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버 50
캘리버 50 (Caliber 50 no Sound Imperfect Inputs) · 1989 · Seta
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돌아가는 레버가 만드는 차이
보통 오락실 게임에서 레버를 기울이면 캐릭터가 그쪽으로 움직이고 총도 그쪽으로 나갑니다. 이 게임의 레버는 손잡이 부분이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몸이 가는 방향과 총이 향하는 방향을 따로 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게 실제로 어떤 차이를 만드느냐 하면, 왼쪽으로 후퇴하면서 오른쪽으로 계속 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정면 승부밖에 없던 게임에 뒷걸음질과 견제라는 선택지가 생기는 셈입니다. 처음에는 손이 꼬여서 어색하지만, 익숙해지면 다시 일반 레버로 돌아가기 싫어집니다.
어떤 게임인가
캘리버 50(Cal .50 - Caliber Fifty)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으로 병사를 조종해 앞으로 나아가며 총을 쏘는 액션 슈팅입니다. 배경은 베트남전이고, 포로수용소에서 탈출한 미군 조종사가 적진을 뚫고 나가는 상황입니다.
화면은 위로 흐르고, 적 병사와 탱크, 헬리콥터, 항공기가 계속 나타납니다. 두 명이 동시에 붙어 협동할 수 있습니다.
곳곳에 놓인 상자를 부수면 무기가 나옵니다. 기본 총 외에 여러 무장이 있고, 상황에 따라 바꿔 쓰게 됩니다. 적이 타고 있는 탈것을 빼앗아 몰 수도 있어서, 탱크를 확보하면 한동안 밀어붙이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회전 레버를 쓰는 요령
익숙해지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조준을 고정한 채 움직여 보는 것입니다. 총구를 위로 고정해 두고 좌우로만 걸어 다니면, 화면 위에서 내려오는 적을 계속 견제하면서 자리를 옮길 수 있습니다.
가장 유용한 순간은 후퇴할 때입니다. 적에게 밀려 뒤로 물러날 때 보통 게임에서는 등을 보이며 도망칠 수밖에 없지만, 이 게임에서는 총구를 적 쪽으로 고정한 채 뒤로 물러날 수 있습니다. 이 한 가지만 익혀도 생존율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반대로 초보자가 자주 하는 실수는 레버를 급하게 여러 바퀴 돌리는 것입니다. 조준이 지나쳐 버려서 오히려 엉뚱한 방향을 보게 됩니다. 한 번에 한두 칸씩 조금씩 돌리는 습관을 들이는 편이 낫습니다.
무기 운용과 진행
상자를 부수는 것은 이 게임에서 상당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냥 지나가도 진행은 되지만, 강한 무기 없이 후반부에 들어가면 적을 처리하는 속도가 따라가지 못합니다. 길에서 조금 벗어나 있더라도 상자는 웬만하면 부수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탈것을 빼앗을 수 있다는 점도 적극적으로 이용해야 합니다. 도보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물량이 나오는 구간에서 탱크를 하나 확보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탈것은 내구도가 있으니, 무리하게 몰다가 폭발에 휘말리지 않도록 적당한 시점에 내리는 판단이 필요합니다.
지형지물을 방패로 쓰는 것도 요령입니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점이라 벽이나 구조물 뒤에 서면 적탄이 막힙니다. 넓은 데서 정면으로 맞붙기보다 엄폐물 옆에서 각도를 잡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회전 레버라는 장치
레버를 돌려 조준한다는 발상 자체는 이 게임이 처음이 아닙니다. 몇 년 앞서 다른 회사가 같은 개념의 레버를 만들어 여러 게임에 썼고, 이 게임은 그 흐름 위에 있습니다.
다만 여기 쓰인 레버는 그 유명한 물건과 부품 구조가 다릅니다.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안에서 회전을 읽어 내는 방식이 광학식이고, 기판에 직접 연결되는 형태입니다. 지금은 이 부품 자체가 워낙 귀해져서 수집가들 사이에서 상당한 값에 거래됩니다.
회전 레버 게임의 공통된 약점은 기계 관리입니다. 손잡이가 계속 돌아가는 구조라 마모가 빠르고, 조금만 어긋나도 조준이 어긋납니다. 그래서 오락실에서 상태 좋은 회전 레버를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국내 오락실에서의 기억
이 게임은 국내 오락실에서 흔하지 않았습니다. 회전 레버가 달린 기계 자체가 드물었고, 있더라도 관리가 어려워 금방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기억하는 사람은 대개 회전 레버 자체를 신기해했던 기억으로 기억합니다.
같은 시기 나온 정면 승부형 런앤건이 훨씬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이쪽은 조작이 어렵다는 인상만 남기고 밀린 면도 있습니다. 지금 브라우저에서 해 보면 그 회전 조작을 실물 레버 없이도 익힐 수 있으니, 그때 손을 못 대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