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스타 베이스볼 2001
올스타 베이스볼 2001 (All Star Baseball 2001 USA) · 2000 · Accla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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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비트 야구의 마지막 세대
닌텐도 64로 나온 야구 게임 중에서 이 시리즈는 가장 오래, 가장 꾸준히 이어진 축에 속합니다. 매년 선수 명단을 갈아 끼우고 시스템을 조금씩 다듬어 내놓는 방식으로 여러 해를 버텼고, 이 작품은 그 흐름의 후반부에 놓여 있습니다. 이미 다음 세대 기기가 시장에 나오던 시기에 나온 물건이라, 64비트 기기에서 야구를 제대로 다룬 마지막 무렵의 결과물이라는 자리를 갖습니다.
올스타 베이스볼 2001(All-Star Baseball 2001)은 미국 프로야구를 소재로 한 정통 야구 게임입니다. 실제 구단과 선수 명단을 그대로 담고, 한 경기만 치르는 방식부터 정규 시즌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까지 여러 진행 방식을 제공합니다. 타격과 투구를 직접 조작하면서, 그 바깥에서 팀을 꾸리는 일까지 함께 다루는 구성입니다.
투구와 타격의 감각
이 시리즈가 다른 야구 게임과 갈라지는 지점은 조준 방식입니다. 투수는 구종을 고른 뒤 스트라이크 존 안에서 목표 지점을 지정하고, 그 상태에서 공을 놓습니다. 지정이 정확할수록 원하는 코스로 들어가지만, 무리하게 가장자리를 노리면 제구가 흔들려 한복판으로 몰리는 일이 생깁니다.
타격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방망이가 지나갈 자리를 미리 잡아 두고 타이밍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버튼만 잘 누르면 되는 게임보다 요구하는 것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헛스윙이 계속 나오지만, 상대 투수의 구종 배합을 읽기 시작하면 갑자기 타율이 올라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수비는 상대적으로 자동에 가깝습니다. 타구가 뜨면 야수가 대략의 위치로 움직이고, 사용자는 마지막 조정과 송구 판단을 맡습니다. 이 덕분에 야구 규칙에 익숙하지 않아도 수비 이닝이 답답해지지 않고, 대신 중계 플레이나 주자 견제 같은 판단은 사용자 몫으로 남습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곳
가장 큰 벽은 조준 시간입니다. 투구든 타격이든 조준을 끝낼 시간이 넉넉하지 않아서, 화면을 보면서 생각하다 보면 이미 공이 지나가 있습니다. 요령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 이번 타석의 방침을 정해 두는 것입니다. 바깥쪽만 노린다든지 높은 공은 그냥 버린다든지 하는 기준을 미리 잡아 두면 조준이 훨씬 빨라집니다.
두 번째는 난이도 설정입니다. 기본 설정에서 컴퓨터 투수는 코너를 상당히 정확하게 찌르기 때문에, 야구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상태로 들어가면 삼진만 쌓이다 끝납니다. 처음에는 난이도를 낮춰 타격 감각을 만든 뒤에 올리는 편이 훨씬 빨리 늡니다.
세 번째는 시즌 모드의 호흡입니다. 정규 시즌 전체를 한 경기씩 치르려면 시간이 상당히 걸리기 때문에,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자동 진행으로 넘기면서 자기 팀의 성적과 선수 상태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시리즈 안에서의 위치
이 시리즈는 해마다 번호를 올려 가며 나왔고, 각 판본의 차이는 대개 명단 갱신과 세부 조정에 있습니다. 이 작품에서 눈에 띄는 것은 화면 연출과 경기 진행의 매끄러움입니다. 앞선 판본들에서 지적되던 반응 지연과 화면 끊김이 줄었고, 카메라 연출이 실제 중계 화면에 가깝게 다듬어졌습니다.
같은 시기 다른 야구 게임들이 아기자기한 캐릭터나 과장된 연출로 승부를 걸었다면, 이 시리즈는 실제 선수 데이터와 시뮬레이션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그래서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일수록 오래 붙잡게 되고, 야구 규칙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진입 문턱이 높게 느껴집니다.
국내 사정
국내에서 닌텐도 64 자체가 널리 보급된 기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 게임을 당시에 직접 해 본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국내 야구 게임 수요는 대체로 다른 기기의 작품들이 채우고 있었고, 미국 프로야구 팀과 선수로만 구성된 이 시리즈는 아무래도 익숙함에서 밀렸습니다.
그럼에도 이 시리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는 이유는 조준 방식 때문입니다. 공이 지나갈 자리를 미리 잡는 감각이 다른 야구 게임과 확실히 달라서, 한 번 익숙해지면 다른 게임의 타격이 심심하게 느껴진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지금 잡아 본다면
브라우저에서 바로 실행되므로 설치 과정 없이 눌러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야구 게임을 오랜만에 해 보고 싶다면 시즌 모드보다 단일 경기부터 잡는 편이 좋습니다.
권하는 순서는 이렇습니다. 먼저 난이도를 낮춘 상태에서 한 경기를 끝까지 치러 조준 감각을 익히고, 그다음에 같은 상대와 기본 난이도로 다시 붙어 보는 것입니다. 두 번째 경기에서 컴퓨터 투수의 구종 배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이 게임이 왜 시뮬레이션 성향이라는 평을 받았는지 알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