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테로이드
아스테로이드 (Asteroids REV 4) · 1979 · Atari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검은 화면에 흰 선만 남습니다
이 게임의 화면에는 색이 없습니다. 검은 바탕 위에 흰 선 몇 가닥이 그려져 있을 뿐입니다. 도트를 찍어 그림을 만드는 대신 화면에 직접 선을 긋는 방식이라, 삼각형 우주선의 모서리와 운석의 울퉁불퉁한 윤곽이 유난히 또렷하고 날카롭게 보입니다. 요즘 화면으로 옮겨 놓아도 이 특유의 선맛은 쉽게 흉내 나지 않습니다.
아스테로이드(Asteroids)는 우주 공간에 떠도는 운석을 쏘아 부수며 살아남는 슈팅입니다. 화면 전체가 하나의 무대이고, 위로 나간 것은 아래에서, 왼쪽으로 나간 것은 오른쪽에서 다시 들어옵니다. 운석을 전부 없애면 다음 판이 시작되고, 판이 넘어갈수록 처음부터 놓이는 운석의 수가 늘어납니다.
브레이크가 없는 우주선
조작은 왼쪽으로 돌기, 오른쪽으로 돌기, 앞으로 분사하기, 쏘기입니다. 여기에 브레이크는 없습니다. 한 번 분사해서 속도가 붙으면 우주선은 계속 그 방향으로 미끄러지고, 멈추려면 몸을 반대로 돌려 다시 분사해야 합니다. 처음 잡으면 화면 구석에 처박히기 일쑤인 이 관성이야말로 이 게임의 전부입니다.
익숙해지면 이 관성을 이용하게 됩니다. 뒤로 흐르면서 앞쪽을 쏘고, 회전만으로 조준을 바꿔 사방을 정리합니다. 분사를 아끼고 제자리 회전으로 버티는 쪽이 오래 사는 길이지만, 운석에 둘러싸이면 결국 뚫고 나가야 합니다. 언제 속도를 붙이고 언제 멈춰 있을지 고르는 판단이 곧 실력입니다.
쪼개지고 또 쪼개집니다
큰 운석을 맞히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둘로 갈라집니다. 중간 크기가 되고, 그것을 또 맞히면 작은 조각 둘이 됩니다. 그래서 큰 것들을 신나게 쏘다 보면 어느새 화면이 작고 빠른 조각으로 가득 차 피할 곳이 없어집니다. 조각이 작을수록 빠르고 점수도 높지만 그만큼 위험합니다.
그래서 노련한 사람은 일부러 운석을 다 깨지 않습니다. 큰 것 하나만 남겨 두고 여유 있게 돌면서 다른 것을 노리는 식입니다. 무엇을 언제 깰지 순서를 정하는 것이 이 게임의 공략이고, 욕심을 부려 한꺼번에 쪼갰다가 스스로 만든 파편에 부딪히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접시와 순간이동
한동안 버티고 있으면 화면 옆에서 접시 모양 물체가 날아옵니다. 큰 것은 아무렇게나 총알을 뿌리고 지나가지만, 작은 것은 내 위치를 정확히 겨눠 쏘기 때문에 훨씬 무섭습니다. 오래 살아남을수록 작은 쪽이 자주 나오므로, 잘하는 사람일수록 접시와의 싸움이 본론이 됩니다.
마지막 수단으로 순간이동 버튼이 있습니다. 누르면 화면 어딘가로 즉시 옮겨 가는데,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필 운석 한가운데로 나와 그대로 터지는 일도 드물지 않습니다. 도저히 피할 수 없을 때 운에 맡기고 누르는 버튼이라, 이 게임에서 가장 심장이 쫄깃한 순간이기도 합니다.
동전통을 넘치게 한 게임
이 게임은 나오자마자 오락실의 풍경을 바꿔 놓았습니다. 한 대에 사람이 줄을 서고, 잘하는 사람은 한 판으로 몇 시간을 버텼습니다. 동전이 너무 많이 쌓여 기계의 동전함을 더 큰 것으로 바꿔야 했다는 이야기가 따라다닐 정도였습니다.
높은 점수를 낸 사람이 자기 이니셜을 화면에 남기는 문화도 이 무렵 자리를 잡았습니다. 점수판에 새겨진 세 글자를 지우려고 다음 사람이 동전을 넣는 구조가, 이후 수십 년 동안 오락실을 굴러가게 만든 동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