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베이스볼 2000
올스타 베이스볼 2000 (All Star Baseball 2000 Europe) · 1999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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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64에서 야구를 한다는 것
닌텐도64 하면 마리오와 젤다, 그리고 대전 격투나 레이싱을 떠올리기 쉽습니다. 스포츠 게임, 그중에서도 야구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역입니다. 그런데 이 시기 북미 시장에서는 야구 게임이 해마다 새 버전으로 나올 만큼 큰 장르였고, 올스타 베이스볼 시리즈는 그 경쟁의 한복판에 있던 이름입니다.
당시 기준으로 이 게임의 인상은 선수 얼굴과 폼입니다. 실제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이름과 기록이 들어가 있고, 타자마다 타격 자세가 다르게 만들어져 있어서 좋아하는 선수를 알아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폴리곤으로 표현된 야구장을 여러 각도에서 보여 주는 연출도 그때는 꽤 볼거리였습니다.
어떤 게임인가
올스타 베이스볼 2000(All-Star Baseball 2000)은 메이저리그 라이선스를 받아 만든 정통 야구 게임입니다. 투수를 조작해 구종과 코스를 정해 던지고, 타석에서는 스윙 타이밍을 맞춰 공을 때립니다. 수비에서는 타구를 쫓아가 잡고 베이스로 던지며, 주루에서는 도루와 진루를 판단합니다. 야구 중계를 그대로 조작하는 감각에 가깝습니다.
한 경기만 하는 방식 외에 시즌을 통째로 치르는 모드가 있어서, 팀을 골라 긴 일정을 끌고 가며 성적을 쌓을 수 있습니다. 선수 기록이 누적되고 순위가 갱신되는 구조라,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오래 붙잡게 되는 종류의 게임입니다.
조작의 핵심
이 게임에서 가장 먼저 익혀야 할 것은 투수 조작입니다. 구종을 고르고 던질 위치를 정한 뒤 던지는데, 같은 코스로만 계속 던지면 컴퓨터 타자가 금방 적응합니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오가며 높낮이를 섞는 것이 실점을 줄이는 기본입니다. 변화구는 위력적이지만 제구가 흔들리기 쉬워서, 카운트가 몰린 상황에서는 오히려 위험합니다.
타격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화면에 커서로 노릴 지점을 잡고 스윙 시점을 맞추는 방식인데, 처음에는 헛스윙이 훨씬 많습니다. 초구부터 크게 휘두르기보다, 공 몇 개를 보며 상대 투수의 속도에 눈을 맞추는 편이 결과가 좋습니다. 빠른 공에 늦고 느린 공에 빠르다면, 아직 리듬이 잡히지 않은 것입니다.
수비는 의외로 실수가 많이 나오는 곳입니다. 타구를 잡고 나서 어느 베이스로 던질지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버튼을 잘못 누르면 주자를 그대로 살려 보냅니다.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무리한 홈 승부보다 확실한 1루 아웃을 챙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어클레임의 야구 시리즈
이 시리즈를 만든 곳은 어클레임입니다. 1990년대 북미에서 스포츠와 라이선스 게임을 활발하게 내던 회사인데, 올스타 베이스볼은 그중에서도 꾸준히 이어진 축입니다. 해마다 선수 명단을 갱신해 새 버전을 내는 방식으로, 요즘의 연례 스포츠 게임과 같은 구조를 이미 이때부터 갖추고 있었습니다.
닌텐도64라는 기기 특성상 로딩이 거의 없다는 점은 이 게임의 분명한 장점이었습니다. 카트리지에서 바로 읽어 들이기 때문에 이닝이 넘어가는 사이에 기다릴 일이 없고, 여럿이 모여 번갈아 하기에도 편했습니다.
이 게임이 어려운 지점
야구 게임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가장 큰 벽은 규칙 자체입니다. 볼 카운트, 아웃 카운트, 주자 상황이 동시에 돌아가기 때문에, 야구를 모르는 상태로는 화면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하기가 어렵습니다. 반대로 야구를 아는 사람이라면 설명 없이도 바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 상대의 수준도 만만치 않습니다. 난이도를 올리면 타자가 나쁜 공에 손을 잘 대지 않고, 투수는 유인구를 섞어 던집니다. 무작정 강타를 노리기보다 볼넷을 골라 주자를 쌓는 식의 야구다운 운영이 통하는 편이라, 스포츠 게임치고는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한국에서의 기억
국내에서 닌텐도64는 보급 대수 자체가 많지 않았고, 그중에서도 북미 스포츠 게임은 소수의 선택지였습니다. 메이저리그가 국내에서 크게 화제가 된 시기와 겹쳐 야구 게임 자체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이 작품을 직접 해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다시 켜 보면, 그 시절 콘솔 야구 게임이 어디까지 와 있었는지 확인하기에 좋은 자료입니다. 선수 이름과 기록이 들어간 시즌 모드를 돌려 보면, 요즘 야구 게임의 뼈대가 이미 여기에 다 갖춰져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