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인스팅트 2
킬러 인스팅트 2 (Killer Instinct 2) · 1996 · R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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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헝클어진 뒤의 토너먼트
전작의 마지막에 벌어진 일이 세계의 시간을 헝클어 놓았다는 설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는 먼 미래의 병기와 수백 년 전의 검사가 같은 무대 위에 올라옵니다. 배경도 전작의 어두운 지하 격투장에서 벗어나 고대 신전과 하늘 위 성채, 얼어붙은 절벽 같은 곳으로 넓어졌습니다.
킬러 인스팅트 2(Killer Instinct 2)는 전작의 긴 콤보와 콤보 브레이커를 그대로 물려받으면서 대전의 짜임새를 다듬은 1대1 대전 격투 게임입니다. 화면 구석의 히트 수는 여전히 무섭게 올라가고, 그것을 끊어내는 순간의 쾌감도 그대로입니다.

브레이커를 다시 깨는 수
전작에서 콤보 브레이커가 맞는 쪽의 유일한 탈출구였다면, 이번에는 그 위에 한 층이 더 올라갔습니다. 상대가 브레이커를 노리고 들어오는 타이밍을 역으로 읽어 되받아치면 브레이커 자체가 실패하고, 그동안 콤보는 끊기지 않고 계속됩니다.
덕분에 대전이 단순한 가위바위보에서 벗어납니다. 콤보를 넣는 쪽은 상대가 언제 끊으러 올지를 계산하고, 맞는 쪽은 그 계산을 다시 읽어야 합니다. 한 번의 연속기가 이어지는 짧은 시간 안에 서로의 머리싸움이 두세 번씩 오가는 구조라, 콤보 하나가 끝날 때쯤이면 양쪽 다 진이 빠집니다.

새로 들어오고 빠진 얼굴들
제이고와 오키드, 글레이셔스, 사브레울프, 스파이널, 풀고어는 자리를 지켰습니다. 여기에 부메랑을 던지는 정글의 전사 마야, 거대한 검을 짊어진 터스크, 쌍절곤을 다루는 킴 우가 새로 들어왔습니다. 전작에 있던 몇몇 캐릭터는 이번 명단에서 빠졌습니다.
최종 보스는 가르고스입니다. 날개를 단 거대한 마족으로, 몸집이 크고 공격 판정이 넓어서 처음 만나면 접근하는 것 자체가 숙제가 됩니다. 이 존재가 풀려나면서 세계가 위험해진다는 것이 이번 이야기의 뼈대입니다.

스프라이트 위에 얹은 3차원 무대
캐릭터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미리 렌더링한 그림을 스프라이트로 씁니다. 대신 무대가 실시간 3차원으로 바뀌어서, 싸우는 동안 시점이 좌우로 따라 움직이고 배경의 기둥과 계단이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입니다. 2차원 캐릭터와 3차원 배경이 한 화면에 섞인 그림은 그 시기에만 볼 수 있던 과도기의 풍경입니다.
음악도 이 게임을 기억하게 만드는 요소입니다. 캐릭터마다 붙은 곡이 록과 전자음을 섞은 긴 트랙이라, 대전 한 판이 짧은 뮤직비디오처럼 흘러갑니다. 소리를 키우고 하면 체감이 확실히 달라집니다.
한 판을 끝까지 붙잡는 구조
라운드를 나누지 않고 체력 게이지 두 줄로 승부를 내는 방식은 그대로 남았습니다. 흐름이 끊기지 않으니 한쪽이 잡히기 시작하면 그대로 밀리고, 그래서 첫 한 방을 넣기 위한 견제가 유난히 신중해집니다.
무대 가장자리로 밀어내는 연출과 승부가 끝난 뒤의 마무리 기술도 남아 있습니다. 커맨드를 외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가 화면에 그대로 드러나서, 옆에서 구경하다가 커맨드부터 물어보게 되는 게임이었습니다.