즈의 표준을 따르므로 다른 스트리트 파이터에서 익힌 손버릇이 그대로 통합니다. 오히려 문제는 거리 감각입니다. 캐릭터가 사진이라 몸의 크기와 실제 판정이 눈에 보이는 것과 다르게 느껴지는 순간이 있어서, 몇 판 해 보며 어디까지 닿는지를 몸으로 익혀야 합니다.
상대가 계속 뛰어 들어온다면 올려 치는 기술로 받아 주는 것이 기본 대응입니다. 이 게임도 그 원칙은 같아서, 뛰는 상대를 떨어뜨리는 수단 하나만 확실히 갖고 있어도 판이 훨씬 편해집니다.
어떻게 기억되는가
이 작품은 시리즈 안에서 특이한 자리에 놓여 있습니다. 정통 후속편으로 세어 주지 않는 경우가 많고, 평가도 갈립니다. 실사라는 시도 자체는 눈길을 끌었지만, 같은 시기 캡콤이 내놓은 다른 스트리트 파이터들이 워낙 완성도가 높았기 때문에 비교를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그 낯섦 때문입니다. 익숙한 캐릭터가 사람의 얼굴을 하고 나오는 화면은 한 번 보면 잊히지 않습니다. 1990년대 중반 오락실이 새로운 것을 어디까지 시도해 보려 했는지를 보여 주는 물건이기도 합니다.
그 시절의 오락실 풍경
1995년 국내 오락실은 대전 격투가 자리를 완전히 차지한 시기였습니다. 사람들은 이미 여러 격투 게임을 거쳐 온 상태였고, 새 기판이 들어오면 일단 붙어 보는 분위기였습니다. 실사로 만든 스트리트 파이터라는 소문만으로도 한 번씩 동전을 넣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다만 오래 자리를 지키지는 못했습니다. 옆자리에 더 익숙하고 더 잘 만들어진 격투 게임이 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번씩 해 보고 원래 하던 기판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고, 그래서 이 게임은 깊이 파고든 기억보다 신기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