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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류몬

토류몬 (Toryumon) · 1994 · Se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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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기판의 마지막 작품

오락실 기판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1980년대 중반에 나온 어떤 기판은 그 시절 명작들을 잔뜩 낳고 1990년대 초에는 이미 뒷전으로 밀려났습니다. 그런데 1995년, 그 기판으로 새 게임이 하나 더 나옵니다. 이 게임입니다. 주변에서는 이미 32비트 기판으로 3D 격투가 돌아가고 있을 때, 10년 가까이 된 2D 기판으로 조용히 나온 낙하 퍼즐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은 어떤 세대의 마침표 같은 자리에 있습니다. 화려한 성능 경쟁과는 상관없이, 잘 다듬은 규칙 하나만 있으면 오래된 기판으로도 게임이 성립한다는 것을 보여 준 셈입니다.

토류몬 퍼즐 게임 화면 1 - 오락실 (1994)

어떤 게임인가

토류몬(Toryumon)은 위에서 떨어지는 조각을 쌓아 지우는 낙하형 퍼즐입니다. 제목은 잉어가 거센 물살을 거슬러 올라 용이 된다는 옛이야기에서 온 말로,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 크게 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그 뜻대로,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승부의 감각을 담은 게임입니다.

한 판의 흐름은 이 장르의 정석을 따릅니다. 화면 위에서 조각이 내려오고, 레버로 좌우로 옮기고 버튼으로 돌려서 원하는 자리에 놓습니다. 같은 것이 정해진 규칙대로 모이면 지워지고, 그 위에 있던 것이 아래로 내려앉으면서 다시 조건을 만족하면 연쇄로 이어집니다. 지운 만큼 상대 화면에 방해가 넘어가고, 자기 화면이 위까지 차면 집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겨루는 대전 구조가 게임의 중심입니다.

낙하 퍼즐을 잘 하는 법

이 장르에서 초보와 고수를 가르는 것은 손 빠르기가 아니라 쌓는 모양입니다. 처음 하는 사람은 조건이 갖춰지는 대로 바로 지워 버립니다. 그러면 화면은 깨끗해지지만 상대에게 넘어가는 방해는 미미합니다. 반대로 실력자는 지울 수 있는데도 참고, 지우면 그 아래가 무너지며 다시 지워지도록 미리 층을 겹쳐 둡니다. 그 한 번의 연쇄로 승부가 납니다.

그래서 연습해야 할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연쇄를 세우는 기본 모양을 손에 익히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위험할 때 그 모양을 버리고 즉시 정리하는 판단입니다. 연쇄에 욕심을 내다가 화면이 차서 지는 것이 이 장르에서 가장 흔한 패배입니다.

방해가 날아왔을 때

대전에서 상대가 큰 연쇄를 터뜨리면 내 화면 위쪽에 방해 조각이 쏟아집니다. 이때 당황해서 아무 데나 놓기 시작하면 그대로 무너집니다. 요령은 미리 낮게 유지해 둔 여유 공간을 쓰는 것입니다. 화면 전체를 고르게 높이 쌓아 두면 방해 한 번에 끝나지만, 한쪽을 일부러 비워 두면 그쪽으로 흡수할 수 있습니다.

또 하나는 즉시 반격입니다. 방해가 떨어지기 직전에 이쪽에서도 지우면, 넘어오는 양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는 것이 이런 게임들의 일반적인 구조입니다. 그래서 항상 한 번은 바로 지울 수 있는 자리를 남겨 두는 습관이 중요합니다. 완벽한 큰 연쇄를 노리느라 즉시 쓸 수 있는 수를 하나도 남기지 않으면, 상대의 작은 공격에도 그대로 무너집니다.

혼자 할 때와 둘이 할 때

혼자 할 때는 컴퓨터 상대를 차례로 이겨 나가는 구성입니다. 처음 몇 상대는 실수만 하지 않으면 넘어가지만, 뒤로 갈수록 상대가 연쇄를 세우는 속도가 빨라져 이쪽도 준비한 것을 제때 터뜨려야 합니다. 이 지점에서 난이도가 눈에 띄게 뜁니다. 혼자 조용히 쌓다가 지는 일이 반복되면, 짧게 두세 번 지우며 상대를 흔들어 두는 운영을 섞어야 합니다.

둘이 할 때는 성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서로 화면을 힐끗거리며 상대가 무엇을 준비하는지 읽고, 상대의 큰 것이 터지기 전에 먼저 흔드는 심리전이 됩니다. 낙하 퍼즐이 오락실에서 오래 사랑받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격투 게임처럼 커맨드를 외울 필요가 없고, 규칙만 알면 처음 만난 사람과도 곧바로 붙을 수 있습니다.

오락실에서의 위치

1990년대 중반 국내 오락실에는 낙하 퍼즐 기계가 늘 몇 대씩 있었습니다. 대전 격투 기계 앞에 사람이 몰려 있을 때, 그 옆에서 조용히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오래 붙어 있는 자리가 대개 퍼즐 기계였습니다. 동전 하나로 오래 버틸 수 있고, 실력 차가 크지 않으면 한 판이 길게 이어져서 값어치가 좋았습니다.

이 게임은 그런 기계들 가운데 널리 알려진 편은 아니었습니다. 나온 시기가 늦었고 기판도 이미 낡은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낙하 퍼즐이라는 형식이 얼마나 튼튼한지를 보여 주는 사례로는 충분합니다. 화면이 화려하지 않아도, 조각이 내려오고 지워지고 연쇄가 터지는 그 감각만으로 게임이 성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