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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 솔저 3

아이언 솔저 3 (Iron Soldier 3) · 2000 · Vatic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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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전부 부서지는 로봇 게임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은 임무 목표와 아무 상관 없는 곳에 있습니다. 눈앞의 건물을 로봇 팔로 후려치면 그대로 무너지고, 도로 위의 차량은 발로 밟으면 납작해집니다. 화면에 보이는 거의 모든 것이 부서지기 때문에, 임무를 수행하러 나갔다가 정작 목표는 잊고 도시를 갈아엎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아이언 솔저 3(Iron Soldier 3)는 거대 로봇을 조종해 임무를 수행하는 1인칭 시점의 메카 액션 게임입니다. 아타리 재규어에서 시작된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작품이고, 이 판본에서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오면서 더 많은 사람에게 닿았습니다. 파괴 가능한 지형을 앞세운 시리즈의 성격은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아이언 솔저 3 슈팅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0)

세 종류의 기체

기체는 세 가지 중에서 고릅니다. 시리즈의 얼굴인 기본 로봇은 균형이 잡혀 있으면서 짧은 시간 동안 제트팩으로 떠오를 수 있고, 가벼운 기체는 광학 장치로 몸을 숨길 수 있으며, 무거운 기체는 방어막을 펼쳐 버티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셋의 성격이 확실히 갈려서 같은 임무도 기체에 따라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무장은 임무 시작 전에 골라 들고 나갑니다. 실탄 계열과 유도 무기, 근접 무장이 나뉘어 있고 탄약이 제한되어 있어서, 무엇을 얼마나 챙길지가 첫 번째 판단이 됩니다. 무기를 다 쓰고 나면 남은 것은 로봇의 손과 발인데, 이 근접 공격이 의외로 쓸 만해서 탄약이 떨어져도 게임이 끝나지 않습니다.

보급은 지형에서 나옵니다. 창고나 연료 탱크, 벙커를 부수면 상자가 떨어지고 그 안에 탄약이나 수리, 정찰 장비 같은 것이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지형 파괴가 단순한 볼거리가 아니라 실제 자원 확보 수단으로 기능합니다. 이 점이 이 시리즈를 다른 로봇 게임과 구분 짓는 부분입니다.

임무의 성격

단일 임무는 스무 개가 훌쩍 넘게 준비되어 있고, 내용은 보급품 회수, 도시 방어, 수송대 호위처럼 서로 다른 목적으로 짜여 있습니다. 방어와 호위 임무는 지켜야 할 대상이 있어서 마음대로 부술 수 없고, 반대로 소탕 임무에서는 제한 없이 밀어붙일 수 있습니다. 이 대비 덕분에 임무마다 긴장감의 결이 달라집니다.

여기에 임무 진행과 별개로 즐기는 방식이 따로 있어서, 목표 없이 파괴 자체를 즐기거나 짧게 한 판만 하고 싶을 때 쓸 수 있습니다. 본편 임무가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이쪽으로 먼저 들어가 조작을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조작과 막히는 지점

조작에서 가장 먼저 부딪히는 벽은 이동 속도입니다. 거대 로봇을 다루는 게임답게 방향 전환이 느리고 관성이 크게 걸려 있어서, 슈팅 게임처럼 재빠르게 조준을 옮길 수 없습니다. 적을 발견하면 몸을 먼저 돌려 두고 조준을 다듬는 순서로 움직여야 합니다.

두 번째는 적의 원거리 공격입니다. 날아오는 탄을 요격할 수 있는데, 이 기능을 모르고 그냥 맞으면 체력이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요격을 습관으로 만들면 생존 시간이 확연히 길어집니다. 특히 여러 방향에서 공격이 들어오는 후반 임무에서는 이 조작이 가능한지 여부가 클리어를 가릅니다.

세 번째는 탄약 관리입니다. 강한 무기부터 신나게 쓰다 보면 정작 임무 후반의 중요한 목표 앞에서 쏠 것이 없어집니다. 잡졸은 근접 공격으로 처리하고 강한 무기는 아껴 두는 배분이 필요합니다.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이 시리즈는 원래 아타리 재규어를 대표하던 작품이었습니다. 성능을 자랑하려던 그 기기에서 3차원 지형 파괴를 보여 준다는 점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그 뒤로도 개발사가 시리즈를 이어 갔습니다. 다만 세 번째 작품이 나올 무렵 원래 기기는 이미 시장에서 사라진 상태였고, 그래서 플레이스테이션을 비롯한 다른 기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시기적으로도 늦은 편이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의 수명이 거의 끝나가고 다음 세대가 시작되던 무렵에 나왔기 때문에, 그림 수준으로 경쟁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지형이 전부 부서진다는 점 하나로 자기 자리를 지켰습니다.

국내에서와 지금

국내에서는 이 시리즈를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원래 기기가 국내에 거의 들어오지 않았고, 이 판본도 대형 유통망을 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로봇 게임을 찾던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 정도가 오갔던 수준입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의 무게감이 오히려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없이 눌러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기본 로봇을 골라 목표가 단순한 임무부터 잡고, 건물 몇 채를 일부러 부숴 보면서 이 게임이 무엇을 자랑하려 했는지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