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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트 파이터 II 마스터시스템

스트리트 파이터 II (Street Fighter Ii Brazil) · 1997 · Tec T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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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비트 기기에 올라온 스트리트 파이터 II

스트리트 파이터 II는 원래 훨씬 성능이 좋은 아케이드 기판에서 돌아가던 게임입니다. 그걸 8비트 마스터시스템에 올린다는 발상 자체가 무모해 보이는데, 실제로 이 이식판은 그 무모함을 밀어붙인 결과물입니다. 캐릭터가 작아지고 색이 줄고 프레임이 성겨졌지만, 파동권을 쏘고 승룡권으로 받아치는 그 골격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II(Street Fighter II)는 세계 각지의 격투가들이 일대일로 맞붙는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방향키로 이동하고 앉고 점프하며, 공격 버튼과 방향 입력을 조합해 필살기를 냅니다. 상대 체력을 먼저 깎으면 한 라운드를 얻고, 두 라운드를 먼저 따내면 승리입니다. 이 판은 그 규칙을 8비트 환경에 맞춰 압축해 옮겼습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II 마스터시스템 대전격투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7)

버튼이 줄어들면서 생긴 변화

원작은 약·중·강으로 나뉜 펀치와 킥, 도합 여섯 버튼을 씁니다. 마스터시스템 패드에는 버튼이 두 개뿐이라, 이 판은 강약 구분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합니다. 버튼을 얼마나 오래 누르느냐, 또는 별도 조작으로 펀치와 킥을 오가는 식입니다.

이 차이 때문에 원작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처음에는 손이 꼬입니다. 원작에서는 약공격으로 견제하다 강공격으로 마무리하는 흐름이 자연스러운데, 여기서는 그 리듬이 다릅니다. 대신 조작이 단순해진 만큼 필살기 입력은 상대적으로 잘 들어가는 편이라, 커맨드에 자신 없던 사람도 파동권을 낼 수 있습니다.

판정도 원작과 다르게 잡혀 있습니다. 원작에서 통하던 견제 거리가 여기서는 짧거나 길고, 대공기의 무적 구간도 같지 않습니다. 그러니 원작 지식을 그대로 가져오기보다, 이 판만의 거리 감각을 다시 익히는 편이 빠릅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II 마스터시스템 대전격투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7)

캐릭터 고르기

류와 켄은 여기서도 가장 다루기 쉬운 쪽입니다. 앞뒤로 파동권을 뿌리며 거리를 유지하다가 상대가 뛰어들면 승룡권으로 받아치는 기본 흐름이 그대로 통하고, 필살기 커맨드도 익숙합니다. 처음 잡는다면 이쪽부터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가일은 뒤로 모았다가 앞으로 밀며 내는 커맨드 방식이라, 방어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 기술이 준비된다는 점이 8비트 환경에서도 여전히 유용합니다. 반대로 춘리처럼 빠른 연타에 의존하는 캐릭터는 프레임이 성긴 이 판에서 원작만큼의 압박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덩치 큰 캐릭터들은 히트박스가 커서 상대 견제에 잘 걸립니다. 이 판에서는 접근이 원작보다 어려운 편이라, 잡기 위주 캐릭터를 쓰려면 상대의 공격을 흘리면서 한 번에 붙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컴퓨터 상대와 사람 상대

혼자 하는 모드에서는 상대들이 순서대로 나오고, 뒤로 갈수록 반응 속도가 빨라집니다. 컴퓨터는 이쪽이 뛰어오르는 걸 유난히 잘 받아치기 때문에, 무작정 점프로 들어가면 계속 얻어맞습니다. 바닥에서 견제기로 체력을 조금씩 깎고, 상대가 먼저 움직이게 만드는 쪽이 안정적입니다.

사람끼리 붙으면 또 다른 게임이 됩니다. 조작이 단순해진 만큼 실력 차가 필살기 숙련도보다 거리 감각에서 갈립니다. 어느 거리에서 무엇이 닿는지를 먼저 파악한 쪽이 이깁니다.

8비트 이식판이라는 자리

같은 시기 스트리트 파이터 II는 온갖 기기로 옮겨졌습니다. 성능이 넉넉한 쪽은 원작에 가깝게 나왔고, 8비트 기기 쪽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타협해야 했습니다. 이 마스터시스템 판은 그 타협의 결과를 꽤 정직하게 보여 주는 사례입니다.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남길지 골라낸 흔적이 화면 곳곳에 보입니다.

배경은 단순해졌지만 각 스테이지가 어느 나라인지는 알아볼 수 있게 그려져 있고, 캐릭터의 대표 동작도 알아볼 수 있습니다. 원작을 알고 보면 어디를 어떻게 줄였는지 찾아보는 재미가 있고,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이것대로 완결된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니, 8비트로 옮겨진 파동권과 승룡권이 어떤 손맛인지 직접 눌러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