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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성 드라큘라 크로니클스

캐슬바니아 크로니클스 (Castlevania Chronicles) · 2001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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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만에 되살아난 X68000판

1993년 일본에서 샤프 X68000이라는 고급 개인용 컴퓨터로만 나온 악마성 드라큘라가 있었습니다. 초대작을 완전히 새로 만든 물건이었는데, 하드웨어 자체가 비싸고 보급이 좁아서 실제로 해 본 사람이 극소수였습니다. 그 게임을 2001년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옮겨 온 것이 이 작품입니다. 국내에서 이 게임을 처음 만난 사람 대부분은 원본의 존재조차 몰랐고, 그래서 오히려 "이런 악마성이 있었나" 하는 반가움으로 잡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플레이스테이션 시절의 악마성이 이미 월하의 야상곡으로 탐색형 노선을 확립한 뒤였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기에 굳이 한 방향으로 밀고 나가는 옛날식 스테이지 클리어 액션을 내놓았으니, 시리즈 흐름으로 보면 일부러 뒤를 돌아본 작품인 셈입니다.

악마성 드라큘라 크로니클스 슈팅 게임 화면 1 - 플레이스테이션 (2001)

어떤 게임인가

악마성 드라큘라 크로니클스(Castlevania Chronicles)는 뱀파이어 헌터 시몬 벨몬드가 채찍 하나를 들고 드라큘라의 성을 정면 돌파하는 횡스크롤 액션입니다. 좌우로 나아가며 계단을 오르내리고, 촛대를 부숴 나오는 하트로 보조 무기를 쓰고,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잡으면 다음 구역으로 넘어갑니다. 회복 수단이 거의 없고, 한 번 맞으면 크게 뒤로 밀려나며, 그 밀려남 때문에 구덩이에 빠지는 일이 잦습니다.

조작은 극단적으로 단순합니다. 걷기, 점프, 채찍, 보조 무기가 전부입니다. 대신 점프한 뒤에는 방향을 바꿀 수 없습니다. 뛰기 전에 어디에 내릴지 다 계산해 두어야 하는 이 뻣뻣함이 초기 악마성의 정체성이고, 이 작품은 그 감각을 그대로 지키고 있습니다.

무기를 고르는 판단

촛대에서 나오는 보조 무기는 단검, 도끼, 성수, 십자가, 회중시계입니다. 무기는 하나만 지닐 수 있어서 새로 주우면 갖고 있던 게 사라집니다. 초보자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가 좋은 무기를 든 채로 무심코 촛대를 부수는 것입니다. 성수를 들고 있다가 단검으로 바뀌는 순간 뒤에 오는 보스전이 몇 배 힘들어집니다.

성수는 바닥에 불이 남아 지속적으로 때리기 때문에 큰 보스에게 강하고, 도끼는 위쪽으로 던져지므로 높은 곳의 적이나 박쥐를 상대할 때 편합니다. 십자가는 부메랑처럼 돌아오고, 회중시계는 화면 속 적을 잠시 멈춥니다. 하트를 세 개 모아 나오는 표시로 무기를 두 번 세 번 연속으로 던질 수 있게 되는데, 성수 삼중 연발은 사실상 이 게임의 최종 병기입니다.

어디서 어려워지는가

난이도가 처음 꺾이는 지점은 지하 수로 근처의 좁은 발판 구간입니다. 물에서 튀어나오는 인어 인간이 밀어붙이고, 뒤로 밀려나면 그대로 물에 빠집니다. 이때부터는 적을 다 잡으려 하지 말고 채찍 사거리 밖에서 기다렸다가 안전한 순간에만 건너가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중반 이후로는 창을 든 해골 기사와 메두사 머리가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메두사 머리는 물결치듯 날아와 계단 위에서 맞으면 그대로 낙사로 이어집니다. 계단 위에서는 되도록 멈춰 서지 말고, 오르는 중간에 한 번씩 채찍을 휘둘러 앞길을 비워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스 중에서는 사신이 언제나 벽입니다. 낫을 흩뿌리며 화면을 채우는데, 성수를 들고 들어가지 못하면 상당히 오래 붙잡히게 됩니다. 그래서 사신 직전 구역에서 무기 관리를 시작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오리지널 모드와 편곡 모드

이 이식판에는 원본 X68000판 그대로의 모드와, 플레이스테이션용으로 손본 모드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손본 쪽은 그래픽 일부와 음악이 새로 편곡되어 있고, 난이도 조절과 저장 기능이 붙어 있어 훨씬 접근하기 쉽습니다. 반대로 원본 모드는 옛 컴퓨터 특유의 색감과 원곡을 그대로 들려줍니다.

음악은 이 게임의 큰 몫을 차지합니다. X68000의 음원으로 울리던 뱀파이어 킬러와 블러디 티어즈는 오락실 기판과도 패미컴과도 다른 두툼한 소리를 냈고, 그 소리를 다시 들려주는 것만으로도 이 이식판은 값을 합니다. 처음이라면 편곡 모드로 익힌 다음 원본 모드로 넘어가는 순서를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