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드밴스 워즈 2
어드밴스 워즈 2: 블랙홀 라이징 (Advance Wars 2 Black Hole Rising U mode7) · 2003 · Ninte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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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턴을 놓고 십 분을 고민하는 게임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화려한 연출이 아니라 정지된 화면 앞에서 벌어집니다. 부대를 어디에 세울지 정하는 데 한참을 씁니다. 한 칸 앞으로 나가면 적의 사거리에 들어가고, 한 칸 물러서면 이번 턴에 아무것도 못 합니다. 그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하게 됩니다.
적의 이동 범위를 확인하는 기능이 있어서, 누가 어디까지 올 수 있는지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쓰기 시작하면 게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감으로 두던 사람이 계산해서 두는 사람이 되는 순간입니다.
침공에 맞서는 연합군
어드밴스 워즈 2(Advance Wars 2: Black Hole Rising)는 격자 지도 위에서 부대를 움직여 적 사령부를 점령하는 턴제 전략 게임입니다. 블랙홀군의 침공으로 여러 나라가 무너진 상황에서, 각국 지휘관들이 연합해 반격에 나서는 이야기를 따라갑니다.
진행은 캠페인 형식입니다. 지도 하나가 한 전투이고, 이기면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전투마다 조건이 달라서 어떤 판은 시간 안에 점령해야 하고, 어떤 판은 병력 열세로 시작해 버텨야 합니다. 같은 병종을 쓰는데도 판마다 전혀 다른 문제가 주어집니다.
지형을 읽는 법
초보와 숙련자를 가르는 것은 지형입니다. 이 게임에서 칸마다 방어 보정이 다르게 붙어 있습니다. 산에 보병을 올려 두면 웬만한 공격을 견디고, 숲에 숨으면 피해가 줄어듭니다. 반대로 도로 위에 세워 둔 부대는 이동이 빠른 대신 두들겨 맞습니다.
그래서 잘하는 사람은 좋은 지형에 부대를 세워 놓고 적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먼저 때리는 쪽이 유리한 게임이지만, 불리한 자리에서 먼저 때리면 반격으로 더 크게 잃습니다. 나아갈 때와 버틸 때를 구분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기술입니다.
다리와 항구, 공항 같은 요충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리 하나를 막으면 적 지상군 전체가 멈추고, 공항을 뺏기면 하늘이 통째로 넘어갑니다.
자금과 보병
의외로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병종은 값싼 보병입니다. 도시를 점령할 수 있는 것이 보병뿐이기 때문입니다. 전차를 아무리 많이 뽑아도 도시를 못 먹으면 자금이 마르고, 자금이 마르면 다음 부대를 뽑지 못합니다.
그래서 전투 초반에는 보병을 여러 갈래로 보내 도시를 확보하는 일이 우선입니다. 전선이 자리를 잡은 다음에야 비싼 부대를 뽑아 밀어붙일 여력이 생깁니다. 이 순서를 지키지 않고 처음부터 큰 부대를 뽑다가 자금이 끊겨 무너지는 것이 초보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돈과 땅과 병력이 서로 물려 돌아가는 구조라, 눈앞의 전투만 봐서는 이길 수 없습니다. 이 점을 깨닫는 순간부터 이 게임은 훨씬 재미있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