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베이스볼 99 닌텐도64판
올스타 베이스볼 99 (All Star Baseball 99 Europe) · 1998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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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도64에서 야구 게임을 고르라면 후보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 몇 안 되는 선택지 가운데, 메이저리그 구단명과 선수 이름을 실제 그대로 쓰면서 3차원으로 구현한 것이 이 작품입니다. 정면에서 던지는 투수, 뒤로 물러나며 공을 좇는 외야수, 관중석까지 그려진 실제 구장이 폴리곤으로 돌아가는 화면은 당시 야구 게임에 익숙했던 사람에게도 새로웠습니다.
올스타 베이스볼 99(All-Star Baseball 99)는 메이저리그를 무대로 한 야구 게임입니다. 한 경기만 치르는 모드부터 정규 시즌을 통째로 돌리는 모드, 올스타전, 홈런 더비까지 갖췄고, 팀 사이에 선수를 주고받는 트레이드도 됩니다. 실명 라이선스를 확보한 덕분에 구단 로고와 유니폼, 선수 이름이 전부 실제 그대로 들어가 있어서, 좋아하는 팀을 골라 시즌을 굴리는 재미가 이 게임의 중심입니다.
던지고 치는 감각
투구는 구종과 코스를 정한 뒤 던지는 방식입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조준점을 스트라이크 존 안팎으로 움직여 두고, 어떤 공을 던질지 고릅니다. 같은 구종이라도 던지는 투수의 능력치에 따라 휘는 정도와 제구가 달라지므로, 선발과 불펜의 차이를 체감할 수 있습니다. 투구 수가 쌓이면 구위가 떨어지기 때문에 언제 투수를 바꿀지 판단해야 합니다.
타격은 타이밍 싸움입니다. 컨트롤 스틱으로 노리는 높낮이를 잡고 버튼을 누르는데, 변화구에 방망이가 일찍 나가면 힘없는 땅볼이 되고, 늦으면 파울로 밀립니다. 처음에는 스트라이크 존 안에 들어오는 공에만 손을 대며 눈을 익히는 편이 낫습니다. 이 게임은 헛스윙이 잦아 삼진이 쉽게 쌓이기 때문에, 급하게 배트를 돌리는 습관을 먼저 고쳐야 타율이 올라갑니다.
수비와 주루가 승부를 가릅니다
야수 조작은 이 게임에서 실수가 가장 많이 나오는 부분입니다. 타구가 뜨면 낙하 지점 표시를 따라 뛰어야 하는데, 3차원 시점이라 거리 감각을 잡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외야에서 한 번 놓치면 주자가 두 베이스씩 더 가기 때문에, 무리하게 다이빙하기보다 안전하게 앞에서 잡아 던지는 선택이 결과적으로 실점을 줄입니다.
주루도 마찬가지입니다. 베이스마다 대응하는 버튼이 있고, 진루와 귀루를 직접 지시합니다. 타구를 보지 않고 무조건 다음 베이스를 노리다가 횡사하는 일이 흔합니다. 상대 외야수가 공을 잡은 시점에 멈출지 갈지를 판단하는 감각이 붙으면 경기 운영이 훨씬 안정됩니다.
시즌을 굴리는 재미
한 경기만 하는 것보다 이 게임의 진짜 재미는 시즌 모드에 있습니다. 경기를 치를수록 선수 성적이 누적되고, 타율과 홈런, 방어율 같은 기록이 쌓입니다. 부진한 선수를 라인업에서 빼고 대안을 찾는 과정, 투수 로테이션을 관리하는 과정이 야구 게임 특유의 긴 재미를 만듭니다. 전 경기를 직접 하기 부담스러우면 결과만 처리하는 방식으로 넘길 수도 있습니다.
이 시리즈는 이후 해마다 새 작품을 내며 오랫동안 이어졌습니다. 이 작품은 그 흐름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던 초기에 해당하고, 뒤 작품들에서 다듬어지는 요소들의 원형을 여기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제작은 아클레임이 맡았고, 개발은 당시 여러 스포츠 게임을 만들던 이구아나 엔터테인먼트가 담당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국은 프로야구 인기가 높은 나라지만, 이 시기 야구 게임의 주된 무대는 오락실이나 패미컴 계열이었고 닌텐도64는 보급 자체가 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국내에서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이라기보다,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던 사람들이 잡지나 수입 팩으로 접하던 축에 가깝습니다.
지금 해 보면 조작 반응이 요즘 야구 게임보다 굼뜨고 화면도 단출합니다. 대신 선수 이름과 구장이 실제 그대로라는 점, 그리고 한 경기가 비교적 빠르게 끝난다는 점이 여전히 장점으로 남습니다. 야구 규칙만 알면 설명 없이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