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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 GX 듀얼 아카데미

유희왕 GX 듀얼 아카데미 (Yu Gi Oh Gx Duel Academy U Independent)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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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게임을 소재로 한 휴대용 게임에는 오래된 고민이 하나 있습니다. 실제 카드 놀이의 재미는 상대 얼굴을 보며 패를 읽는 데서 나오는데, 화면 속 상대는 얼굴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게임이 택한 답은 학교였습니다. 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학원에 들어가 한 해를 보내면서, 복도에서 마주치는 아무나 붙잡고 듀얼을 거는 구조로 만든 것입니다.

유희왕 GX 듀얼 아카데미(Yu-Gi-Oh! GX Duel Academy)는 휴대용 기기로 나온 유희왕 카드 배틀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듀얼 아카데미의 신입생이 되어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르고 학기를 보내며, 그 사이사이에 다른 학생과 카드 대결을 벌입니다. 이기면 새 카드와 돈이 들어오고, 그것으로 덱을 손봐 다음 상대에게 도전하는 흐름이 게임 전체를 이룹니다.

유희왕 GX 듀얼 아카데미 보드·카드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학교라는 껍데기

하루가 지나면 날짜가 넘어가고, 학기가 진행되면 시험이 옵니다. 시험 성적에 따라 반이 갈리고, 어느 반에 있느냐에 따라 마주치는 상대와 얻을 수 있는 카드가 달라집니다. 카드 게임에 성장 요소를 붙이는 흔한 방식 대신, 학년과 반이라는 익숙한 틀을 그대로 가져다 쓴 셈입니다.

이 구조 덕분에 목적 없이 듀얼만 반복하는 느낌이 덜합니다. 오늘 이길 상대가 있고, 이번 학기에 올라가야 할 반이 있고, 그러려면 덱이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할 일이 계속 생깁니다. 반대로 말하면 카드 대결만 빠르게 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학교 생활 부분이 다소 길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덱을 짜는 일

이 게임의 실제 난이도는 대결 중의 판단보다 대결 전의 덱 구성에서 갈립니다. 손에 들어온 카드를 전부 넣으면 강한 덱이 되는 게 아니라, 서로 어울리지 않는 카드가 섞여 정작 필요할 때 쓸모없는 패만 잡히게 됩니다. 초반에 계속 지는 사람의 덱을 열어 보면 대체로 공격력 높은 카드만 잔뜩 들어 있습니다.

기본은 단순합니다. 덱의 방향을 하나 정하고, 그 방향에 쓰이지 않는 카드를 덜어 내는 것입니다. 소환하는 데 조건이 붙는 강한 카드를 여러 장 넣으면 손에 잡혀도 내놓지 못하고, 반대로 약한 카드만 넣으면 상대의 큰 카드를 넘길 수단이 없습니다. 상대 카드를 없애거나 무효로 만드는 카드를 몇 장 섞어 두는 것이, 이기는 덱과 지는 덱을 가르는 가장 흔한 차이입니다.

한 판의 흐름

대결은 서로 번갈아 차례를 가져가며 진행됩니다. 자기 차례에 카드를 한 장 뽑고, 몬스터를 내놓거나 마법과 함정을 설치한 뒤 공격합니다. 상대의 생명력을 먼저 0으로 만들면 이깁니다. 규칙 자체는 카드 놀이를 해 본 사람이라면 금방 익히지만,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용어와 단계가 많아 초반에 헤맬 수 있습니다.

막히기 쉬운 지점은 뒤집어 놓은 카드입니다. 상대가 카드를 엎어 둔 채 차례를 넘기면, 그건 함정일 가능성이 큽니다. 그 상태에서 아끼던 강한 몬스터로 공격했다가 그대로 잃는 일이 자주 생깁니다. 상대가 뭔가를 깔아 두었을 때는 굳이 무리하지 않고 한 차례를 넘기거나, 잃어도 아깝지 않은 카드로 먼저 찔러 보는 편이 안전합니다.

카드를 모으는 재미

대결에서 이기면 얻는 돈으로 카드 묶음을 사고, 거기서 새 카드가 나옵니다.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채로 묶음을 여는 순간이 이 게임에서 가장 중독성 있는 부분입니다. 원하던 카드가 나오면 그날 덱을 다시 짜게 되고, 다시 짠 덱을 시험해 보려고 또 대결을 걸게 됩니다.

다만 원하는 카드가 특정 상대에게서만 나오거나 특정 시점 이후에야 풀리는 경우가 있어서, 초반에 강한 덱을 만들려고 조급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기가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누구에게 맞는 게임인가

원작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알고 있다면 익숙한 이름들이 학교 안을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반갑습니다. 반대로 원작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인물 관계보다 카드 규칙 쪽이 먼저 다가옵니다. 다행히 게임 안에서 규칙을 익힐 기회를 주기 때문에, 카드 놀이를 해 본 적이 없어도 몇 판만 지면서 배우면 굴러갑니다.

휴대용 기기라는 점도 이 게임과 잘 맞습니다. 한 판이 짧게 끝나고 언제든 멈출 수 있어서, 자투리 시간에 한 판씩 쌓아 나가기에 좋은 구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