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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스

쿼스 (Quarth) · 1990 · Kona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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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트리스와 슈팅을 섞으면

퍼즐 게임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1980년대 말, 코나미가 내놓은 답이 쿼스입니다. 화면 위에서 블록 덩어리가 천천히 내려오고, 아래쪽에는 슈팅 게임에서 보던 작은 기체가 좌우로 움직입니다. 이 기체가 쏘는 것은 탄이 아니라 블록입니다.

규칙은 한 줄로 끝납니다. 내려오는 덩어리에 블록을 쏘아 붙여 반듯한 사각형을 만들면 그 덩어리가 사라집니다. 테트리스처럼 줄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울퉁불퉁하게 파인 곳을 메워 네모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설명은 한 문장인데 손에 익히는 데는 한참 걸립니다.

쿼스 퍼즐 게임 화면 1 - MSX (1990)

어떤 게임인가

쿼스(Quarth)는 퍼즐과 슈팅을 붙여 놓은 게임입니다. 조작은 좌우 이동과 발사뿐입니다. 덩어리가 바닥에 닿으면 그대로 끝이므로, 내려오는 속도보다 빨리 판단하고 빨리 메워야 합니다.

어려운 점은 모양을 읽는 데 있습니다. 계단처럼 생긴 덩어리를 보고 여기에 두 칸, 저기에 세 칸을 채우면 네모가 된다는 것을 순간적으로 알아채야 합니다. 익숙해지기 전에는 잘못 쏜 블록이 붙어 모양이 더 나빠지고, 그걸 고치려다 바닥까지 밀려 내려옵니다. 이 게임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적이 아니라 내가 잘못 붙인 블록입니다.

쿼스 퍼즐 게임 화면 2 - MSX (1990)

요령과 막히는 지점

처음에는 큰 덩어리를 한 번에 없애려 하지 말고 작게 잘라 생각하는 편이 낫습니다. 덩어리 전체를 네모로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가 네모를 이루면 그 부분이 먼저 사라지므로, 손이 닿는 곳부터 정리해 나가면 됩니다.

둘째, 아래쪽부터 봅니다. 위쪽은 아직 시간이 있고 아래쪽은 없습니다. 급한 곳을 먼저 처리하는 것이 기본이고, 위쪽에 예쁜 모양을 만들다가 아래를 놓치는 것이 초보자가 가장 자주 하는 실수입니다.

셋째, 기체를 크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좌우로 왕복하는 시간이 곧 손해입니다. 한쪽 끝에서 반대쪽까지 훑고 지나가면서 필요한 자리에 한 발씩 넣는 식으로 동선을 짜면 훨씬 여유가 생깁니다. 잘하는 사람의 화면을 보면 기체가 별로 바쁘지 않습니다.

이 게임만의 것

같은 시기 퍼즐 게임들과 견주면 성격이 분명히 다릅니다. 대부분의 낙하 퍼즐은 내려오는 조각을 어디에 놓을지 정하는 게임입니다. 쿼스는 반대로, 이미 내려오고 있는 덩어리에 내가 재료를 더해 모양을 완성하는 게임입니다. 쌓는 것이 아니라 채우는 것입니다.

여기에 슈팅의 문법이 겹칩니다. 아래에서 위로 쏜다는 점, 기체를 좌우로 움직인다는 점, 위에서 내려오는 것이 나를 위협한다는 점이 모두 슈팅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퍼즐을 잘하는 사람보다 슈팅을 하던 사람이 오히려 빨리 적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코나미와 MSX

이 게임은 오락실 기판으로 먼저 나왔고 곧 여러 가정용 기기로 옮겨졌습니다. 화면이 단순한 게임이라 이식으로 잃는 것이 적고, 오히려 집에서 오래 붙들고 하기에 어울립니다. 한 판이 짧고 다시 시작하기 쉬워서, 동전을 넣지 않아도 되는 환경과 잘 맞습니다.

그 시절의 코나미는 이 기계에서 가장 믿을 만한 이름이었습니다. 그라디우스와 마성전설 같은 작품으로 이미 신뢰를 얻고 있었고, 코나미 로고가 박힌 카트리지는 일단 집어 든다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쿼스도 그 신뢰 위에서 퍼져 나갔습니다.

한국에서

한국에서 이 기계는 재믹스와 아이큐 시리즈로 상당히 널리 보급되었습니다. 게임기가 귀하던 시절, 컴퓨터라는 명분으로 집에 들일 수 있는 기계였습니다. 전자상가와 문방구에서 카트리지와 복사 디스켓이 돌았고, 코나미 게임은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손을 탄 축이었습니다.

쿼스는 화려한 게임이 아니라서 첫눈에 고르게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한 번 앉으면 오래 갑니다. 규칙이 단순하고 한 판이 짧아, 방금 한 실수를 바로 고쳐 보고 싶어집니다. 지금 다시 켜 봐도 그 성질은 그대로입니다. 몇 판 지나면 어느새 덩어리보다 빈 네모가 먼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