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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럼스 오락실판

컬럼스 (Columns World) · 1990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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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로줄만 보던 눈이 대각선을 발견하는 순간

이 게임을 처음 잡으면 대개 가로줄과 세로줄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비스듬히 놓인 보석 셋이 저절로 사라지는 걸 보고 나면 화면 보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대각선까지 계산에 넣기 시작하면 아무렇게나 쌓아 둔 것 같던 무더기가 사실은 연쇄가 줄줄이 걸린 화약고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그때부터가 진짜 시작입니다. 한 번 터진 자리로 위에 있던 보석들이 내려앉으면서 또 다른 셋을 만들고, 그게 다시 아래를 무너뜨립니다. 연쇄가 길게 이어지는 동안 손을 놓고 화면만 쳐다보게 되는 그 몇 초가 이 게임이 주는 가장 큰 보상입니다.

컬럼스 오락실판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0)

어떤 게임인가

컬럼스(Columns)는 세가가 내놓은 낙하 퍼즐 게임입니다. 위에서 보석 세 개가 세로로 붙은 기둥이 떨어지는데, 좌우로 움직이는 것뿐 아니라 버튼으로 기둥 안 보석들의 순서를 위아래로 돌려 바꿀 수 있습니다. 같은 색 보석이 가로·세로·대각선 어느 방향으로든 셋 이상 이어지면 사라집니다.

블록 모양을 맞추는 게 아니라 색을 맞추는 퍼즐이라, 같은 시기의 다른 낙하 퍼즐과는 머리 쓰는 방식이 꽤 다릅니다. 조각을 회전시켜 빈틈에 끼워 넣는 대신, 어느 색을 어디에 모아 둘지 자리를 미리 정해 두는 게임에 가깝습니다.

컬럼스 오락실판 퍼즐 게임 화면 2 - 오락실 (1990)

색을 나눠 심어 두는 요령

초보와 고수를 가르는 건 색을 섞느냐 나누느냐입니다. 아무 데나 놓다 보면 여섯 가지 색이 골고루 흩어져 어디서도 셋이 안 만들어지는 상태가 됩니다. 화면을 좌·중·우로 나눠 놓고 색깔별로 담당 구역을 정해 두면, 같은 색이 나올 때마다 그 자리에 쌓으면 되니 훨씬 편합니다.

연쇄를 노린다면 아래쪽에 미리 층을 만들어 두는 게 좋습니다. 위에서 하나가 터지면서 그 위 보석이 내려와 아래층 색과 맞물리도록 배치해 두는 겁니다. 다만 욕심을 부리다 화면 위쪽까지 차오르면 그대로 끝이라, 어느 정도 쌓였다 싶으면 미련 없이 정리하고 다시 시작하는 판단도 필요합니다.

컬럼스 오락실판 퍼즐 게임 화면 3 - 오락실 (1990)

마법 보석과 속도

가끔 무지개처럼 반짝이는 보석이 섞여 내려옵니다. 이게 놓인 자리 바로 아래 보석의 색을 확인해서, 화면 안에 있는 그 색 보석을 전부 지워 줍니다. 쌓아 둔 게 위험할 때 쓰는 비상 카드이기도 하고, 가장 많이 깔린 색 위에 정확히 떨어뜨려 한 번에 판을 비우는 용도로도 씁니다.

판이 진행될수록 낙하 속도는 계속 빨라집니다. 후반에는 기둥이 바닥에 닿기 전에 순서를 돌리고 자리를 잡아야 해서, 떨어지는 걸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다음 기둥 예고를 보고 미리 결정해 두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고대 유물 같은 배경과 묵직한 음악이 이 단순한 규칙에 묘한 긴장감을 얹어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