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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헌트

인 더 헌트 (In the Hunt World Imperfect Sound and Graphics) · 1993 · Ir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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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서 벌어지는 슈팅

슈팅 게임의 주인공은 대개 하늘을 납니다. 이 게임은 그 자리에 잠수함을 앉혔습니다. 기체는 무겁게 가라앉고, 위로 올라오면 수면이 갈라지며 파도가 출렁이고, 물 밖에서는 다시 물속과 다른 규칙으로 싸우게 됩니다. 화면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수면선 하나가 이 게임의 모든 것을 바꿔 놓습니다.

인 더 헌트(In the Hunt)는 아이렘이 만든 횡스크롤 슈팅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소형 잠수함을 조종해 바다와 폐허가 된 도시를 헤쳐 나가며, 앞으로 어뢰를 쏘고 위로 미사일을 띄우고 아래로 폭뢰를 떨어뜨려 사방의 적을 정리합니다.

인 더 헌트 슈팅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3)

세 방향으로 싸운다

무장이 정면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 조작을 완전히 다르게 만듭니다. 정면의 어뢰, 위쪽의 대공 미사일, 아래쪽의 폭뢰가 각자 다른 각도를 담당하기 때문에, 적이 어디서 오는지에 따라 함체의 높이를 바꿔 가며 대응해야 합니다.

속도도 느립니다. 총알을 순간적으로 피해 넘기는 게임이 아니라, 몇 초 뒤의 위치를 미리 정해 두고 천천히 움직이는 게임입니다. 그래서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답답하지만, 익숙해지면 바다 전체를 판으로 놓고 두는 느낌이 듭니다.

인 더 헌트 슈팅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3)

눈으로 먼저 압도하는 도트

이 게임이 지금도 회자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림입니다. 녹슨 철판의 질감, 파괴될 때 조각조각 무너지는 구조물, 화면을 거의 다 차지하는 거대 보스가 전부 손으로 찍은 도트로 표현됩니다.

특히 물 표현이 뛰어납니다. 함체가 수면을 뚫고 나올 때 흩어지는 물보라, 폭발이 만드는 물기둥, 가라앉는 잔해가 남기는 기포까지 세밀하게 그려져 있어 무대가 바다라는 사실을 계속 상기시킵니다.

인 더 헌트 슈팅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3)

메탈슬러그로 이어지는 손

이 게임을 만든 아이렘의 개발진 상당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회사를 떠나 새 팀을 꾸렸고, 그 팀이 만든 것이 메탈슬러그였습니다. 파괴되는 구조물의 연출, 병사들의 과장된 몸짓, 거대 병기를 눈앞에서 부수는 쾌감은 두 게임을 나란히 놓고 보면 확실히 같은 계보입니다.

발매 당시에는 크게 흥행하지 못했지만 가정용으로도 이식되며 꾸준히 재발견되었습니다. 잠수함이라는 소재를 이만큼 밀도 있게 살린 슈팅은 지금까지도 흔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