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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 리셰프 오브 디스트럭션

유희왕 리셰프 오브 디스트럭션 (Yu Gi Oh Reshef of Destruction E Rising Sun)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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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명으로 더 유명해진 유희왕

유희왕 게임은 종류가 무척 많지만, 그중 유독 '어렵다'는 말이 따라다니는 작품이 있습니다. 이 게임이 그렇습니다. 카드 게임인데 카드를 마음대로 넣을 수 없고, 이기려면 게임이 정한 규칙 안에서 한참을 버텨야 합니다. 팬들 사이에서는 지금도 시리즈에서 가장 가혹한 축에 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점 때문에 기억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요즘 카드 게임처럼 술술 풀리지 않고, 한 판 한 판을 궁리해서 뚫어야 하는 구조라 클리어했을 때의 성취감이 남다릅니다. 편하게 즐기려고 켰다가 예상 밖의 벽에 부딪히는, 그런 종류의 게임입니다.

유희왕 리셰프 오브 디스트럭션 RPG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무엇을 하는 게임인가

유희왕 리셰프 오브 디스트럭션(Yu-Gi-Oh! Reshef of Destruction)은 유희왕 카드 배틀을 축으로 하되, 그 사이에 맵 이동과 대화, 사건 진행이 들어간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주인공을 조작해 여러 장소를 오가며 등장인물과 만나고, 그때마다 카드 듀얼로 승부를 봅니다.

듀얼 자체는 몬스터 카드를 필드에 내고 공격력과 수비력을 비교해 상대 라이프를 깎는 방식입니다. 마법과 함정 카드로 상황을 뒤집을 수도 있고, 몬스터를 합쳐 더 강한 몬스터를 만드는 융합 요소도 있습니다. 카드를 앞면 공격 표시로 낼지, 뒷면 수비 표시로 숨겨둘지 고르는 판단이 매 턴 반복됩니다.

승부에서 이기면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고, 덱을 강화할 자원을 얻습니다. 이 구조가 계속 이어지면서 게임 전체가 굴러갑니다.

덱을 짜는 것이 아니라 뚫는 것

이 게임이 어렵다고 불리는 가장 큰 이유는 덱 구성의 자유도가 좁다는 점입니다. 좋은 카드를 손에 넣는 것 자체가 쉽지 않고, 넣고 싶은 카드를 전부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강한 덱을 만들어 밀어붙인다'는 접근이 잘 통하지 않습니다.

대신 지금 가진 카드로 상대의 패턴을 어떻게 받아낼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상대가 강한 몬스터를 계속 내놓는다면 정면으로 맞서는 대신 수비 표시로 시간을 벌고, 마법과 함정으로 한 번에 정리할 기회를 노리는 식입니다. 무작정 공격하는 습관이 있으면 라이프가 순식간에 날아갑니다.

처음 하는 분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초반 듀얼에서 자원을 아끼지 않는 것입니다. 뒤로 갈수록 상대가 눈에 띄게 강해지는데, 그때 쓸 것이 남아 있지 않으면 진행이 막혀버립니다. 이길 수 있는 상대라면 되도록 손해를 줄이면서 이겨두는 것이 나중을 편하게 만듭니다.

난이도가 튀는 구간

초반 몇 시간은 그럭저럭 넘어갑니다. 문제는 이야기가 중반으로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상대 덱의 수준이 계단식으로 올라가는데, 플레이어 쪽 성장은 그만큼 빠르지 않습니다. 여기서 많은 사람이 손을 놓습니다.

이 구간을 넘기는 정석은 서두르지 않는 것입니다. 이야기를 계속 밀기보다, 이미 이길 수 있는 상대와 반복해서 겨루며 덱을 다듬는 편이 결국 빠릅니다. 시간이 걸리는 방식이지만 이 게임은 그런 준비를 전제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운의 비중이 작지 않습니다. 같은 상대에게 같은 덱으로 도전해도 패가 어떻게 들어오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한 번 졌다고 덱이 잘못된 것은 아니니, 두세 번은 더 붙어보고 판단하는 편이 좋습니다.

휴대용 유희왕이라는 자리

게임보이 어드밴스는 유희왕 게임이 가장 활발하게 나온 기기 중 하나입니다. 카드 게임은 한 판이 짧게 끊어지고 화면도 복잡할 필요가 없어서, 휴대용 기기와 궁합이 좋았습니다. 통신 케이블로 친구와 겨루거나 카드를 주고받는 재미도 이 시기 휴대용 카드 게임의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유희왕은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서, 카드 규칙을 모르는 사람도 등장인물과 대표 몬스터의 이름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게임은 원작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다만 이 작품에 한해서는, 원작 팬심만으로 끝까지 가기가 쉽지 않았다는 회고가 많습니다.

지금 해본다면 오히려 그 완고함이 재미의 일부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요즘 게임처럼 친절하게 손을 잡아주지 않기 때문에, 한 판을 이겼을 때 그 승리가 온전히 자기 것으로 남습니다. 유희왕 카드 규칙에 어느 정도 익숙한 분이라면 도전해 볼 만한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