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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랙스 마스터시스템판

클랙스 (Klax Europe) · 1991 · Teng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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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화면 하단에서 —키 변경 Controls Settings·저장·불러오기 Save State / Load State

테트리스가 세상을 휩쓸던 무렵, 그 옆자리를 노리고 나온 퍼즐 게임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독특한 화면을 가진 것이 이 게임입니다. 블록이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화면 안쪽 깊은 곳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플레이어 쪽으로 굴러옵니다. 그것을 아래쪽 받침대로 받아서, 다시 앞쪽 칸에 던져 넣습니다.

클랙스(Klax)는 1990년 아타리 게임즈가 오락실용으로 내놓은 퍼즐 게임이고, 이 마스터 시스템판은 티어텍스가 옮겨 텐겐이 1991년 유럽에 낸 것입니다. 색색의 타일을 받아 같은 색끼리 셋을 맞춰 없애는 것이 기본이며, 판마다 정해진 조건을 채워야 다음으로 넘어갑니다.

클랙스 마스터시스템판 퍼즐 게임 화면 1 - 마스터 시스템 (1991)

받고, 쌓고, 지운다

화면은 크게 두 부분입니다. 위쪽 비스듬한 벨트에서 타일이 하나씩 굴러 내려오고, 아래쪽에는 다섯 칸짜리 통이 있습니다. 그 사이에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받침대가 있어서 좌우로 움직입니다.

굴러오는 타일을 받침대로 받으면 받침대 위에 쌓입니다. 최대 다섯 개까지 들고 있을 수 있고, 버튼을 누르면 지금 위치의 통에 맨 위 타일을 떨어뜨립니다. 반대 방향 버튼으로 벨트에 도로 던져 올릴 수도 있는데, 잘못 받았을 때 이걸로 정리합니다. 놓친 타일은 그대로 아래로 사라지고, 몇 개 이상 놓치면 판이 끝납니다.

통에 쌓인 타일이 같은 색으로 셋 이상 이어지면 사라집니다. 가로줄, 세로줄, 그리고 대각선까지 인정된다는 점이 이 게임의 핵심입니다. 대각선이 성립한다는 사실을 의식하기 시작하면 같은 화면이 완전히 다르게 보입니다.

클랙스 마스터시스템판 퍼즐 게임 화면 2 - 마스터 시스템 (1991)

판마다 다른 목표

이 게임은 무작정 오래 버티는 것이 아니라 판마다 다른 조건을 걸어 둡니다. 정해진 개수만큼 지우라거나, 대각선을 몇 번 만들라거나, 몇 점 이상을 얻으라는 식입니다. 목표가 바뀌니 같은 규칙으로도 매번 다른 방식으로 놓게 됩니다.

대각선을 요구하는 판이 특히 성격이 다릅니다. 평소처럼 편하게 가로줄로 지우다 보면 조건을 못 채우므로, 일부러 계단 모양으로 쌓아 올려야 합니다. 그런데 대각선을 만들려고 어긋나게 놓다 보면 통이 금방 차기 때문에, 여유와 조건 사이에서 계속 저울질하게 됩니다.

한꺼번에 여럿을 지우면 점수가 크게 붙습니다. 그래서 조건을 아슬아슬하게 채우는 것보다 큰 한 방을 노리는 쪽이 이득인 경우가 많고, 이 욕심이 판을 망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손에 익히기까지

처음 하면 대체로 헷갈립니다. 화면이 비스듬한 원근으로 그려져 있어서, 방금 받은 타일이 어느 칸에 떨어질지 감이 안 잡히기 때문입니다. 받침대 위치와 통의 칸이 어떻게 대응되는지를 몇 판 안에 몸으로 익히는 것이 첫 번째 관문입니다.

두 번째는 받침대를 비워 두는 습관입니다. 다섯 개를 꽉 채워 들고 있으면 원하지 않는 타일이 굴러와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러면 통에 아무 색이나 떨어뜨리게 됩니다. 한두 칸은 늘 비워 두고 다니면 원하는 것만 골라 받을 여유가 생깁니다.

세 번째는 벨트로 되돌리는 조작을 아까워하지 않는 것입니다. 지금 통 상태에 맞지 않는 색이 손에 들어왔으면 억지로 놓지 말고 위로 던져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잘못 놓은 타일 하나가 그 줄을 통째로 못 쓰게 만드는 경우가 흔합니다.

속도는 판이 올라갈수록 빨라집니다. 나중에는 벨트에서 여러 줄로 동시에 내려오기 때문에, 하나씩 계산할 시간이 없고 대략의 위치 감각으로 손이 먼저 움직여야 합니다. 이 단계에 올라서면 상당히 정신없는 게임이 됩니다.

낙하 퍼즐 홍수 속에서

1990년 전후는 테트리스의 성공을 본 회사들이 저마다 퍼즐 게임을 내놓던 시기였습니다. 대부분은 위에서 떨어지는 것을 아래에서 맞추는 구조를 조금씩 바꾼 것이었는데, 클랙스는 받는 동작과 놓는 동작을 분리하고 화면에 깊이를 준 점에서 확실히 달랐습니다. 이 발상 덕에 여러 기기로 두루 이식되며 오래 남았습니다.

이 마스터 시스템판은 8비트 기기 사정에 맞춰 화면과 소리를 줄인 형태입니다. 오락실판의 큼직하고 선명한 타일에 비하면 색 구분이 다소 답답하고, 이는 색으로 판단해야 하는 게임에서 꽤 체감되는 차이입니다. 다만 규칙과 판 구성은 그대로 살아 있어서 게임 자체는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마스터 시스템 자체가 널리 퍼진 기기는 아니었고, 이 판은 유럽에만 나왔던 터라 접점이 더 적었습니다. 클랙스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은 대개 오락실이나 다른 기기 이식판, 혹은 컴퓨터판으로 만났을 것입니다. 그래도 한 번 규칙을 익히면 짧게 한 판씩 붙잡기 좋은 게임이라, 지금 처음 해 봐도 금방 몇 판씩 이어 하게 되는 부류에 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