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시 배쉬
크래시 배쉬 (Crash Bash) · 2000 · Sony Computer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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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시 시리즈의 마지막 파티
플레이스테이션에서 나온 크래시 밴디쿳 관련작 가운데 마지막 자리에 놓이는 게임입니다. 점프 액션으로 시작해 카트 레이싱으로 넘어갔던 시리즈가, 이번에는 여럿이 둘러앉아 겨루는 대전 미니게임 모음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시리즈를 처음부터 만들어 온 개발사가 손을 뗀 뒤에 나온 작품이라, 팬들에게는 한 시대가 끝났다는 신호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이 기억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미니게임 하나하나가 짧고 규칙이 단순하지만, 판이 시작되면 곧바로 서로 밀치고 빼앗는 소란이 벌어집니다. 여럿이 붙었을 때 나오는 열기가 이 게임의 값어치 전부입니다.
어떤 게임인가
크래시 배쉬(Crash Bash)는 최대 네 명이 좁은 무대에서 겨루는 대전 미니게임 모음입니다. 크래시 편과 코르텍스 편으로 진영이 나뉘어 있고, 캐릭터를 하나 골라 여러 종목을 차례로 돌며 승점을 쌓습니다.
종목은 크게 몇 갈래로 묶입니다. 벽돌 깨기처럼 공을 튕겨 내는 것, 판 위에서 상대를 밀어 떨어뜨리는 것, 폴짝 뛰며 상대를 밟는 것, 탱크를 몰고 서로를 쏘는 것, 정해진 물건을 더 많이 모으는 것 같은 식입니다. 어느 쪽이든 이해하는 데 십 초가 걸리지 않고, 한 판은 이삼 분 안에 끝납니다.
혼자 하는 모험 모드
이 게임에는 혼자서 도는 모드가 따로 있습니다. 지도를 돌며 종목을 하나씩 열고, 이기면 보석과 수정을 얻어 다음 구역의 문을 엽니다. 종목마다 기본 승리 말고도 까다로운 추가 조건이 붙어 있어서, 다 모으려면 같은 종목을 여러 번 다른 방식으로 이겨야 합니다.
다만 이 부분이 이 게임의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컴퓨터 상대가 후반으로 갈수록 상당히 매섭게 나오고, 특히 몇몇 종목은 사람 손으로 반응하기 벅찬 수준까지 올라갑니다. 혼자 전부 모으겠다고 마음먹으면 파티 게임치고는 꽤 긴 인내를 요구합니다.
캐릭터 고르기
크래시, 코코, 코르텍스, 티니, 딩고다일처럼 시리즈에서 낯익은 얼굴들이 나옵니다. 성능이 완전히 같지는 않습니다. 몇몇 종목에서는 몸집이 큰 캐릭터가 밀어내기에 유리하고, 반대로 빠른 캐릭터는 물건을 모으는 종목에서 앞섭니다.
둘씩 편이 갈리는 팀전 종목도 있어서, 여럿이 할 때 진영을 어떻게 나누느냐로 판의 성격이 달라집니다. 실력 차가 크다면 잘하는 사람을 서로 다른 편에 배치하는 것이 판을 오래 즐기는 요령입니다.
이기는 요령
밀어내기 종목에서는 먼저 달려드는 쪽이 대개 손해를 봅니다. 가장자리 쪽에 자리를 잡고 상대들이 서로 부딪히기를 기다렸다가, 균형이 무너진 쪽을 마지막에 밀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공을 튕겨 내는 종목은 자기 골문 앞에서 좌우로 크게 움직이지 않는 편이 낫습니다. 욕심내서 공을 쫓아가다 보면 뒤가 비어 자책하게 됩니다. 가운데를 지키다가 공이 올 때만 짧게 움직이는 것이 실점을 줄이는 길입니다.
탱크나 사격 종목은 지형을 등지고 싸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벽을 뒤에 두면 뒤에서 오는 공격이 사라지므로 신경 쓸 방향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이런 자리싸움 감각만 익혀도 승률이 눈에 띄게 올라갑니다.
어떤 자리에 어울리나
혼자 하기에는 반복이 두드러지고, 여럿이 하면 확실히 즐거운 종류입니다. 컴퓨터를 상대로 승점을 모으는 시간보다, 옆 사람과 서로 원망하며 다시 한 판을 시작하는 시간이 훨씬 재미있습니다.
크래시 시리즈의 점프 액션이나 카트 레이싱을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캐릭터들이 작은 무대에서 우당탕 부딪히는 모습만으로도 반가울 것입니다. 규칙을 설명할 필요 없이 패드만 쥐여 주면 되는 게임을 찾고 있다면 알맞은 선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