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AKSILGAME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2004 (GBA)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2004 (Yu Gi Oh World Championship Tournament 2004 U Rising Sun) · 2004 · Konami

방향버튼ASZX보조QERT동전Shift시작Enter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카드를 모으는 것보다 짜는 것이 어렵습니다

유희왕을 카드로 해 본 사람은 압니다. 강한 카드를 많이 가진 사람이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요. 마흔 장 남짓한 덱 안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지 정하는 일이 실제 대전만큼 긴 시간을 잡아먹습니다. 이 게임이 다루는 것도 바로 그 부분입니다.

화면을 켜면 손에 든 카드 목록이 있고, 덱을 짜는 화면이 있고, 그걸 들고 나가 싸우는 대회가 있습니다. 대전에서 이기면 새 카드를 얻고, 새 카드가 들어오면 덱을 다시 손봅니다. 이 순환이 게임의 뼈대입니다. 카드를 모으는 재미와 조합을 고민하는 재미가 맞물려 돌아갑니다.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2004 (GBA)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화면 1 - 게임보이 어드밴스 (2004)

어떤 게임인가

유희왕 월드 챔피언십 토너먼트 2004(Yu-Gi-Oh! World Championship Tournament 2004)는 유희왕 카드 게임의 규칙을 그대로 옮긴 대전 게임입니다. 두 사람이 각자의 덱으로 맞붙어 상대의 생명점을 먼저 0으로 만드는 쪽이 이깁니다. 자기 차례가 오면 카드를 뽑고, 몬스터를 꺼내고, 마법이나 함정을 깔고, 공격을 선언합니다.

이름에 토너먼트가 붙은 대로, 중심은 대회 진행입니다. 상대를 차례로 꺾어 올라가는 구조라 한 판 한 판이 짧게 끊어지고, 지면 덱을 고쳐 다시 도전하게 됩니다. 실제 카드를 사 모으지 않고도 방대한 카드 목록을 만져 볼 수 있다는 점이 이런 게임의 가장 큰 장점이었습니다.

덱을 짜는 일이 곧 실력입니다

처음 덱을 짤 때 누구나 저지르는 실수는 강해 보이는 카드만 골라 넣는 것입니다. 공격력이 높은 몬스터를 잔뜩 담으면 든든해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보면 손에 꺼낼 수 없는 카드만 쌓여 아무것도 못 하고 집니다. 강한 카드일수록 꺼내는 데 대가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덱에는 균형이 필요합니다. 초반을 버텨 줄 낮은 카드, 상황을 뒤집을 마법과 함정, 그리고 마무리를 맡을 큰 카드가 적당한 비율로 섞여야 합니다. 또 덱이 두꺼울수록 원하는 카드가 손에 잡힐 확률이 낮아지므로, 넣고 싶은 카드를 참고 덜어 내는 판단도 실력에 들어갑니다.

한 가지 방향을 정하는 것도 요령입니다. 특정 속성이나 종족으로 묶거나, 상대의 카드를 없애는 데 집중하거나, 빠르게 밀어붙이는 식으로 덱의 성격을 정하면 카드끼리 서로 도와 위력이 커집니다. 이것저것 조금씩 넣은 덱은 어느 쪽으로도 강하지 않습니다.

한 판의 흐름과 판단

대전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은 함정을 언제 쓰느냐입니다. 엎어 둔 카드를 아까워하다 때를 놓치면 상대에게 파괴당하고, 성급하게 쓰면 정작 위험한 공격을 막지 못합니다. 상대가 큰 몬스터를 꺼내는 순간까지 참을 수 있는지가 승부를 가릅니다.

몬스터를 공격 자세로 둘지 수비 자세로 둘지도 매 턴 고민거리입니다. 밀어붙일 상황이 아니라면 수비로 돌려 생명점을 지키고, 손에 든 카드가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는 편이 낫습니다. 이 게임은 한두 턴 늦더라도 안전하게 준비한 쪽이 이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의 덱을 읽는 것도 중요합니다. 같은 상대와 여러 번 붙다 보면 어떤 카드를 쓰는지 보이고, 그에 맞춰 내 덱에 대응 카드를 한두 장 넣게 됩니다. 이 조정 과정이 이 장르의 깊은 재미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이 막히는 자리

규칙이 많아 보이는 것이 첫 번째 벽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필요한 것은 몇 가지뿐입니다. 내 차례에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공격은 어떻게 통하는지, 함정은 언제 열리는지 정도만 익히면 나머지는 카드에 적힌 설명을 읽으며 배울 수 있습니다.

지는 판을 그냥 넘기는 것도 실력이 안 느는 이유입니다. 졌을 때 왜 졌는지를 보면 대개 덱 문제입니다. 손에 쓸모없는 카드가 계속 잡혔다면 그 종류를 줄이고, 상대 카드 하나에 계속 당했다면 그걸 막을 수단을 넣습니다. 대전보다 대전 후의 정비가 더 중요합니다.

카드를 모으는 즐거움

이런 게임의 중독성은 결국 수집에서 나옵니다. 한 판 이기면 카드가 늘고, 늘어난 카드를 보다가 새 조합이 떠오르고, 그걸 시험하려고 또 한 판을 합니다. 그만둘 자리를 찾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실제 카드 게임을 해 본 사람에게는 익숙한 카드들을 다시 만나는 반가움이 있고, 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돈을 들이지 않고 이 게임이 어떤 것인지 알아볼 좋은 기회가 됩니다. 규칙만 익히면 한 판이 길지 않아 짬짬이 하기에도 알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